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당뇨병 치료제를 활용해 심부전 증상과 심부전에 의한 승모판 폐쇄부전 모두 호전시킨 연구 결과를 발표해 관심이 모아진다.
기존 심부전 치료제로는 증상이 개선되지 않았던 승모판 폐쇄부전 치료지침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강덕현 교수[사진]팀은 "승모판 폐쇄부전이 동반된 심부전 환자를 대상으로 당뇨병 치료제인 '글리플로진'을 1년간 처방해 치료한 결과, 당뇨병 유무에 상관없이 승모판 폐쇄부전으로 인한 혈액 역류량이 위약 대조군에 비해 33% 감소했을 뿐 아니라 심부전 증상까지 개선됐다"고 14일 밝혔다.
심장기능 이상으로 심부전이 발생하면, 기존에 공급하던 혈액량을 유지하기 위해 심장 크기가 비정상적으로 확장된다. 그 결과, 혈액이 나가는 길목에 위치한 판막이 제대로 닫히지 않는 승모판 폐쇄부전이 발생해서 혈액이 역류한다.
심부전 표준치료는 약물치료가 있다. 하지만 승모판 합병증이 호전되지 않을 경우 벌어진 승모판 사이를 클립처럼 집어 혈액 역류를 감소시키는 시술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중증 심부전 환자는 시술 후에도 예후가 불량, 3명 중 2명이 5년 이내에 재입원하거나 사망한다고 알려져 보다 효과적인 치료법이 필요한 실정이다.
이에 강 교수팀은 승모판 폐쇄부전이 동반된 심부전 환자 114명을 무작위 배정한 뒤 표준 약물치료에 더해 당뇨병 치료제인 글리플로진 계열 약물을 복용한 집단 58명과 표준 약물치료에 더해 위약을 복용한 집단 56명으로 나눠 1년 뒤 치료 효과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글리플로진 약물을 복용한 집단의 승모판 혈액 역류량(−9.1±10.2mL)이 위약 집단(2.1±15.6mL)보다 33% 감소했다.
심부전 중증도를 평가하는 지표(New York Heart Association) 단계가 개선된 비율에서도 글리플로진 집단 중 44.8%가 심부전 증상이 호전된 반면, 위약 집단은 14.3%만 호전됐다.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및 사망 등의 중대 사건은 글리플로진 집단이 2%였으며 위약 집단은 이보다 4.5배 많은 9%로 확인됐다.
이외에도 좌심실 기능을 확인하는 스트레인 수치 개선 및 좌심방 확장 감소 효과도 파악됐다.
강덕현 교수는 "기존 당뇨병 치료제인 글리플로진 계열 약물로 치료한 환자들에서 승모판 폐쇄부전이 개선되면서 심부전 증상도 더 호전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향후 심부전 환자들 약물치료지침을 최적화해서 예후를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심장 분야 국제학술지 ‘서큘레이션’에 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