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막바지로 향하면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정기 주주총회를 속속 개최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대표들이 직접 작년 성과를 돌아보고 금년 경영 전략과 포부를 밝혔다.
우선 대부분 업체들은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연임으로 안정성을 갖추는 모습이다. 다만, 일부 제약사들은 대표 체제를 변경하는 등 전략적 교체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확실한 건 정부의 첨단산업 투자 의지가 강한 만큼 제약사들도 신약 개발 등 빅파마 도약을 위한 동력 발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주주가치 제고도 업계 최대 과제로 떠올랐다.
유한양행·셀트리온·삼성바이오로직스, 빅파마 도약 ‘주주가치 제고’ 최선
지난해 폐암 신약 렉라자의 FDA 허가를 얻어낸 유한양행을 비롯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국내 대형 제약바이오 기업들 대표이사들은 빅파마 도약에 방점을 뒀다.
유한양행은 지난 20일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매출 목표 초과 달성을 비롯 전통 제약사 1위 위치에 맞는 주주가치 제고에 총력을 약속했다.
이를 위해 유한양행은 보통주 1주당 배당금 500원, 우선주 510원의 현금배당(총 375억 원)을 실시하기로 했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 현금 배당이다.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이사 사장은 “주주들과 임직원들 노력으로 렉라자가 병용 1차 치료제로 미국 FDA 승인을 받고 순매출 2조원 성과를 낼 수 있었다”며 “유한 ‘Great & Global’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목표를 초과 달성하고 주주가치 제고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최대 실적을 거둔 만큼 시설 투자와 더불어 글로벌 거점 확대, 주주가치 제고 등에 공을 들일 전망이다. ESG 경영도 소홀히 하지 않겠단 계획이다.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ESG 경쟁력 역시 글로벌 기업이 파트너사를 선택할 때 중요한 요소”라며 “CDMO 업체 최초 영국 지속가능시장계획위원회(SMI) 참여, 지속가능경영 우수 평가 획득 등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차세대 항암제로 꼽히는 항체-약물접합체(ADC)는 물론 아데노연관바이러스(AAV), 세포유전자 치료제 등 치료제 모달리티(치료접근법)와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것”이라며 “미국 영업소를 비롯 일본 도쿄 영업사무소 역할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셀트리온 역시 창사 이후 처음으로 자본준비금을 감액하는 등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에 나선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
이는 이달 발표했던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서 중장기 배당성향 확대를 포함한 주주친화 정책을 예고 이후 첫 과제 실행으로, 자본 항목 구조개선을 추진하게 됐다.
서진석 셀트리온 대표는 “서정진 회장은 셀트리온 설립 이후 한국 제약산업 발전에 기여한 다양한 성과를 이뤄왔다”면서 “주요 제품의 글로벌 점유율 확대와 신규 제품 판매, 신약 개발 등 성과, 성장동력을 기반으로 기업가치를 높여나가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10대 제약사 혁신 위한 ‘도전’ 방점···종근당·대웅·한미 주목
종근당은 지난 26일 충정로 본사에서 제12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2024년 사업성과를 보고하는 한편 신약 개발에 대한 의지와 회사의 지속가능성장 역량에 주목했다.
김영주 종근당 대표는 “CKD-510 기술수출 계약 이후 기저효과로 지난해 매출과 이익이 불가피하게 감소했으나 기존 제품의 매출증대와 신제품 출시, 신규품목 도입 등을 통해 지속적인 성장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이상지질혈증 치료 신약 CKD-508의 미국 임상 1상 돌입, ADC 항암제 CKD-703의 국가 신약개발사업 과제 선정 등 성과를 냈다”면서 “ADC와 같은 항체치료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미래 성장 기반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웅제약은 국산 신약 성장을 기반으로 1품 1조 전략, 디지털 헬스케어를 통해 성과를 내면서도 주주가치 제고, 글로벌 경쟁 확대 등을 전격 천명했다.
이창재 대웅제약 대표는 “글로벌 경쟁 심화와 경제적 불확실성 속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주주들의 관심과 성원 덕분”이라며 “지속 가능한 성장을 통해 기업가치를 극대화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대웅의 이름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웅제약은 단일 품목으로 연매출 1조 원을 달성하는 ‘1품 1조’ 비전을 통해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을 육성하고, 세계 무대로 도약할 것”이라며, “변화와 혁신을 멈추지 않는 글로벌 경쟁력으로 성장을 실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너일가 경영권 분쟁으로 지난해 부침을 겪었던 한미약품그룹은 전문경영인 중심 역할 확대와 더불어 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 역량에 전사적인 노력을 쏟아 붓는다는 계획이다.
한미약품 지주사 한미사이언스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된 김재교 부회장은 “제약산업 발전과 맥을 같이해 온 한미그룹의 일원으로 참여하게 돼 기쁘다”라며 “한미그룹의 새로운 도전과 혁신을 이끌어 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창업주 임성기 회장께서 일평생 가꿔온 한미 정신(창조와 혁신, 도전)을 받들어 ‘R&D 한미’ 명성을 되찾는 일에 집중하겠다”며 “우선 과제로 조직을 안정시키고 한미 구성원 모두 한마음으로 혁신하고 도전에 나설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삼진‧ 동화‧ 제일 등 중견 제약사, 글로벌 진출·윤리경영·연구개발 속도
삼진제약은 지난 3월 21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책임경영 강화와 미래 번영을 위한 성장 가속화를 꾀하고자 조규석, 최지현 사장을 각자 대표이사에 신규 선임했다.
삼진제약은 올해 경영 목표를 ‘건강한 혁신, 지속 가능한 성장’으로 설정했다. 지난해 본격 가동된 오송공장의 생산 능력 향상에 힘쓰고 신약 연구 건전성을 관리할 예정이다.
주총을 끝으로 물러난 최용주 삼진제약 전(前) 대표이사는 “올해도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건강한 혁신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통해 토탈헬스케어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휴온스 지난 28일 진행된 주총에서 윤성태 회장 복귀와 함께 대도약을 천명했다. 주주환원 정책과 더불어 글로벌 시장 확대, 신약 확보 등 미래 먹거리 육성에 전사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윤성태 휴온스 회장은 “경제적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창립 60주년을 맞은 휴온스그룹에게 올해는 도약하기 위한 중요한 시점”이라며 “글로벌 시장 확대, 연구개발을 통한 신성장동력 확보 등 지속 성장을 위한 과제들을 살필 것”이라고 말했다.
휴온스글로벌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도을 수립했다. 3개년(2023~2025년) 주당 배당금을 직전 사업연도 배당금 대비 최소 0%에서 최대 30%까지 상향하고 반기 및 결산배당으로 연 2회 중장기 배당정책을 실천 중이다.
동화약품(대표 유준하·윤인호)은 지난 26일 정기 주총에서 윤인호 부사장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하면서 본격적인 '오너 4세' 시대를 열었다. 윤 대표는 윤리경영에 방점을 찍었다.
윤인호 동화약품 대표는 "국내 최장수 제약회사로서 쌓아온 역량과 신뢰, 업계 최고 수준의 공정 거래 및 윤리경영 원칙을 바탕으로 사업다각화에 힘써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으로 나가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일파마홀딩스·제일약품은 지난 25일 주총에서 오너 3세인 한상철 제일약품 사장을 회사 공동대표에 선임, 공동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이와 함께 신약 개발을 통한 글로벌 시장 진출을 천명했다.
한상철 제일파마홀딩스 대표는 “혁신이 필수적인 분야인 제약산업에서 연구개발에 집중해 의미 있는 성과를 이뤘다라며 “올해도 철저한 예측과 리스크 관리를 통해 적극적으로 경영지원 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석제 제일약품 대표는 “대한민국 37호 신약으로 승인된 ‘자큐보’로 회사 연구개발 역량과 혁신성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면서 “신약뿐만 아니라 기존 제품 개량 및 적응증 확대 등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고 글로벌 시장 진출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광약품은 26일 정기 주총을 열고 주요 안건을 의결하면서 신약 동력 확보, 20위 이내 제약사 진입 등의 목표를 제시했다. 이와 함께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의지를 피력했다.
이제영 부광약품 대표는 “지난해 정상화 과정에서 당면한 과제 해결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노력했다”면서 “올해는 지속가능한 성장과 핵심 경쟁력 확보가 전환점이 될 것이다. 신사업 확대 및 연구개발 강화에 힘쓰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