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과 폐업률 증가는 인구 감소보다 '수익 급감'
내과‧이비인후과 등 대비 진료비 '2배 차이'…"수가 개선‧지불제도 변화 시급"
2024.05.11 06:01 댓글쓰기



사진제공 연합뉴스



최근 11년간 소아청소년과 의원 폐업률이 내과‧이비인후과‧가정의학과 등 3개 진료과의 폐업률보다 매년 높았으며, 그 원인은 같은 기간 2배가량 벌어진 진료비 격차인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소아청소년 인구가 감소하면서 수익이 줄긴 했으나 인구 감소 자체가 폐업에 큰 "영향을 준 것은 아니라며, 수가 개선과 지불제도 변화 등을 통해 인구 감소에도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 심사평가연구소 연구팀은 '소아청소년과 의원 익 감소가 폐업에 미치는 영향' 제하의 논문을 '보건행정학회지' 최신호에 게재해 이 같은 연구결과를 보고했다.


연구팀은 지난 2011~2022년 심평원의 요양기관 현황 신고, 건강보험 청구자료와 통계청 주민등록인구 현황 자료를 이용해, 2012~2022년 소아청소년과와 내과‧이비인후과‧가정의학과 의원의 연도별 자료를 구축하고 폐업률과 원인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 소아청소년과 의원은 지난 2012년 2282개소에서 2022년 2183개소로 99개 감소한 반면 다른 3개과 의원은 6932개소에서 8871개소로 증가했다.


이 기간 연간 폐업률은 소아청소년과가 2.66~7.04%, 다른 3개과가 1.81~2.47%로 나타났다. 지난 2019년 가정의학과 폐업률이 일시적으로 상승했을 때를 제외하고는 모든 기간 소아청소년과의 폐업률이 항상 높았다.


연구팀은 소아청소년과 폐업률이 다른 진료과보다 지속 높은 이유로 수익 감소를 가장 큰 원인으로꼽았다.


지난 2019년부터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까지 소아청소년과 의원의 수익은 연평균 1.59% 늘었지만 3개 진료과는 연평균 4.41% 증가했다.


"2012년 약 1억2600만원에서 2019년 2억4500만원으로 2배가량 차이"


이에 따라 소아청소년과 의원과 3개 진료과의 연간 진료비 격차는 2012년 약 1억2600만원에서 2019년 2억4500만원으로 2배가량 벌어졌다.


이 격차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지나면서 더 벌어졌다. 지난 2019년 소아청소년과 의원 평균 수익은 3개 진료과의 60% 수준이었으나,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는 38% 수준까지 떨어졌다.


수익의 하락은 폐업으로 직결됐다. 당해 연도 수익이 감소한 소아청소년과 의원은 그렇지 않은 의원에 비해 폐업 위험이 4.48배 높았으며, 수익이 낮을수록 폐업 위험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소아청소년 인구 감소는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폐업을 증가시켰으나 수익 관련 변수를 보정한 후 분석하면 통계적 유의성이 사라졌다. 소아청소년 인구 감소는 수익을 악화시키는 주요 원인이기는 하지만, 인구 감소만 고려했을 때는 폐업과 연관성이 없다는 해석이다.


연구팀은 소아청소년 인구가 감소해도 수가 개선과 지불제도 개선을 통해 충분히 수익을 안정적으로 보장해 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팀은 "소아청소년과 의원은 환자 특성상 감기 등 호흡기계 환자가 많고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검체검사, 영상진단, 비급여 비중이 낮아 기본진료료 비중이 높으므로 환자 감소는 수익 감소와 직결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근 정부의 소아청소년과에 대한 수가 인상, 정책가산 적용 등의 지원책도 수익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지만 아동인구가 계속 감소하면 진료량 기반 행위별수가제로는 수익 보장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전문적인 진료가 필요하거나 복합만성질환을 지닌 소아청소년 환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새로운 의료 수요 및 욕구를 파악하는 것이 필요다.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서비스 제공 모델을 개발하고, 이를 적절하게 보상할 수 있는 지불방법이 모색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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