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계 "초음파 치료 효과 높다"…활용 근거 확보
자생한방병원, SCI(E)급 국제학술지 논문 게재…의협 한특위 '평가절하'
2024.04.23 16:37 댓글쓰기

한의계가 한의사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 보장성 강화를 위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의사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이 불법이 아니라는 취지의 대법원 판단이 나온 이후 처음으로 임상 현장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는 근거를 제시한 것이다.


한의사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은 양의계와 한의계가 여전히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사안인 만큼 새로운 갈등 요소로 떠오를지 추이가 주목된다.


자생한방병원은 최근 한의 임상 현장에서 초음파 진단기기를 사용하고 있는 한의사 설문을 통해 유효성 등을 분석한 논문 결과를 SCI(E)급 국제학술지(Medicine)에 게재했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 김주연 연구팀은 대한한의사협회에 등록된 한의사를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해 이같은 내용을 파악했다.


설문은 2023년 7월부터 한 달간 진행됐으며, 초음파 진단기기를 실제 진료에 활용하고 있는 335명에 대한 통계 분석이 이뤄졌다.


"초음파 활용 한방 치료, 효과·환자 만족도 모두 높아"


논문에 따르면 초음파 진단기기 도입 목적으로 ‘정확한 시술 및 효과 증대’가 183명(55%)으로 가장 많았고 ‘환자 상태 및 시술 부위 평가’가 69명(21%)으로 뒤를 이었다.


특히 설문에 참여한 대다수 한의사가 정확하게 환자 상태를 확인해야 하는 상황에 초음파 유도를 활용한다고 답했다.


우선 고위험 부위를 시술하거나(77명·23%) 일반적인 한의치료를 시행했음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을 때(53명·16%) 초음파 진단기기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음파 유도 다빈도 활용 부위는 ‘견관절’이 168명(50%)으로 가장 많았고, ‘슬관절’이 84명( 25.1%)으로 2위를 차지했다.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 시 임상적 효과가 두드러지는 질환도 견관절 질환이 대부분이었다.


신경이 눌려 발생하는 ‘신경포착증후군’이 38건, ‘어깨점액낭염’ 27건, ‘오십견’ 24건 등 총 261건 중 157건이 견관절 질환이었다.


연구팀은 해부학적 구조가 복잡한 관절 부위일수록 초음파 유도를 활용한 치료가 더욱 높은 정확도와 효과를 보인다고 분석했다. 여기에는 고위험 부위인 척추도 포함됐다.


또 치료에서 한약재 성분을 경혈에 직접 주입하는 ‘약침치료(267명·80%)’에 초음파 유도가 주로 활용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약침은 특정 경혈과 아시혈 등 주요 혈자리에 실시되는 만큼 정교한 시술 역량이 요구되기 때문에 초음파 유도로 치료 안전성을 더욱 향상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치료 안전성 측면에선 응답자 318명(95%)이 초음파 유도를 활용한 한의치료 후 영구적인 이상 반응이 없었다고 답했으며 314명(94%)이 치료 안전성이 개선됐다고 응답했다.


또 응답자 314명(94%)은 초음파 유도를 통해 한의치료 효과가 높아지는 것을 확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 만족도 역시 321명(96%)이 향상됐다고 답했다. 연구팀은 한의 임상 현장에서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은 치료 효과외에 환자들 만족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논문이 주목받는 이유는 한의계가 한의사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이 불법이 아니라는 취지의 법원 판결이 나온 이후 실제 임상에서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에 대한 첫 번째 조사라는 점이다.


논문 제1 저자인 김주연 한의사는 "대부분 한의사가 초음파 진단기기 도입을 통해 치료 안전성과 효과 및 환자 만족도가 향상되는 것을 경험하고 있다"며 "이번 연구가 향후 한의사 초음파 진단기기 활용에 대한 임상 연구와 진료지침 개발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의협 한특위 "학술논문 요건 갖추지 못했다" 지적


하지만 대한의사협회 산하 한방대책특별위원회(이하 한특위)는 이번 논문과 관련, 학술논문 요건을 갖추지 않았다며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한특위 김교웅 위원장은 "논문이라면 환자에게 초음파 진단기기를 사용했을 때와 안 했을 때를 비교하는 것이 기본이다. 단순 설문을 한 것을 논문이라 말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특위는 한의사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이 합법이라는 대법원 판결 이후에도 한의계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을 반대하고 있다. 초음파 진단기기는 현대의학에 기반을 둔 기기이므로 전문지식과 합당한 교육을 받은 의사가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이런 식으로 국민들을 호도하는 것은 잘못 됐다. 앞으로도 경각심을 가지고 대응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의계는 한특위 해체를 요구하며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 보장성 강화를 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실제 한의협이 한특위 해체를 요청한 국민동의청원은 최근 심사 성립 요건인 5만명을 확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회부된 상태다.


청원인은 “복지부 산하 사단법인 대한의사협회 한특위는 국가에서 인정한 국민건강을 돌보는 한의사 활동을 제약하기 위한 단체”라며 “조직적으로 한의사를 폄훼해 한의사를 없애는 것을 목표로 하고 매년 거액의 예산을 배정받아 활동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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