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국내 의약품 허가·심사 기간이 미국, 유럽(독일), 캐나다, 일본 등과 비교하면 상당히 짧지만 심사 인력 규모 및 수수료 수준은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5개국 규제기관 허가·심사 체계 관련 공식 자료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으로 신약 허가와 심사에 가장 긴 기간이 소요되는 국가로 미국과 일본이 꼽혔다.
미국 FDA는 의약품과 바이오 심사 및 허가에 동일하게 365일이 걸렸다. 일본 PMDA도 미국과 마찬가지로 365일 소요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캐나다 HC는 의약품 및 바이오 허가·심사에 300일이 소요됐으며, 유럽(EMA, 독일PEI)은 277일 걸렸다. 반면, 한국은 의약품은 120일, 바이오는 115일로 선진국과 비교하면 심사가 신속하게 이뤄지고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법정처리 기간이 120일로 규정돼 있어, 초과 시 감사 대상이 될 수 있다"며 "이 기간 내 처리하고 있지만, 제약사 제출 자료에 보완 요구가 있을 경우 그때부터 심사가 재개 때까지 카운팅이 중지되기 때문에 신약 허가에 실제 300일이 걸린다는 조사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허가·심사 기간이 다른 국가 규제기관보다 짧지만, 심사인력은 한국이 미국보다 수십배 더 적었다. 신약 심사 수수료는 나라마다 수백배 정도 차이가 났다.
한국 식약처는 총 176명의 심사인력이 의약분야 제품 전체를 심사하고 있다. 의약품 74명, 바이오 59명, 의료기기 43명으로 나눠져 있으며, 신약 수수료는 의약품, 바이오 의약품 모두 617만원으로 동일하다.
이와 달리 미국 FDA의 심사인력은 총 8398명으로, 의약품 효능 및 안전성을 심사·승인하는 CDER 5397명, 생물학제제 평가 담당 CBER 1174명, 의료기기 평가 CDRH 1827명 등으로 나눠 업무를 맡고 있다.
신약 허가·심사 수수료는 의약품, 바이오 모두 30억2000만원(약 258만8500달러) 수준이었고, 의료기기는 3억7000만원(약 32만2147달러) 정도로 조사됐다.
유럽 EMA(독일)의 경우 총 4000명이 허가·심사를 담당하고 있으며, 이중 대다수가 의약품을 심사하고, 바이오에는 800명이 배치돼 있다.
의약품 심사 수수료는 건당 4억3000만원(32만2900유로) 수준이었다. 의료기기는 정부 규제기관이 별도 없으며, 민간 인증기관인 NB의 심사기관 및 수수료는 기관마다 상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캐나다HC의 심사인력은 총 1160명으로, 의약품 700명, 바이오 311명, 의료기기 149명으로 나눠져 있다. 심사 수수료는 의약품, 바이오 3억2000만원(약 35만5579캐나다 달러), 의료기기 2100만원(2만3867달러) 수준이다.
일본 PMDA의 경우 총 516명이 의료제품 심사를 담당하고 있으며, 의약품 250명, 바이오 60명, 의료기기 100명, 심사조정 및 제품화지원 151명 정도로 구성돼 있다.
심사 수수료는 의약품, 바이오 모두 5억800만원(약 4690만엔) 수준이며, 의료기기는 1억4000만원(약 1273만엔) 수준으로 정해져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국내에선 신약의 심사 및 허가에 약 4개월 정도 걸려 빠른 편"이라며 "그러나 회사에 따라 제출하는 서류가 천차만별인데 많은 경우 한 트럭 정도 되는 자료를 낼 때도 있어 심사관들의 업무 부담이 큰 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