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증원으로 촉발된 의료대란의 여파가 의약품 임상시험 분야에도 타격을 준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상반기 의약품 개발 임상시험 건수가 두자릿수 감소세를 보였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안전나라 자료를 확인한 결과, 올해 1월 1일부터 6월 30일까지 승인된 임상시험은 총 499건으로 이는 전년 대비 10.3% 줄어든 수치다.
국내 제약사 임상은 170건, 다국가 임상 등 외국계 제약사 임상은 169건으로 집계됐다. 신약 개발 임상시험은 총 344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 하락했다.
연구자 임상 및 제네릭 출시를 위한 생동성 시험은 본임상과 비교하면 더 크게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연구자 임상시험은 전년 동기 대비 19.3% 하락한 46건이었다. 생동성시험 역시 2023년 상반기와 비교하면 23.2% 축소된 109건으로 조사됐다.
특히 빅5 병원 전공의들이 본격적으로 사직서를 낸 시기인 3월 1일부터 6월 30일까지 연구자 임상시험은 26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 46건과 비교하면 거의 반토막이 났다.
서울 대학병원 A교수는 "대학병원 교수들의 업무는 크게 진료, 연구, 교육 세 가지"라면서 "그런데 의료대란 이후 전공의가 사직하고 인력이 줄어들면서 진료에 투입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연구 비중이 자연스럽게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임상시험의 경우 기존에 진행하던 것은 유지하겠지만 새로운 과제 승인 등 신규 과제를 진행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신약 개발 임상은 물론 연구자 임상도 크게 위축되고 있어 우려가 된다"고 덧붙였다.
유한 자회사 애드파마 15건 임상 승인 획득
금년 상반기 국내 제약사들의 임상시험 현황(생동 제외)을 살펴보면, 애드파마가 최다 임상시험 승인을 획득했다. 총 15건의 신약과제가 임상절차를 밟고 있거나 완료됐다.
유한양행의 자회사인 애드파마는 본태성 고혈압 치료제로 개발 중인 신약 과제 3건의 임상 3상을 진행한다. 뿐만 아니라 이상지질혈증, 제2형 당뇨병 개발 등을 위한 임상 1상 승인 등도 받았다.
제뉴파마는 총 9건의 임상시험을 진행하거나 완료했다. 휴온스는 모두 5건의 임상을 승인받았으며, 고혈압 및 당뇨치료제 등을 개발하기 위한 임상 1상이 주를 이뤘다.
JW중외제약, 한미약품, 종근당, 경보제약, 현대약품, 셀트리온은 각각 임상 4건을 승인받았다. JW중외제약은 통풍, 본태성고혈압, 제2당뇨 등을 타깃으로 한 신약 과제로 1상을 진행한다.
한미약품은 당뇨치료제 개발을 위한 임상 1상 2건, 임상 3상 1건을 승인받았으며, 고혈압치료제 개발을 위한 임상 3상도 속도를 내고 있다.
종근당 역시 고혈압 치료제, 항암제, 당뇨치료제 개발을 위한 임상 1상을 승인 받았다. 대웅제약은 3건을 승인받았다.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및 역류성 식도염 1상, 당뇨 치료제는 임상 3상 중이다.
유한양행은 고셔병 치료제 임상 1상과 항암제 임상 1/2상 등 2건을 승인받았다. GC녹십자와 보령, 동아에스티는, 일동제약은 각각 1건의 신약 임상 승인을 획득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제약사들의 경우 복합제 개발이나 적응증 확대를 위한 탐색적 임상이 주를 이룬다"며 "당뇨와 고혈압 등 만성질환과 암 등이 주요 타깃이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