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과대학 정원 증원에 반발하는 의료계와 정부 간 첨예한 갈등이 반년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오늘(16일) 국회에서 교육부와 보건복지부 장관이 출석하는 연석 청문회가 열린다.
의료계는 의대 증원 정책 추진 과정과 내년 의대 교육 질 저하 가능성을 막을 기회로 보고, 국회에 철저한 진상 규명 및 검증을 촉구했다.
대한의사협회 집행부는 물론 대의원회는 15일 '의대 정원 증원에 따른 의대 교육 점검 연석 청문회'를 앞두고 잇달아 성명서를 발표했다.
의협 집행부는 "이번 청문회를 통해 정부의 폭압적인 의대정원 증원 정책을 반드시 막고, 의대와 수련병원 정상화에 앞장설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가 의대 증원을 위해 말도 안 되는 폭정을 몰아붙여 의료 현장을 파탄으로 몰고 간지 6개월이 됐다"며 "전공의와 의대생들은 미래를 포기하고 수련병원과 학교를 떠나 저항하고 있다"고 했다.
집행부는 "국민들은 매일 매일 불안한 나날로 의료정상화를 고대하고 있다"며 "국회 지혜와 정치력으로 비극적인 의료 대란을 끝내고 선진 의료로 나아가는 첫걸음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대의원회 역시 "망국적인 의대 정원 증원 정책 원점 복귀와 의대 교육 정상화를 강력히 요구한다"면서 "정부가 2000명씩 5년간 1만 명 의대 증원이라는 망국적인 정책을 졸속으로 발표한지 6개월이 지나고, 대한민국 의료체계는 모든 것이 파탄나고 말았다"고 개탄했다.
이어 "당장 겉이 멀쩡하다고 속까지 멀쩡할 거라는 섣부른 판단은 절대 없어야 한다"면서 "지금 바로잡지 못하면 우리에게 보이지 않는 가벼운 짐은 결국 우리 미래세대에게 확실히 무거운 부담을 떠안길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위증 여부 확인 후 문책해야"
특히 이번 청문회에서 지난 6월 26일 조규홍 복지부 장관이 "2000명을 자신이 결정했다"는 발언을 한 데 대한 위증 여부를 반드시 가려줄 것을 요구했다.
의협은 "만약 조 장관의 주장대로 그가 지금의 의료사태를 일으킨 원흉이라면 즉각 파면돼야 하며, 누군가의 책임을 떠안기 위해 위증했다면 국회는 조 장관을 위증죄로 고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교육부 역시 자료 하나 똑바로 제출하지 않고 의대교육이 가능하다는 근거를 내일 밝히지 않으면 결국 그 책임을 함께 져야 할 것"이라며 "내일 발언을 한 관료들은 그 책임을 지도록 모든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전했다.
대의원회도 "의대정원 정책으로 사회를 혼란에 빠뜨리게 하고 자극하며 강경 대응으로 일관한 당사자는 반드시 문책해야 한다"면서 "이번 청문회를 통해 명명백백하게 밝혀 신상필벌 원칙을 세워 달라"고 촉구했다.
이어 "의사인력 수급 추계를 과학적, 객관적 독립기구에 맡기자는 중재안에도 정부의 탄력적 학사운영 가이드가 현실성이 없고 의학교육의 질을 심각하게 훼손해 정상적인 운영이 불가능하다는 우리의 주장에도 끝끝내 귀를 닫고 폄하했다"고 덧붙였다.
대의원들은 "과정이 충실하지 않고 절차에서도 정당성을 잃은 의대정원 증원 정책은 원상 복귀만이 가장 빠른 지름길"이라며 "정부는 하루빨리 과학적 근거도 없이 추진된 2025학년도 모집 정원을 합리적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재 논의하는 유연한 정책 전환을 촉구한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