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암병원이 '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중입자치료를 시작했다고 26일 밝혔다. 첫 환자는 폐암 초기 진단을 받은 김모 씨(65세 남)로 일주일 동안 총 4회 중입자 치료를 받는다.
폐에는 아픔을 느끼는 신경이 없어 폐암 조기 발견은 어렵다. 김 씨는 건강검진에서 종양이 발견돼 CT를 촬영하며 추적 관찰해 왔다. 그러던 중 종양이 커지자 중입자치료를 받게 됐다.
김 씨와는 달리 전체 폐암 환자 60% 정도는 폐 전체에 암이 퍼진 4기에 처음 진단을 받는다. 폐 조직 사이로 암세포 전이도 쉽다. 그만큼 중증이 많은 질환이다.
또 폐암으로 진단된 환자 상당수는 만성폐쇄성 폐 질환, 간질성 폐 질환 등 기저질환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폐 기능 자체가 떨어져 있어 수술을 못하는 경우도 흔하다.
폐암 중입자치료에는 ‘회전형 중입자치료기’를 이용한다. 중입자치료기는 조사 각도에 따라 고정형과 회전형 두 가지로 나뉜다.
연세암병원에는 전립선암을 집중적으로 치료하는 고정형 중입자치료기 1대와 이외 암종을 치료하는 회전형 중입자치료기 2대가 있다.
회전형 중입자치료기는 치료기가 360도 회전하면서 암 발생 위치 등을 고려해 환자 맞춤치료가 가능하다.
20년 이상 중입자치료를 진행 중인 일본 데이터에 따르면 폐암 환자의 중입자치료 성적은 매우 좋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에 더해 기존 방사선치료 대비 부작용 발생률도 큰 차이를 보인다.
세계적으로 가장 방대한 중입자치료 임상데이터를 보유한 일본 방사선의학 종합연구소에 따르면 3cm 이하 초기 종양은 3년 국소제어율이 95% 이상, 더 큰 종양은 80~90%에 달한다.
국소제어율은 치료받은 부위에서 암이 재발하지 않는 확률로 특정 부위(국소, 局所)를 타깃하는 중입자치료에 있어 치료 성적을 알 수 있는 주요 지표다.
아울러 방사선치료의 대표적인 부작용으로 꼽히는 ‘방사선폐렴’ 발생률도 중입자치료에서는 3% 이하에 불과하다. 기존 방사선치료에서는 최대 20%까지 나타나는 것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치다.
수술이 어려운 간질성 폐질환을 동반한 폐암 치료가 가능하다는 것도 중입자치료의 장점이다.
중입자치료를 시행하면 낮아진 폐 기능과 상관없이, 정상 장기는 피하고 암세포에서만 입자가 닿는 중입자치료의 특성상 폐를 보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 군마대학 자료에 따르면 방사선폐렴 발생률도 7.6%에 그쳤는데, 같은 간질성 폐질환을 앓는 환자에게 기존 방사선치료를 적용했을 때(30%)와 크게 대비된다.
김경환 연세암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는 “추후 면역항암제 공고 요법 등 환자 치료 성적을 최대로 끌어올릴 수 있는 프로토콜을 개발하고 치료 대상 환자를 계속 넓힐 것”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