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7일부터 무기한 집단휴진에 돌입한다"고 선언한 대한의사협회가 난처한 처지에 놓였다. 산하 단체들과 상의 없이 진행된 데 대한 내부 비판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의료계에 따르면 지난 18일 대한의사협회 임현택 회장이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에서 열린 전국 의사 총궐기대회에서 '무기한 집단휴진' 계획을 밝혔다.
앞서 일부 대학병원은 의협과 별개로 무기한 집단계획을 발표했지만, 개원가도 이 대열에 동참한다고 알린 것이다. 문제는 이 계획이 내부 논의를 제대로 거치지 않았다는 점이다.
경기도의사회 이동욱 회장은 회원에 입장문을 보내 "저를 포함한 16개 광역시도 회장들도 임현택 의협회장이 여의도 집회에서 무기한 휴진을 발표할 때 처음 들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회원들이 황당해하고 우려하는 건 임 회장의 회무에서 의사 결정의 민주적 정당성과 절차적 적절성이 전혀 지켜지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회장은 "투쟁의 중심과 선봉에 서 있는 전공의 대표와의 불협화음도 모자라 대의원회, 광역시도회장, 감사조차 무시하는 회무는 회원들의 공감을 받기 힘들고 회원들의 걱정이 되고 있다"며 "시도회장들이나 회원들은 존중받고 함께 해야 할 동료이지, 임 회장의 장기판 졸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지역 의사회 관계자도 "27일 무기한 집단휴진에 대해 전해 들은 바 없다"며 "지난 18일 집단휴진 및 궐기대회도 갑작스럽게 공지가 나왔는데, 일단 상황이 급박하니 힘을 보탰지만 이건 아니라고 본다"고 내부 정서를 전했다.
개원가뿐만 아니라 전공의 대표 역시 임현택 회장의 회무 방식을 저격했다. 임 회장이 사용하는 단어부터 의사결정 과정까지 말이다.
박단 위원장은 지난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임현택 회장에게는 여러모로 유감의 입장을 표한다"며 "범의료계 대책 위원회 공동 위원장에 대해서는 들은 바 없다"고 썼다.
그러면서 "현재의 상황에서 범의료계 협의체를 구성하더라도 대전협은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표명했다"며 "무기한 휴진 역시 의협 대의원회 및 시도의사회와 상의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발언에 신중하길 바란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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