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가 셀리버리의 상장폐지를 의결한 가운데, 회사 측이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며 시간을 벌고 있다.
셀리버리는 투자 유치, 기술이전을 통해 경영을 정상화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경영난으로 연구 시설을 매각하고 인력 또한 급감하면서 연구 재개가 어려워진 상황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방법원은 지난 24일 셀리버리가 낸 상장폐지결정 효력정지 가처분에 대한 심문을 종결했다.
앞서 지난달 3일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가 셀리버리 상장폐지를 의결하자, 회사는 서울남부지방법원에 상장폐지결정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을 한 바 있다.
셀리버리 측은 "가처분 심문에서 당사를 대리하는 법무법인은 당사가 충분히 정상화될 수 있다는 것을 재판부에 말했고, 이를 위해 채권단의 출자전환을 통한 회사 재무구조 개선, 외부투자유치 및 재감사 진행을 위한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언급했다"고 밝혔다.
이어 "거래정지 이후 회사가 해 온 노력, 투자유치가 이뤄지면 재감사가 가능하며, 감사보고서상 의견 거절을 해소할 수 있다는 것을 말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셀리버리와 한국거래소에 각 3주, 총 6주의 시간 동안 양측 주장을 입증할 수 있는 서면을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따라 셀리버리는 상장폐지까지 시간을 더 벌게 됐지만, 경영 정상화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직원수 9명으로 급감…14평 오피스텔로 사옥 이전
셀리버리는 약리 물질 생체 내 전송 기술(TSDT) 플랫폼 기반 신약 개발사로, 지난 2018년 11월 국내에서 처음으로 성장성 특례상장 제도를 통해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셀리버리 주가는 지난 2021년 1월 10만 원대까지 치솟았으나, 지난해 3월 2022사업연도 재무제표에 대해 감사의견 거절을 받으면서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해 거래가 정지됐다.
이후 셀리버리는 거래소에 이의신청을 해 1년의 개선기간을 부여받았으나, 2023 사업연도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의견도 '거절'을 받으면서 거래 재개가 어려워졌다.
코스닥시장 상장규정에 따르면 자본잠식률 50% 이상 또는 자기자본 10억 원 미만의 경우 관리종목지정 사유에 해당한다.
셀리버리는 지난해 매출액 188억 원, 영업손실 195억 원, 당기순손실 340억 원을 기록했다. 자본금은 184억 원, 자기자본은 -245억 원으로 자본잠식률은 233.1%에 달한다.
셀리버리는 투자유치, 기술이전을 통해 실적을 개선하겠다는 입장이다.
셀리버리는 "회사 신약 관련 플랫폼 기술에 대해 많은 글로벌 제약사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다. 다만 사정이 여의치 않아 공동개발 관련 협의가 잠정 중단된 상황"이라며 "회사 담당자들과 지속적인 연락은 취하고 있으며, 투자가 집행되면 신약공동개발이 진행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셀리버리 기술이전 실적이 설립 이후 단 1건에 불과한데다, 그마저도 자회사인 셀리버리 리빙앤헬스와 맺은 계약이라는 점에서 기술력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또한, 셀리버리는 경영 악화로 직원수가 급감해 추가 연구 여력도 없는 상황이다.
셀리버리 올해 1분기 말 기준 직원수는 9명이며, 연구·개발 인력은 전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회사가 지난 3월 본사를 이전하는 과정에서 사옥에 있던 연구소도 없어진 실정이다.
서울 마포구 상암동 중소기업DMC타워에 위치했던 이전 사무실에는 연구소가 마련돼 있었으나, 올해 옮긴 사옥은 서울 강서구의 한 오피스텔로 47.8㎡(14.4평) 남짓이다.
또 셀리버리는 자금난으로 인해 일부 연구장비를 매각하기도 했다.
셀리버리 측은 "적절한 투자가 집행되면 연구를 재개할 수 있도록 모든 샘플과 자료들을 당사 자회사인 이천공장 연구소에 보관하고 있다"며 "발명자인 대표이사가 건재하는 한 연구·개발은 중단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