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처 본부와 지방식약청 간에 의약품과 의약외품 허가 기간이 최대 9배까지 차이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명확한 업무 기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장종태 의원이 식약처에서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 5년간 의약품과 의약외품 등의 허가 승인까지 걸린 기간이 지청마다 최대 9배 차이가 나는 것으로 드러났다.
올해 1~8월 동안 처리 기간을 살펴보면 의약품의 경우 서울청 81일, 대전청 80일, 대구청 79일, 부산청 78일, 경인청 70일, 광주청 43일 등이 소요됐으나 본청은 무려 157일이나 걸렸다.
생물의약품과 한약(생약) 제제의 경우 서울청 80일, 대전청 66일, 대구청 60일, 광주청과 경인청은 54일, 부산청 34일 순이었다.
허가 승인이 가장 오래 걸린 항목은 본부의 생물의약품과 한약(생약)으로, 허가 기간으로 평균 270일에 달했다. 가장 빨리 승인이 된 것은 부산청으로 34일이었다.
치약, 콘택트렌즈, 마스크, 소독제 등 의약외품에 대한 식약처 및 지방청별 심사의 평균 처리일은 각각 본부 99일, 부산청 68일, 서울청 54일, 대구청 51일, 대전청 50일, 광주청 48일, 경인청 43일이 걸렸다.
평균 처리일은 허가 신청을 한 민원처리에 걸린 총 소요일수로 서류 접수부터 기업의 보완자료 준비 기간, 최종 허가까지 걸린 시간을 의미한다.
제약 및 의료기기 업계에서는 지청마다 허가·심사 기간과 기준이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아 혼란을 있다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와 같이 예측하기 어려운 감염병 유행 상황이 생길 경우 국민 건강과 직결되기 때문에 신속한 의약품 및 의약외품 공급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식약처는 '의약품 등의 안전에 관한 규칙'에 따라 품목별로 최소 25일부터 최대 120일까지의 심사 허가 기준들을 두고 의약품과 의약외품을 허가, 심사하고 있다.
'민원처리에 관한 법률'과 '의약품의 품목허가·신고·심사 규정'에 따라 규정에 적합하지 않을 시, 2회에 한해 보완을 요청할 수 있다.
장종태 의원은 "의약품과 의약외품 등의 허가는 국민의 건강뿐만 아니라 기업의 생사가 달린 문제이기도 하다"며 "지청별로 심사 기관에 대한 명확한 매뉴얼을 작성하고 정확한 보완 사유 적시 등을 통해 투명한 심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식약처는 본부와 지방청이 담당하는 심사 품목과 내용이 다르기 때문에 단순히 심사기간이라는 잣대를 갖고 일률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본부는 신약 등 기간이 상당히 소요되는 의료제품 심사를 담당하기에 시일이 걸릴 수밖에 없다"면서 "반면 지방청은 허가변경 등 비교적 간단한 심사를 많이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히 신약의 경우 심사과정에서 보완이 뜨면 업체들이 자료를 추가로 만들어 제출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길기에 전체 심사기간도 늘어나기 쉽다"면서 "심사기준 및 기간은 이미 규정이 마련돼 있어 이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