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보건소, 이전 아닌 현위치 '신축'…차병원 '허탈'
20여년 논란 사안 사실상 종료, '국제줄기세포 메디클러스터' 설립 난망
2023.11.08 11:28 댓글쓰기



분당구보건소 전경. 사진 성남시

차병원그룹이 20년 가까이 끌고 온 숙원사업 '국제줄기세포 메디클러스터' 설립이 마침표를 찍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분당 일대 국제줄기세포 메디클러스터 조성을 위한 분당구보건소 이전을 두고 차병원그룹과 성남시가 대립각을 세운 가운데, 경기도가 성남시 손을 들어줬기 때문이다. 


성남시는 "성광의료재단이 지난 9월 경기도에 제기한 '분당구보건소 신축 변경 알림' 무효확인 청구 행정심판이 각하됐다"고 8일 밝혔다. 


사건 발단은 지난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차병원그룹은 지난 2006년 당시 분당차병원(야탑동 351) 바로 옆 분당경찰서(야탑동 350)와 분당구보건소(야탑동 349) 부지에 줄기세포 연구 및 치료 시설을 갖춘 국제줄기세포 메디클러스터 조성을 계획했다.


차병원그룹과 성남시는 지난 2009년 양해각서를 체결해 차병원그룹이 앞서 확보한 분당경찰서 부지를 의료시설로 용도변경하고, 분당구보건소 부지는 차후 차병원그룹이 매입해서 국제줄기세포 메디클러스터 설립키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국제줄기세포 메디클러스터는 연면적 16만535㎡에 지하 5층, 지상 15층 규모로 2013년 설립될 계획이었다.


당시 성남시는 국제줄기 메디클러스터 건립 이점으로 7000여 명의 고용 창출 및 연간 200만명 유동인구 유입, 매년 6500억원의 경제효과 등을 내세웠으나, 지은 지 10년을 갓 넘긴 분당구보건소를 이전하는 것에 특혜 의혹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커졌다.


이에 이재명 전(前) 성남시장(現 더불어민주당 대표)이 취임한 지난 2010년 성남시는 특혜 시비와 예산 낭비를 이유로 분당구보건소 이전계획을 철회했다. 보건소 건물은 증축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그러나 지난 2012년 분당경찰서가 예정대로 이전된 데 이어, 2013년과 2015년에는 성남시가 입장을 바꿔 경찰서와 보건소 부지에 국제줄기세포 메디클러스터를 조성하는 양해각서를 다시 체결했다.


이런 분위기는 은수미 전(前) 성남시장 재임 기간에도 이어졌다. 지난 2019년 개최된 분당구보건소 이전 추진에 대한 주민설명회에서 분당구보건소가 2023년까지 성남시 중앙도서관 인근에 신축 이전한다고 발표됐다.


뒤집히고, 뒤집히고 또 뒤집힌 성남시 약속...분당구보건소 현 부지 신축 추진


그러나 지난해 취임한 신상진 성남시장이 지난해 말 분당구보건소 이전에 ‘근본적인 재검토’를 지시하면서 다시 분위기가 뒤집혔다.


성남시는 지난 5월 분당구보건소를 이전하지 않고 현 위치에 신축하기로 최종 방침을 정하고, 6월에 이와 관련한 알림 공문을 배포했다. 분당구보건소 이전이 사실상 백지화된 셈이다.


성남시는 “분당구보건소의 현 부지가 광역버스를 포함한 45개 버스 노선이 운용 중이고, 지하철 수인분당선의 야탑역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있어 대중교통 접근성이 좋아 노약자·장애인뿐만 아니라 모든 시민이 이용하기에 교통이 편리하다”고 밝혔다.


이에 차병원을 운영하는 성광의료재단이 지난 9월 경기도에 공문의 효력을 무효로 해달라며 행정심판을 제기했지만, 경기도 행정심판위원회가 지난 6일 이를 각하했다. 각하 사유는 이달 21일께 밝혀질 예정이다.


성남시는 경기도로부터 각하를 통보받은 뒤 “2029년까지 분당구보건소 현 위치에 지하 4층, 지상 10층 규모 보건소 신축을 정상 추진한다”고 밝혔다. 


성남시는 지난 9월 분당구보건소 신축 용역 예산 1억1500만원을 3차 추경안에 편성해 성남시의회에 제출했으나, 현재까지 의결되지 않은 상태다.


신상진 시장은 “접근성이 좋은 현 부지에 보건소 신축을 통해 노후된 의료복지환경을 현대화하고, 사용 공간 부족에 따른 불편을 해소해 성남시민 삶의 질이 향상될 수 있도록 성남시의회는 조속히 보건소 신축 용역 예산을 통과시켜 줄 것을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이에 차병원그룹 관계자는 “향후 대책에 대해 내부 논의 중이다”라고 신중한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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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별정 10.08 09:16
    고용인구 7000 여명

    창출되는 국제메디 클러스터 설립되어

    성남시의 경제성장에 도움도 되고,장애인과 이동불편하신분들의 편의 위해 새로운 부지에 분당구 보건소가 세워지면 ,모두에게 도움이 될거 같습니다.^^
  • 포비 11.10 13:48
    노약자와 장애인은 야탑동 성은학교와 임대아파트쪽에 밀집되어 있습니다.  당연히 그들이 이용할 수 있는 근거리 이전이 합당합니다.  약자는 맨날 더 힘들어야 합니까? 깨끗한 토지에 건물 짓는 게 싸지 증축이 쌉니까? 차병원에 보건소땅 팔면 이익이 더 날텐데요. 계산법이 궁금합니다. 경찰서이전은 돈이 남아서 야탑동에서 퇴거했습니까? 차병원클러스터가 생기면 야탑동 전체에 이득인데 참 알 수 없는 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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