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치매 대표 병변인 ‘독성 아밀로이드 베타’를 제어할 수 있는 분자적 기전을 최초로 규명, 산발성 알츠하이머성 치매의 새로운 치료 접근법을 제시했다.
아밀로이드 베타는 아밀로이드 전구 단백질(APP)에서 효소 작용을 통해 절단돼 생성되는 조각이다.
이 단백질은 뇌에서 비정상적으로 축적되는 경향이 있으며 세포에 독성을 유발하고 신경세포 기능과 생존에 손상을 준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원장 차순도)은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안지인 교수팀이 알츠하이머성 치매와 관련된 단백질인 독성 아밀로이드 베타와 EBP1 단백질 발현 변화에 따른 발병기전을 규명했다"고 지난 4일 밝혔다.
연구팀은 EBP1 발현 저하로 인한 독성 아밀로이드 베타 축척 및 인지기능 장애 등 알츠하이머성 치매 발병 기전을 새로 입증했다.
EBP1 유전자를 제거한 마우스를 동물모델로 제시, EBP1 발현 유지를 통한 기능 보존이 기억 능력을 향상시키고 인지기능을 개선시키는 등 알츠하이머성 치매를 줄인다는 효과를 확인했다.
전 세계 치매환자는 약 5500만명으로, 최근 국내에서 알츠하이머성 치매 치료제가 승인돼 실제 환자에게 적용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뇌(腦) 속에 쌓여 신경세포를 죽이는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 생성을 제어하는 약물은 미비한 실정이다.
또 주로 치매 연구에 사용되는 마우스 모델은 유전적 변이를 가하기 때문에 실제 전체 치매의 5%밖에 해당 되지 않는 조기 발병 알츠하이머 상황과 유사하다.
유전적 변이(가족력) 없이 노화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발생하는 산발성 알츠하이머 동물모델이 요구되고 있다.
연구팀은 EBP1 단백질이 노화 및 알츠하이머성 치매 환자 뇌에서 특정하게 발현이 감소하는 현상에 초점을 맞추어 연구를 시작했다.
그 결과, EBP1 유전자 결손 마우스의 뇌에서는 노화에 따라 신경세포 내 독성이 점진적으로 유도돼 뇌 위축, 신경염증 반응, 인지 기능 저하 등의 알츠하이머성 치매 증상이 증가됨을 확인했다.
이는 인간의 산발성 알츠하이머 치매 병리와 유사해, 해당 마우스 모델이 산발성 알츠하이머 치매 동물모델로 적용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EBP1은 알츠하이머성 치매에서 비정상적으로 절단 현상이 일어나고, 이로 인한 기능이 결함되어 세포 내 독성 아밀로이드 베타 생성을 촉진시킨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나아가 알츠하이머 마우스 모델에 EBP1을 과발현 시켜 기능을 복원했을 때, 아밀로이드 베타 축적물이 감소되고 학습과 기억능력 향상의 놀라운 효과를 보였다.
알츠하이머성 치매의 치료적 효용성을 가진 신규 단백질을 발견했다는 의미를 확인한 것이다.
안 교수는 “치매 대부분을 차지하는 산발성 알츠하이머병 연구에 알맞은 마우스 모델을 제안하고, 병리기전을 분자와 세포, 동물모델과 환자 조직에서 밝혀내 제어 기전을 제시한 것”이라면서 “후속연구를 통해 알츠하이머병 치료전략으로 독성 단백질 제거 기전을 밝히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보건복지부, 과기부 공동 치매극복연구개발사업 지원을 통해 수행된 이번 연구는 신경과학 분야 상위 1.1% 국제학술지 네이쳐 에이징(Nature Aging)에 1월 8일자로 온라인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