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소·중견 제약사 중 일부 업체들의 연구개발(R&D) 인력이 최근 1년 사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R&D 공백’에 따라 일부 사업 동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상위권 대형 제약사들은 연구개발 인력은 계속 증가 추세여서 이들 회사들의 투자 및 미래 연구방향에는 더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전체 매출 기준 3000억원 미만 중소 제약사 중 하나제약·영진약품·이연제약 등의 석·박사급 연구개발 주요 인력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2023년 12월과 비교해 2024년 12월 기준 하나제약 70명→66명, 영진약품 58명→54명, 이연제약 28명→21명으로 1년 사이에 R&D 중심 인력들이 다소 줄어들었다.
영진약품의 경우 회사 임원급 핵심연구 인력 2명 중 1명인 박홍준 개발본부 총괄이 퇴임하면서 현재 핵심연구 임원이 1명 뿐이다. 영진약품 관계자는 “임기 만료로 퇴임했다”고 밝혔다.
반면 중견제약사 보령(180명→190명), 동화약품(104명→107명), 유나이티드제약(72명→75명), 환인제약(82명→87명), 대한뉴팜(59명→78명) 등은 1년 사이에 R&D 인력이 소폭 늘었다.
상위제약사 중심 연구인력 재편 추세 관측
매출 성장성은 물론 R&D 투자가 늘고 있는 상위사 중심 연구 인력의 이동이 이뤄지는 모습이다.
특히 눈길을 끄는 건 중견제약사 중에서 일부 상위사도 연구인력이 늘어났지만, 10대 대형 제약바이오 업체 중에서 R&D에 투자를 크게 하는 업체들의 연구 인력이 꽤 많이 증가했다.
대표적으로 셀트리온의 경우 R&D 인력이 1년 사이 676명→709명, 유한양행 417명→447명 및 한미약품은 637명→676명으로 늘었다. 이들 기업만 평균 6% 가량 많아졌다.
특히 유한양행과 한미약품은 연구개발에만 매년 2000억원 넘게 투입하는데 이의 일환으로 연구 인력도 대거 흡수되는 양상이다.
유한양행은 현재 지아이이노베이션에서 도입한 알르레기 치료제 ‘YH35324’, ABL바이오 도입 면역항암제 ‘YH32367’ 연구에 속도를 내고 있고, 한미약품은 전주기적 비만치료 신약 프로젝트 ‘H.O.P’ 한국인 맞춤 비만 치료 삼중작용제 임상 등에 전사적으로 나서고 있다.
결국 핵심 인력 이탈은 제약사 개발 일정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고, 특히 중소형 제약사의 경우 프로젝트 지연 뿐만 아니라 기술이전 협상, 투자 유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한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연구 인력 확보와 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경쟁력 있는 인재가 대형 제약사나 인공지능(AI) 기반 신약개발 기업 등으로 옮기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술력 못지않게 인력 유지가 중요한 과제가 됐다”며 “R&D를 강화하겠다는 기업 전략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인력 확보 및 유지에 있어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