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이탈 이후 급격하게 변화한 병원 시스템에서 입원전담전문의는 기존 업무에 더해 추가적인 역할을 떠맡는 등 과중한 부담을 겪는다는 게 현장의 근무자들의 호소다.
최근 정지수 순천향대학교 천안병원 종양혈액내과 교수(제1저자)는 내과학회지에 ‘의대 확장에 따른 한국 병원 의사 업무 패턴 변화’ 연구논문을 공개했다.
이번 연구는 대한내과학회 입원의학연구회 및 외과계 입원전담전문의연구회에 속한 입원전담전문의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다.
연구회는 2024년 4월 2일부터 4월 30일까지 응답자 특성 및 근무 유형, 근무 시간, 환자부담, 보조 인력의 가용성및 의과대학 증원 사태 후 직무 범위 변화 등을 분석했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63명의 응답자(남녀비율 균등, 중간 연령 39세) 중 전담의 전일근무 비율이 22.2%에서 39.7%로 증가했다. 주5일 주간 근무는 60.3%에서 52.4%로 감소했고 주당 평균 근무 시간도 40시간에서 45시간으로 증가했다.
또 입원전담전담의가 담당하는 환자 역시 10명 이하 또는 26명 이상 비율이 증가했으며 50% 이상이 추가적인 보조인력 수급 없이 단독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초과 업무→중증환자 응급 상황 대응 안전도 향상
응답자 70%는 중증환자 및 응급 상황 대응에서 안전도가 향상됐다고 평가했지만, 이는 병원전담의와 전문의들이 초과 업무를 기반으로 발생한 결과로 분석했다.
이 같은 상황이 장기적으로 지속될 시 의료진들 과로 등 소진은 물론 병원 시스템에 악영향을 끼치고 응답자의 33%는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사직을 고려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특히 상당수는 전담전문의가 초과근무 수당도 받지 못해 근무환경 개선이 시급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병원전담의는 국내 의료시스템에서 점차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으며 이번 사태로 그 필요성이 더욱 부각됐지만 처우는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근무 경력이 쌓인 중위권 대학병원의 임원전담전문의 가운데 빅5병원으로 옮기는 이직률도 상당하다는 게 병원계 전언이다.
이에 정 교수는 의료계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입원전담의가 고유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의료시스템 질과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정책적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정지수 교수는 “미국 등 선진국처럼 병원전담의를 중심으로 한 입원 환자 진료시스템 도입이 필요하며 과중한 업무를 맡고 있는 전담전문의에 대한 적절한 보상과 보조인력 지원, 근무환경 개선이 필요함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