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신당이 윤석열 정부의 의료개혁 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했다.8일 개혁신당 허은아 당대표, 천하람 원내대표, 이준석 의원 등 당 주요 인사들은 이주영 의원이 '벼랑 끝 응급의료, 그들은 왜 탈출하는가'를 주제로 개최한 정책토론회에서 정부 의료개혁 정책에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소아응급의학과 전문의 출신인 이주영 의원은 "대한민국 응급의료는 벼랑 끝을 위태롭게 걷고 있다. 소위 응급실 뺑뺑이로 불리는 응급환자 이송지연 문제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지 수년이 됐다"고 운을 뗐다.
이어 "정부는 응급의료체계 위기 극복이라는 명목으로 응급실 이송거부 금지를 비롯해 여러 대책을 제시한바 있으나 야심차게 내놓은 해결책들이 오히려 위기를 가속시키고 있다. 선의로 포장된 잘못된 정책이 성급하게 추진해 그 피해를 국민들이 입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저는 10년 가까이 소아전문응급센터에서 일하며 현장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설익은 정책이 어떻게 현장을 망가뜨리는지 직접 경험했다"며 "이송 거부가 아닌 수용 불가 상황만 있던 제 응급실 현장에서 정부 방침은 올바른 해결책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응이 불가능한 상태서 강제된 환자 수용은 의료소송 위험으로 이어졌고, 결국 응급실을 지켜야할 전문인력을 떠나게 만들며 응급의료 파국을 앞당기고 있는 상황이 됐다"고 꼬집었다.
허은아 당대표도 이주영 의원 주장에 힘을 실었다.
특히 허 대표는 "정부가 사안을 뒤틀고 제대로 된 정의를 하지 않아 본질을 왜곡하고 있다"며 대표적인 사례로 '응급실 뺑뺑이'를 지적했다.
허 대표는 "의사가 환자를 받기 싫어 거절하는 게 아니라 환자를 받을 수 있을만한 물적, 인적 조건이 되지 않아 수용 불가 결정을 내린 것"이라며 "본질이 이런데도 응급실 뺑뺑이라는 이상한 단어를 만들어 의사가 나쁘다거나, 턱없이 부족하다는 인식을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특히 허 대표는 의대증원을 통해 기피과 의사들이 늘어나는 낙수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정부 기대에 대해서도 '잔인하고 한심한 발상'이라며 "정부 의료개혁은 의료개혁이 아니라 의료개악이다. 정책 진행 순서도 잘못됐고, 내용도 잘못된 실패한 정책의 전형"이라고 덧붙였다.
이준석 의원 "정부가 의사를 악마화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인 이준석 의원과 천아람 원내대표도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이준석 의원 역시 "정부가 의사를 악마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윤석열 정부가 호기롭게 시작한 의대 증원은 과학기술계에서도 상당한 우려를 보일 만큼 두서 없이 시작한 정책"이라며 "불가항력 상황에서 발생하는 현상을 두고 응급실 뺑뺑이 같은 자극적 용어로 악마화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응급의료에서 어떤 의사도 나쁜 의도를 갖고 접근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최근 의료행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겠다고 하는 아주 결과론적이 포퓰리즘적인 행태로 현장에 소극적 의료행위가 발생하는 일이 생기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우리는 의사 직군에 대해 때로는 과도한 공공성을 요구하기도 하고, 어느 시점에선 의사가 소득이 많다며 그런 부분을 공격하기도 한다"며 "의사들이 이질적 문화 속에서 의료행위를 하고 있다는 걸 잘 안다. 개혁신당은 기존 정당과는 다른 태도를 보일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천하람 원내대표는 정부가 의료정책에 대한 구체성이 없다는 점을 꼬집었다.
천 원내대표는 "의사가 증원이 됐든 감원이 됐든 납득할만한 이야기를 해줬으면 좋겠다"며 "과도하게 2000명이라는 숫자만 보고 달려가다가 뜻대로 되지 않으니 브레이크를 밟고 과연 정부가 의료개혁이라는 뜻을 제대로 가지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