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인공지능(AI) 뉴로핏, 코스닥 상장 도전
업계 6번째 내년 입성 목표…불안정한 재무·수익구조는 해결 과제
2024.09.02 05:20 댓글쓰기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뉴로핏이 설립 8년 만에 기업공개(IPO)에 도전한다. IPO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동종 업계에서는 여섯 번째 상장사가 된다.


다만 불안정한 재무구조와 의료AI 테마 열기가 과거와 달리 한풀 꺾인 분위기에서 원하는 기업가치(벨류에이션)를 인정받을지는 미지수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뉴로핏은 최근 코스닥 기술특례상장을 위한 기술성 평가를 통과했다.


기술특례상장은 기술력은 있지만 이익을 내지 못하는 기업의 자금조달을 돕기 위해 한국거래소가 2005년 도입한 제도다. 


거래소가 지정한 전문평가기관 중 두 곳에 평가를 신청해 모두 BBB등급 이상을 받아야 하고, 이 중 적어도 한 곳에서는 A등급 이상을 받아야 한다.


뉴로핏은 기술보증기금과 한국기술신용평가로부터 각각 A·BBB 등급을 확보하며 신청 조건을 갖췄다.


뉴로핏은 기술성 평가 결과를 기반으로 연내 상장예비심사 청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이 맡았다.


뉴로핏은 뇌질환 치료를 위한 전기적 뇌 자극 시뮬레이션 기반 연구를 해 온 빈준길 대표와 김동현 CTO(최고기술책임자)가 2016년 3월 설립한 회사다.


지난해 말 기준 김동현 CTO가 20.17%(177만8400주)로 1대주주로 있으며, 빈준길 대표는 13.44%(118만5600주) 2대주주로 있다.


뉴로핏 주력 제품은 뇌신경 퇴화 영상 분석 소프트웨어 '뉴로핏 아쿠아(Neurophet AQUA)'와 PET 영상 정량 분석 소프트웨어 '뉴로핏 스케일 펫(Neurophet SCALE PET)'다.


뉴로핏 아쿠아는 알츠하이머병 환자 뇌 MRI(자기공명영상)에서 발견되는 비정상적인 뇌 위축을 분석하는 소프트웨어 의료기기로 모든 인종, 나이, 성별에 관계없이 뇌 영상 분석이 가능하다. 


뉴로핏 스케일 펫은 PET(양전자 방출 단층 촬영) 영상을 활용해 알츠하이머병 원인 물질인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의 뇌 세부 영역별 침착 정도를 정량적 수치로 제공한다.



뉴로핏은 해외 시장 진출에 공을 들이면서 차곡차곡 성과도 만들고 있다.


우선 지난 7월 주력 제품인 '뉴로핏 아쿠아'와 '뉴로핏 스케일 펫'이 일본 건강보험 급여 가산 수가 제품으로 인증받았다.


이에 따라 일본 의료기관이 뉴로핏 아쿠아와 뉴로핏 스케일 펫을 사용할 경우 수가를 추가해 청구가 가능하다. 향후 일본 시장 수익성을 크게 증가시킬 뿐만 아니라 지속적인 시장 확대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두 제품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510k Clearance(시판 전 허가)도 획득해 해외 진출을 위한 활로는 확보한 상태다.


글로벌 빅파마와 꾸준히 협업하고 있는 점도 기대되는 대목이다.


뉴로핏은 최근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처방·치료 효과 분석을 위한 토털 솔루션 '뉴로핏 아쿠아 AD(Neurophet AQUA AD)'를 출시했다.


뉴로핏 아쿠아 AD는 MRI(자기공명영상)와 PET(양전자 방출 단층 촬영) 영상을 정량 분석해 항아밀로이드 치료제 투약 과정에서 필요한 뇌 영상 분석 기능을 제공한다. 


해당 솔루션은 국내 제약사 아리바이오가 개발 중인 다중기전 경구용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AR1001' 글로벌 3상 임상에서 활용되고 있다. 


특히 글로벌 빅파마인 로슈그룹 진단사업부인 로슈진단과도 오픈 이노베이션을 토대로 협업 중이다.


이를 통해 뇌 MRI 분석 기반으로 알츠하이머병 원인 물질로 알려진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 위험도를 예측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CSF 검사 관련 사업적 시너지를 위한 협력 활동을 수행 중이다.


뉴로핏은 향후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시장을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중장기적 글로벌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IPO 과정에서 뉴로핏이 원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을지는 미지수다.


루닛, 뷰노, 제이엘케이, 딥노이드, 코어라인소프트 등 업계 비교기업들이 최근 수익성 개선에 성과를 내고 있는 점은 긍정적인 신호로 읽히지만 뉴로핏은 아직까지 안정적인 수익 모델은 만들지 못한 상태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기준 뉴로핏은 2020년 매출액 4521만원, 2021년 1억원, 2022년 6억원, 2023년 15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도 32억원, 60억원, 94억원, 117억원을 보였다.


4년 사이 매출액이 3355% 뛰었지만 적자 폭도 커지면서 재무 안정성을 키우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또 해외진출을 위한 현지법인 설립과 파트너사 선정 등 인프라 구축도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뉴로핏 관계자는 "안정적인 수익 모델을 만들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한 만큼 흑자전환 시점을 예단할 수 없다"면서도 "매출을 늘리기 위한 전략을 세우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기업공개로 공모한 자금도 매출 확대를 위한 투자에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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