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 품목신고 자진취하로 공급이 중단된 파킨슨병 치료제 ‘마도파정’의 국내 재공급을 위해 정부가 논의를 이어간다.
금년 5월부터 보건복지부와 한국로슈는 약가 인상을 통한 재공급 협상을 진행했지만 결국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한국로슈는 "공식적으로 마도파정 재공급을 추진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근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강은미 의원(정의당)은 “파킨슨병 치료제 마도파정과 관련, 재공급을 추진할 것이라고 약속했었는데 논의가 중단된 걸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강 의원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현재 협상 진행 상황은 어떤가”라고 질의했다.
조규홍 장관은 “여전히 마도파정에 대한 수요가 있다는 걸 알고 있다. 제약사와 식품의약품안전처, 환자단체와 함께 재공급 여부를 심도 있게 논의해 방안을 찾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마도파정은 염산벤세라짓/레보도파 성분 복합제로 지난 1992년 국내 처음 허가된 파킨슨병 치료제다. 하지만 낮은 약가로 정부가 공급을 관리하는 국가필수의약품에 지정되는 등 수익성은 좋지 못했다.
지난 2021년 명인제약의 '명도파정'이 출시되면서 전환점을 맞이했다. 후속 제네릭 등장으로 약가인하가 다시 예고된 만큼 철수 결정이 내려졌다.
이후 ‘마도파정’은 올해 1월 6일 제약사 품목신고 자진취하로 2월 1일자로 건강보험 급여목록에서 삭제됐다.
이 가운데 복지부는 마도파정 급여삭제 유효기간을 직권으로 연장키로 했다. 당초 급여삭제 유예기간은 7월말 종료됐다.
복지부는 최근 ‘약제 급여 목록 및 급여 상한금액표’ 일부개정을 통해 한국로슈 마도파정 2품목에 대한 급여 삭제 적용 유예기간을 기존 7월 31일에서 12월 31일로 연장했다.
이례적인 급여 삭제 적용 유예기간 연장은 복지부 직권에 의한 조치다. 무엇보다 국민청원 등을 통해 어려움을 호소한 환자들의 요구가 컸다.
2월과 4월에는 파킨슨병 환자들이 마도파 약가인상과 재공급을 위한 국민청원이 올라왔다. 이후 올해 5월부터 복지부는 한국로슈와 약가 인상에 따른 재공급 협의를 진행했다.
복지부는 약가 인상을 통해서라도 마도파정 등 파킨슨병약의 국내 공급 중단 사태를 막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제약사가 식약처 허가 후 건강보험 등재를 신청하면 관련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복지부 보험약제과는 “약가는 제약사가 수입 원가 등 근거자료 제출시 해당 상한금액 조정제도를 통해 합리적이고 적정한 수준으로 조정될 수 있도록 유관기관과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결국 협상에 실패, 지난달 한국로슈는 공식적으로 마도파정 재공급을 추진하지 않겠다는 입장이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환자단체는 “잘못된 약가인하 정책과 밀실행정, 부실 정책들이 환자들의 선택권을 침해한다”면서 “정부는 파킨슨병 환자를 사지로 내몰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