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학교 의과대학이 수업에 참여하지 않은 본과 3‧4학년생 110여명에 대해 '유급' 처분을 내리기로 했다. 대규모 유급이 처음 현실화되면서 향후 의대교육 정상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의료계에 따르면 고려의대는 지난 10일 교육사정위원회를 열고, 실습수업 출석률이 기준에 미달한 학생들의 유급을 결정했다. 고려대는 학칙상 전체 수업일수의 1/3 이상 결석하면 유급 대상이 된다.
이번 유급 결정은 본과 3‧4학년 학생들에게 집중됐다. 본과 3학년은 학년 재학생의 80%가 넘는 70여명이 수업에 참여하지 않아 유급 대상에 포함됐다.
본과 4학년 역시 지난 3일부터 시작된 3주간의 임상실습에 참여하지 않은 학생 40여명(약 58%)에게 유급 조치가 내려졌다. 이들은 실습 중심의 커리큘럼 특성상 1년 간 수업을 받지 못하게 된다.
고려대는 오는 14일 이후 다시 회의를 열어 개별 유급 통보 방식과 구체적 절차를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조치는 본과생 전체를 대상으로 한 첫 유급 사례로, 다른 대학들의 유사 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앞서 본과 고학년 학생들의 수업 참여율이 일부 대학을 중심으로 오르며 수업 정상화 흐름이 감지됐지만, 고려대는 여전히 수업 참여율이 낮은 수준이다.
특히 고려의대 학생대표는 지난 9일 연세대, 성균관대, 가톨릭대, 울산대 학생들과 공동 입장을 내고 수업거부 투쟁을 지속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어, 향후 유급 대상자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한편, 교육부는 "등록은 완료됐으나 실질적인 수업 참여가 정원 조정의 기준이 될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만큼 이번 유급 조치가 향후 정원 조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