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상반기 전공의 모집이 이달 6일자로 마감된 가운데, 올해도 처참한 성적표를 받은 소아청소년과 지원율 사태에 대해 전공의 단체가 허탈감을 표출했다.
특히 빅5 의료기관인 서울아산병원·서울성모병원 등만 간신히 소아청소년과 정원을 채운 상황에 대해 “업무 부담을 조금이라도 나누기 위해 사전 연락해 삼삼오오 모인 것”이라며 보건복지부를 비판했다.
11일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은 이 같은 내용의 입장문을 발표하면서 “정부 정책 효과가 나타난 것이 아니라 전공의들이 자체적으로 해결 방안을 찾고 있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소아청소년과는 이번에 전국에서 205명을 뽑았지만 53명만 원서를 내며 25.9% 지원율을 기록했다.
복지부는 지난 7일 “최근 급격한 지원자 하락을 기록하던 소아청소년과는 전년 대비 지원자가 20명 증가하고 지원율도 9.6%p 증가해 소아의료체계 강화를 위한 그간의 정부 노력이 일정 부분 효과를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며 자평했다.
이에 대해 대전협은 “복지부는 필수의료 기피에 대한 대책 마련은 커녕 문제를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 것인가”라고 의구심을 제기했다.
"소청과 관심 있어도 전공의 한명도 없는 의국에서 3년간 업무 감당 못하겠다는 심리 팽배"
지원자들이 대형병원 위주로 몰린 배경에 대해 대전협은 “소아청소년과에 관심이 있어도 전공의가 한 명도 없는 의국에 들어가 3년 동안 그 많은 일을 감당할 수 없다는 심리가 작용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전문의 인력 확보를 통해 전공의 업무량을 줄이고, 필수의료사고 처리특례법 제정 등을 통해 의료인의 의료사고 법적 부담을 완화하는 게 핵심이다”고 피력했다.
대전협이 우려하는 것은 비단 소아청소년과만이 아니다. 2024년도 기피과 지원율을 보면 ▲응급의학과 79.6% ▲산부인과 67.4% ▲외과 83/6% ▲흉부외과 38.1% 등을 기록했다.
응급의학과의 경우 빅5 병원 중 정원을 채운 곳은 세브란스병원이 유일하고 전국적으로 미달 사태에 놓였다. 산부인과는 삼성서울병원만 정원을 채웠고 세브란스병원은 0명이었다.
특히 외과에 대해 대전협은 “정부의 전공의 정원 조정 정책이 실패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실제 이번 정부 정책으로 수도권 외과 정원이 줄어 수도권 17개 병원이 경쟁했으며 빅5 병원 외과 정원은 14명 줄었다.
대전협은 “비수도권으로 지원자가 분산되길 기대했던 정부 바람과 달리 충북대·경북대·칠곡경북대·경상대·창원경상대·전북대·전남대·부산대·양산부산대 등 지역 국립대병원 등 비수도권에서는 미달 사태가 벌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수도권 외과 지원자 28명은 대거 탈락해 내년에 수련을 못 받게 됐으며, 비수도권 지원자는 지난해 38명에서 올해 39명으로 고작 1명만 늘고 결국 탈락자만 양산했다”고 힐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