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와 공중보건의사(공보의)의 근무 환경을 개선하는 법안이 마침내 국회를 최종 통과했다.
이에 지난 2017년 이래 ▲주 80시간 ▲연속 36시간 및 응급상황 시 40시간 등으로 단축된 전공의 근무시간은 각각 그 이하로 정부가 줄여야 한다.
이와 함께 처우 및 장기복무규정 등으로 수급이 점차 어려워지고 있는 공보의는 3년마다 실태를 파악해 그 결과를 공표하게 된다.
국회는 1일 오후 제412회 제2차 본회의에서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향상 개정안’, ‘농어촌 등 보건의료 특별조치법 개정안’ 등을 포함한 보건의료관련 법안을 의결했다.
필수의료 과목 전공의들 업무 과중을 막고자 더불어민주당 최혜영 의원과 신현영 의원이 각각 발의했던 전공의법 개정안은 이날 ▲재석 208인 ▲찬성 207표 ▲기권 1표 등을 얻어 대안으로 가결됐다.
수련시간을 현행보다 낮추되 구체적인 시간은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고, 수련환경 개선이 필요한 필수의료 과목을 대상으로 행정·재정 지원을 우선 실시하는 게 골자다.
최혜영 의원은 본회의 통과 후 “최근 필수의료 과목 의사 부족 사태가 전공의들의 ‘혹사’로 이어지고 있어 환자 안전까지 우려된다”며 “근본적 수련환경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개정안은 공포 후 2년 뒤, 필수과 전공의 육성 우선 지원 조항은 공포 후 6개월 뒤 시행된다.
민주당 김원이 의원이 대표발의했던 농어촌특별법도 공보의 수급난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그 원인을 파악하기 위한 취지로 발의됐다.
이날 재석 192인 만장일치로 가결됐으며, 이는 정부가 공보의 공급·의료취약지 배치 현황과 근무여건·처우·만족도 등을 3년 마다 실태조사해 그 결과를 공표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의료취약지 기관·시설에 공보의를 우선배치하는 조항은 현행법에 있는 우선 배치 규정을 고려해 삭제하는 것으로 수정됐고 공포 후 6개월 뒤 시행된다.
한편, 김원이 의원실에 따르면 연간 신규 공보의 수는 2008년 1962명에서 2022년 1048명으로 914명이나 줄었다. 공보의 복무 기간은 36개월로 유지됐지만 현역복무 기간이 18개월로 줄어들면서 기피 현상은 심화됐다.
충남 아산 경찰병원 분원 근거 마련···줄기세포 임상→치료 확대
지난 2022년 12월 충청남도가 유치권을 따낸 경찰병원 아산 분원 설립을 골자로 한 ‘경찰공무원 보건 안전 및 복지 기본법 개정법률안’ 대안도 이날 통과했다.
▲경찰병원 건설 사업에 필요한 사전 절차 단축 이행 ▲사전용역 등 간소화 ▲수도권 이외 지역 경찰병원 설립 등이 주된 내용이다.
다만 개정안 원안에 담겼던 예비 타당성(예타) 조사 면제 내용은 제외됐다. 조속한 분원 설립을 위해 노력한 충남도 입장에서는 아쉬운 결과지만 법적 근거는 마련된 셈이다.
이날 충남도는 “앞으로 신속 예타 대상 선정 및 병상 규모 확정 등의 문제를 빠르게 해결해 2028년 개원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등 해외원정진료와 국부 유출이 우려됐던 국내 줄기세포치료의 길도 보다 넓게 열린다.
보건복지부 소관 법률인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안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도 본회의를 통과, 법 제정 3년 만에 개정이 이뤄졌다.
무릎 줄기세포치료 등으로 대표되는 첨단재생의료 임상연구자 대상자 제한을 폐지하고, 치료를 허용토록 하는 내용이다. 재석 207인 중 찬성 195표, 반대 8표, 기권 4표 등으로 가결됐다.
다만 법안 심사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돼 온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컸던 만큼 대상자 및 위험도에 따라 이를 단계적으로 허용토록 했다.
치료를 위해서는 치료계획을 심사받고, 고위험 및 중위험 치료는 선행 연구가 완료된 경우에만 허용된다. 심의받은 내용과 다르게 치료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약사 폭행 방지·기존 의약품 허가심사자료 보호···중대재해처벌법 확대 유예 무산
약사법 개정안 대안도 가결됐다. 이는 약국 내 폭력행위를 형법에 비해 가중 처벌하고, 기존 의약품 허가 심사제도 역시 개편하는 게 핵심이다.
새롭게 품목허가를 신청하거나 품목신고하려는 자는 기존에 제출된 허가심사자료를 활용할 수 없고, 의약품 신약 등 재심사제도를 폐지하고 의약품 시판 후 안전관리제도를 위해성 관리 제도로 통합한다.
이밖에 현행법에서 2배로 규정된 의약품 부작용 피해구제급여의 부당이득 제재부가금을 5배로 조정한다. 이는 공공재저 부당청구에 대한 일반법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한편, 병원계에도 ‘의료인면허취소법’과 함께 적잖은 영향을 가져올 중대재해처벌법을 재차 유예하는 법안 처리는 이날 본회의에 상정되지 못했다.
민주당은 의원총회를 열고 정부·여당이 제안한 중대재해처벌법 유예안을 수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