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 한류 BK성형외과 '잠정 휴업'…폐업설 술렁
8월 24일 모든 진료 '중단'…수천억 자산가 김병건 회장 행보 촉각
2024.09.06 06:08 댓글쓰기

수천억 자산가로 알려진 BK메디컬그룹 김병건 회장이 운영하는 BK성형외과가 돌연 휴업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대한민국 성형 1번지 서울 강남 일대에서 '성형 한류'를 이끈 주역으로 평가받아 왔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계속되는 경영난을 극복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갑작스런 휴업 소식에 진료를 받던 환자는 물론 주변 시민들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예견된 일이라며 폐업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어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BK성형외과 전경.

5일 데일리메디 취재를 종합하면 BK성형외과가 지난 8월 24일부로 모든 진료를 중단하고 잠정 휴업에 돌입했다.


병원측 "추후 다시 개원할 예정"


BK성형외과 관계자는 "현재 진료를 하지 않고 있으며 추후 다시 개원할 예정"이라면서도 구체적인 개원 계획과 휴업 사유, 폐업 가능성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않았다.


BK성형외과는 2000년대 초반 의료관광 산업이 성장하면서 이름을 알린 곳이다.


지상 15층, 지하 3층 규모로 서울 강남에서 건물 한 채를 통째로 사용하면서 큰 화제를 모았다.


BK성형외과가 성형외과 단일 진료과로 국내 1위 자리에 오른 것은 2007년이다.


당시 병원은 시장 1~2위를 다투던 '동양성형외과'를 인수하면서 개인병원 수준을 넘어 그룹 차원으로 성장하는 전기를 마련했다.


특히 중국과 싱가포르에 지점을 개설하는 등 해외에서도 상당한 인지도를 확보하며 글로벌 그룹으로 자리매김 했다.


실제 2008년 이후 한 해 평균 병원을 찾는 외국인이 800명에 달했고, 늘어나는 환자 대응을 위해 전문 통역사를 대거 고용해 상담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후 김병건 원장은 싱가포르에 BK메디컬그룹을 세우면서 회장이라는 호칭도 얻었다.


하지만 성형외과, 피부과 등 미용의료 분야 병원이 급증하기 시작하면서 명성이 옅어지기 시작했고 메르스와 코로나19 등 신종 감염병 등으로 의료관광 산업마저 침체되면서 위기를 맞았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주 고객층이던 외국인 환자가 끊기면서 경영난을 겪었고, 최근까지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BK성형외과는 15층 건물 일부 층에서는 임대를 주고 있다.


인근에 위치한 상가 관계자는 "명성도 다 옛말이다. 최근 환자가 급격하게 줄어 병원 운영에 어려움을 겪던 것으로 알고 있다. 주변에 대형병원도 늘어나 상황이 더 심각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세금 가장 많이 내는 의사' 김병건 원장


BK성형외과 위기는 설립자가 김병건 원장이라는 점에서도 적잖은 충격을 안기고 있다.


김 원장은 사실 증권가에서 '투자의 신(神)'이라 불릴 만큼 유명 인사였다. 수천억 자산가로 알려진 그에게는 한때 '대한민국에서 세금을 가장 많이 내는 의사'라는 수식어가 붙기도 했다.


김 원장이 증권가에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것은 2004년이다. 


그는 당시 700원대까지 내려간 병의원 소프트웨어 기업 비트컴퓨터 주식을 대량으로 매수한 뒤 이듬해인 2005년 2000원에 매각하면서 20억원이 넘는 차익을 거뒀다.


이후 2007년에는 바이오 기업 휴젤 주식을 1억원어치 사들여 13년 뒤인 2020년 1100억원에 팔아 수천배의 차익을 실현했다.


김병건 원장이 빗썸 인수 계획을 밝힌 후 진행한 언론 인터뷰.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김 원장이 이름을 크게 알린 계기는 2018년이다. 


김 원장은 2018년 10월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을 4400억원에 인수하겠다는 야심찬 발표를 하며 존재감을 알렸다.


이를 위해 당시 빗썸 실소유자였던 이정훈 전(前) 의장과 싱가포르에 'BK글로벌컨소시엄(BTHMB)'이라는 신설 법인을 세웠다.


김 원장과 이 전 의장은 BK글로벌컨소시엄 지분을 각각 '50%+1주'와 '50%-1주'를 지배했다.


김 원장은 컨소시엄을 지렛대 삼아 빗썸 지주사인 빗썸홀딩스(비티씨홀딩컴퍼니) 지분 50%+1주를 4억달러, 우리돈 약 4400억원에 인수할 계획이었다.


실제 주식 투자에 남다른 감각을 보여온 김 원장은 2018년 가상화폐가 세상에 처음 등장하던 시기에 관심이 많았다. BK성형외과를 운영하면서 환자들에게 비트코인으로 결제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자금조달에 실패하면서 빗썸 인수 계획은 무산됐고, 이 과정에서 무자본 인수합병(M&A)과 개인 투자자 사기 혐의로 논란을 빚은 후 잠행을 이어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그가 운영하는 병원이 폐원설에 휘말리면서 의료계 안팎으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인근 또 다른 상가 관계자는 "당장 휴업이라며 문을 닫았지만 사실상 폐업을 해도 이상하지 않을 수준이었다. 다시 개원한다는 얘기가 있지만 이조차 얼마나 걸릴지 모르는 일"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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