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병원협회 온라인 쇼핑몰 폐쇄…1월15일 중단
2020년 9월 오픈 이후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병원계 구매관행 한계
2025.01.10 05:14 댓글쓰기



코로나19 초반 마스크 공급 대란 사태에서 일선 의료기관들에 단비 역할을 기대하며 가동된 대한병원협회 온라인 쇼핑몰이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운영을 중단한다.


지난 2020년 9월 오픈한지 4년 4개월 만으로, 온라인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는 등 개점휴업 상태인 점을 고려한 조치다.


대한병원협회는 오는 15일부로 온라인 쇼핑몰 운영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해당 쇼핑몰에서 이뤄지던 모든 거래는 중단된다.


병원협회 온라인 쇼핑몰은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인 지난 2020년 9월 문을 열었다. 마스크를 중심으로 방호복, 페이스쉴드, 소독제 등이 판매됐다.


해당 쇼핑몰은 코로나19 초기 공적 마스크 공급의 연장선에서 태동했다. 정부는 사상초유의 감염병 사태로 마스크 대란이 발생하자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공적 마스크 시스템을 가동했다.


이에 따라 대한병원협회는 2020년 3월부터 매주 정부에서 마스크를 조달받아 전국 3400여개 병원에 공급했다.


공급 초기에는 전 사회적으로 마스크 파동이 최고조에 달했던 만큼 하루라도 빨리, 한 개라도 많이 확보하려는 병원들의 신청이 쇄도했다.


병협 역시 원활한 마스크 공급을 위해 전직원이 주말도 반납하고 매일 밤 12시 넘는 시간까지 애를 썼지만 동시다발적인 전국 병원의 수요를 감당하기는 역부족이었다


하지만 공적마스크 공급 한 달 이후부터 일선 병원들의 마스크 수급 현황은 확연히 개선됐다.


1일 공급량을 66만개에서 100만개 넘게 늘렸고, 일반 국민 대상 공적마스크 판매도 병행되면서 차츰 안정을 찾았다.

 

병원들의 신청량도 초반 대비 크게 줄었다. 그럼에도 정부와 생산업체의 계약이 6월 말까지였던 만큼 공적마스크 제도를 유지해 왔다.


보건당국은 전반적인 마스크 수급 상황을 감안해 공적 공급을 중단키로 결론 내렸고, 유통을 위탁해온 대한병원협회, 대한의사협회 등 유관단체 등도 더 이상 접수를 받지 않기로 했다.


병협 온라인 쇼핑몰은 그로부터 3개월 후인 9월에 오픈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여전히 진행중이었고, 의료기관 마스크 착용 의무화도 적용되고 있었던 만큼 수요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국내 마스크 공급 상황이 빠르게 안정되면서 쇼핑몰은 활성화 되지 못했다. 오픈 초반 간헐적으로 들어오던 주문도 이듬해부터는 거의 전무했다.


일선 병원들 입장에서는 거래처에서 마스크를 포함한 각종 의료소모품을 구매하던 방식으로 빠르게 회귀했고, 가격 경쟁력도 확보하지 못하면서 쇼핑몰은 병원들의 관심을 받지 못했다.


당시 정영호 회장도 쇼핑몰 활성화를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로 방치됐다. 결국 병협은 4년 만에 쇼핑몰 폐쇄를 결정했다.


사실 병협의 쇼핑몰 실패는 비단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06년 산업자원부 지원을 토대로 전자구매시스템을 구축하고 거즈, 붕대, 패드, 밴드 등 의료소모품에 대한 공동구매 사업을 전개한 바 있다.


‘병원 종사자만을 위한 전문 쇼핑몰’을 표방하며 의료용품에서 가전제품까지 다양한 제품을 취급했다. 입점업체도 8개 분야 16개 업체를 유치하며 의욕을 보였다.


건강식품, 화장품, 가구, 전자제품, 의류에 이르기까지 병원에서 필요한 물품 일체를 구입할 수 있는 종합 쇼핑몰을 지향했다.


하지만 병원들의 저조한 반응에 고전을 면치 못했고, 결국 입점업체들도 하나 둘 떠나면서 공동구매 사업을 접어야 했다.


한 병원계 인사는 “병원에서 구매업무는 특수성을 갖고 있는 만큼 단순히 가격 경쟁력으로 접근하는 방식은 한계가 있다”며 “쇼핑몰은 병원계 구매관행을 넘기 어려운 구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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