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진료 확대…與, '약 배송 법안' 발의 추진
조명희 국민의힘 의원, 약사법 개정안 준비…약사단체 '비상'
2024.02.19 06:01 댓글쓰기



비대면 진료 확대를 위한 '약 배송'을 허용하는 약사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추진된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민생토론회에서 '원격 약 배송이 제한돼 국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고 지적하자 여당에서 움직임에 나선 것이다.


1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등에 따르면 조명희 국민의힘 의원이 비대면 진료 약 배송을 허용하는 약사법 개정안을 마련하고 법안 발의를 준비 중이다.


조 의원은 공동법안 발의를 위한 국회의원 10인의 서명을 받는 중으로 이들 동의가 완료될 경우 정식 발의될 전망이다.


조 의원안은 현재 '약사와 직접 대면'으로만 가능한 조제약 수령을 '원격통신 장치에 의한 방법'까지 확대하는 내용을 담았다.


현행법에선 약사의 구두에 의한 복약지도가 있어야 약을 받을 수 있지만, 이를 비대면으로도 가능케 한 것이다.


현재 의약품을 약국 또는 점포 이외 장소에서 판매하지 못하도록 돼 있다.


조 의원은 여기서 예외 조항으로 ▲대면 외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절차 및 방법에 의해 교부된 처방전에 따라 그 약국에서 조제한 의약품을 환자에게 인도하는 경우 그 약국 또는 점포에서 판매하는 일반의약품을 환자에게 인도하는 경우를 신설했다.


현재는 정부가 시범사업을 진행하면서 화상 등을 통한 비대면 진료는 야간·휴일에 누구나 받을 수 있게 돼 있다.


하지만 비대면 진료 후 처방약 수령은 약국에 직접 가 대면 수령을 해야 한다. 섬·벽지, 거동 불편자 등 일부 예외에 대해서만 재택 수령이 가능하다.


문제는 야간·휴일에 비대면 진료를 받으면 대부분 약국이 문을 닫아 약을 타지 못한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반쪽 비대면 진료라는 지적이 있었다. 




이번 발의안은 윤석열 대통령이 약 배송 제도화에 관심을 드러낸 것에 대한 여당의 화답으로 풀이된다.


실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민생토론회에서 "정부가 시범사업 형태로 비대면 진료를 이어가고 있지만 원격 약품 배송은 제한되는 등 불평과 아쉬움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국민의힘도 이에 발맞춰 이달 총선 공약으로 '비대면 진료 대폭 확대', '공공심야약국 약 배송 허용' 등을 추진하겠다고 제시했다.


하지만 사실상 21대 국회가 마무리되는 시점이라는 점에서 법안이 발의되더라도 통과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특히 약 배송 허용을 약사단체 반발로 순탄치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 약 배송을 허용하는 입법 추진 소식에 약사단체에서는 의약품 오남용 문제 등을 이유로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서울시약사회는 17일 성명문을 내어 "국민 생명과 안전을 플랫폼 업체들의 거래 상품으로 전락시키고, 이윤 창출의 도구로 팔아넘기려는 반인륜적인 작태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서울시약사회는 "약 배달은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것과 같다. 전체 보건의료시스템에 대한 민간자본의 진출과 장악은 통제 불가능할 정도로 가속화되고, 종국에는 국민 의료비 상승과 보건의료 영리화로 귀결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도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의 무분별한 강행과 확대로 플랫폼 업체들은 편법적인 환자 알선, 무분별한 과대광고, 의료 쇼핑과 약물 오남용 조장 등 보건의료환경을 시장판으로 만들고 있다"고 꼬집었다.


특히 서울시약사회는 약 배송은 오배송 및 배송지연 문제, 배송과정에서 의약품 파손·훼손·변질·분실, 약물오남용, 약화사고 및 책임소재 불분명 등 국민 건강에 위해를 가할 수 있는 문제를 안고 있다는 입장이다.


서울시약사회는 "약 배송 추진이라는 국민 앞에 씻을 수 없는 죄를 저지르는 행위를 묵과할 수 없다"며 "안전하고 올바른 약물 복용과 관리를 위협하고,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무시한 약 배송에 대해서는 어떠한 타협도 없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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