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사외이사 선임을 모두 마무리졌다.
특히 국내 상위 제약바이오 업체들이 신규 사외이사에 항상 오르 내리는 의-약계열, 법조인, 회계사 뿐만 아니라 군 장병 출신 전문가, ICT 전문가 등 후보 군을 넓히고 있어 눈길을 끈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상위 제약사(매출기준) 중 임기만료를 앞둔 6곳이 사외이사를 신규 선임했고, 5곳은 기존 사외이사를 재선임했다. 2곳은 임기가 남아있는 만큼 변화를 주지 않았다.
과거 제약바이오 업체들은 약학 계열 선임이 잦았지만 최근엔 법조인, 회계인을 선임하는 등 사세 확장에 따른 실질적인 필요 측면에서 사외이사를 선임하려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
구체적으로 상위 13개 업체 중 삼성바이오로직스·녹십자·대웅제약·보령·동아에스티·한미약품은 주총에서 신규 사외이사를 선임했다. 셀트리온·유한양행·광동제약·제일약품·HK이노엔은 사외이사를 재선임했다.
종근당·JW중외제약은 기존 사외이사들 임기가 남아있어 따로 안건을 다루지는 않았다.
먼저 삼성바이오로직스(대표 존림)는 지난달 15일 주총에서 서승환 사외이사 추천 후보를 신규 선임했다. 서승환 후보는 2013~2015년 국토교통부 장관, 19대 연세대 총장 등을 역임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은 “경제, 산업, 기업경영 전반에 관한 균형된 이해와 경험을 통해 이사회의 독립성과 경영 투명성을 높이고, 회사 경영 전략수립과 위험 관리 등에 대한 식견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GC녹십자는 지난달 28일 주총에서 이진희 법무법인 세종 파트너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이진희 사외이사는 서울대 대학원 약학과를 졸업하고, 서울지방법원 특허법원 판사로 역임했다.
또 케이뱅크 은행장 출신의 심성훈 스펙트라 대표, 박기준 우리회계법인 공인회계사도 새 사외이사에 선임했다. 심성훈 후보는 정보통신기술(ICT)전문가로, 케이뱅크 초대행장 출신이다.
대웅제약(대표 이창재)은 지난달 주총에서 신규 사외이사로 조영민 서울대 의대 내과 교수를 선임했다. 조영민 교수는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릴리 비만치료제 ‘마운자로’ 국내 임상시험을 진행해 눈길을 끈다.
대웅제약 측은 “조영민 교수는 축적된 전문지식과 폭넓은 식견을 바탕으로 대웅제약 신약 개발·약물효과 등에 대해 적절한 조언과 감독 기능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당사와 특정 이해관계가 없어 독립적 의사결정 및 직무수행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령(대표 김정균)은 지난달 주총에서 박인호 사외이사 후보를 신규 선임했다. 박인호 사외이사는 공군참모총장 출신이다. 법무법인 대륙아주 항공·우주, 방산수출 분야 고문으로 있다.
특히 박인호 사외이사는 국방 전문가를 넘어 항공, 우주 분야에 정통하다. 보령이 오너3세 김정균 대표 주도로 추진하고 있는 우주사업과 맞물려 있는 것이 주목받고 있다.
동아에스티(대표 김민영)는 주총에서 김동철 법무법인 현 대표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김동철 변호사는 현재 서울시 민간투자사업평가위원, 국회 입법지원위원도 역임하고 있다.
장병원 전(前)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부회장도 동아에스티 사외이사에 선임했다. 장병원 부회장은 9급 공무원으로 공직을 시작해 복지부 등을 거쳐 식약처 초대 차장,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부회장을 역임했다.
세간의 관심을 받았던 한미약품은 지난해 선임했던 사외이사 윤도흠 차의과대학교 의무부총장, 성광의료재단 의료원장 등 기존 멤버들을 그대로 재선임했다.
다만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는 임종윤 사장의 추천으로 후보에 올랐던 사봉관 전(前) 서울중앙지방법원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가 사외이사에 신규로 선임됐다.
사봉관 변호사는 광주지법 시절 부장판사로 있다가 사법연수원 교수, 수원지법 성남지원 부장판사를 거쳤다. 마지막 근무지인 서울중앙지법에서는 부장판사로 건설 사건을 전담했다.
셀트리온·유한·광동·제일약품 등 5곳 '재선임'
셀트리온·유한양행·광동제약·제일약품·HK이노엔 등은 기존 사외이사를 재선임했다. 종근당·JW중외제약은 사외이사 신규 선임 안건을 논의하지 않았다.
셀트리온은 기존 사외이사들을 재선임했다. 고영혜 성균관대 의대 명예교수이자 제주한라병원 병리과 과장, 유대현 한양대 류마티스병원 교수, 이순우 푸르매재단 어린이재활병원 이사장이다.
또 김근영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인천주권찾기 특별위원회 위원장, 이중재 변호사, 최종문 법무법인 화우 고문, 최원경 성현회계법인 파트너, 이재식 한양대 미래제원 경영학과 겸임 교수 등도 재선임됐다.
유한양행은 사외이사 신영재 법무법인 린 파트너 변호사 재선임 안건을 다룬다. 광동제약은 서울대 의대 강대희 교수의 사외이사 재선임 안건을 상정했다.
제일약품 지주사 제일파마홀딩스는 이동열 전(前) 롯데손해보험 법인영업 본부장, 박기봉 전(前) KB국민은행 강남 본부장 등을 재선임했다.
HK이노엔은 손여원 사외이사를 재선임했다. 손여원 성대 약학대학 특임교수는 2015~2017년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장을 역임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사회는 경영진이 마련한 주요 경영 전략을 검토해 승인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사업이 다양해지면서 특정 분야 전문가 등으로 사외이사의 다양성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평가했다.
최진호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