딥러닝 기술 기반 인공지능(AI)이 평발을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돼 관심을 모은다. 족부 변형 판정률은 편차가 커서 병무청도 3배 이상 차이가 난다는 자료가 보고된 바 있다.
서울아산병원 융합의학과 김남국 교수·정형외과 류승민 전문의 연구팀이 성인 남성 600명의 족부 체중부하 측면 엑스레이 사진 1200장을 활용, 인공지능 모델을 개발한 결과를 공개했다.
인공지능은 평발 진단 기준값과 1.37°의 평균 오차를 보여 정형외과 전문의가 측정한 2.35°보다 좁은 오차 범위로 평발을 예측해냈다.
평발은 발바닥 안쪽 아치가 비정상적으로 낮아지거나 소실돼 발바닥 면이 편평하게 변형되는 질환이다.
심한 경우 발에 통증이 생기고 장거리 보행이 어려워져 병역판정검사에서 보충역으로 분류될 수도 있다.
하지만 평발을 포함한 족부 변형은 의사마다 측정 과정이 다르다는 한계가 있어 오차 없이 정확하게 진단하는 것이 까다롭다.
족부 체중부하 측면 엑스레이 검사는 발뼈 사이의 각도를 측정해 평발을 진단하는 검사법으로, 의사들마다 각도 측정 과정에서 차이가 나는 '관찰자 간 일치도'에서 한계가 있었다.
서울아산병원 융합의학과 김남국 교수·정형외과 류승민 전문의 연구팀은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2020년 6월부터 12월까지 촬영된 족부 체중부하 측면 엑스레이 사진 1050장을 학습시켜 인공지능 모델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인공지능이 평발을 측정할 때 사용하는 22개 지표를 적용해 체중 부하 시 종골피치각(CPA), 거골-제1중족골각(TMA), 거골종골각(TCA)를 측정할 수 있도록 엑스레이 사진을 학습시켰다.
이후 연구팀이 개발한 인공지능을 150장의 엑스레이 사진으로 검증한 결과, 평발 진단 기준값과 1.37°의 평균 오차를 보였다.
정형외과 전문의가 인공지능 가이드에 따라 150장의 엑스레이 사진을 판독한 경우, 기준값과의 평균 오차는 2.35°에서 1.55°로 감소했다.
측정 시간 또한 195분에서 135분으로 줄었다. 일반 의사의 경우 평균 오차는 1.99°에서 1.56°로 감소했고, 측정 시간은 205분에서 155분으로 줄었다.
김남국 서울아산병원 융합의학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평발 진단 과정에서 생기는 관찰자 간 일치도 문제 해결에 인공지능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며 "앞으로 인공지능으로 평발을 정확히 진단해 공정한 병역 판정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유럽 영상의학회지(European Radiology, 피인용지수 7.034)'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