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녹십자 '탄저 백신' 허가…'국방바이오' 신호탄
39호 신약 배리트락스주, 세계 첫 '재조합 단백질' 방식…질병청 "국가 안보 기여"
2025.04.15 05:46 댓글쓰기

OpenAI ChatGPT (AI 생성 이미지)


GC녹십자가 세계 최초로 유전자 재조합 단백질 기반 탄저 백신 ‘배리트락스주’의 국내 품목허가를 획득하며, 제약·바이오 산업의 새로운 축으로 ‘국방바이오’가 부상하고 있다.


기존의 감염병 대응을 넘어, 국가 안보 차원의 생물테러 대응 백신 개발이 국내외에서 핵심 산업으로 떠오르면서 백신 주권 확보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GC녹십자는 질병관리청과 공동 개발한 탄저 백신 ‘배리트락스주’가 국산 39호 신약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국내 품목허가를 받았다.


탄저균은 열악한 환경에서도 장기간 생존이 가능하며, 공기 중 살포가 용이한 1급 법정감염병이다. 치명률은 97%에 달해, 생물학 무기로 악용될 가능성이 높다.


배리트락스주는 두 종류의 탄저균 독소 인자를 세포 내로 전달하는 방어항원(PA) 단백질을 유전자 재조합 기술로 만들어낸 백신이다. 접종을 통해 방어항원을 매개로 한 면역반응을 유도해 탄저병을 예방할 수 있다.


기존 백신은 세균 배양을 통해 만들어져 미량의 탄저균 독소 인자가 남아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지만, 배리트락스주는 단백질 항원 기반으로 제조되어 이러한 부작용을 제거했다.


GC녹십자 측은 “보다 안전한 재조합 단백질 방식으로 탄저 백신을 개발한 것은 세계 최초”라고 설명했다.


해외는 국방 분야 바이오, 이미 ‘전략화’···韓 GC녹십자, 시장 확대 기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탄저균을 생물테러 고위험 A등급 병원체로 지정하고 있다.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분쟁 등 국제 정세가 불안정해지면서 생물무기 사용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고위험 병원체 백신 보유는 선택이 아닌 필수로 인식되고 있다.


비록 ‘국방바이오’라는 용어가 국내에서 명시적으로 사용되진 않았지만, 국방과 바이오 기술의 융합은 국내외에서 중요한 이슈로 다뤄지고 있다.


미국, 영국, 독일, 이스라엘 등은 이미 국방부 중심의 전용 백신 및 치료제 시장을 육성하고 있으며, 국방예산 중 생물방어 분야의 비중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특히, 미국의 이머전트 바이오솔루션스(Emergent BioSolutions)는 탄저 백신 ‘바이오스랙스(Biothrax)’를 미국 국방부에 공급하며 수십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바바리안 노르딕(Bavarian Nordic)은 천연두 및 원숭이두창(Monkeypox) 백신을 유럽과 북미 등에 공급 중이다.


코트라(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에 따르면, 미국은 2023년 ‘국가 바이오 기술 및 바이오제조 이니셔티브’ 행정명령을 통해 국방부 중심의 바이오 기반 국방 물자 공급망을 안정화하고 관련 산업 강화를 위해 14억 달러(한화 약 2조 원)가 넘는 예산을 집행했다.


팬데믹을 계기로 전염병뿐 아니라 공급망 자체가 무기화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국가 안보 측면에서 주요 물자 생산 기반을 동맹국 중심으로 재편하려는 전략의 일환이다.


한국에선 GC녹십자 외에는 관련 분야 백신 개발 사례가 전무하다. GC녹십자 사례를 계기로, 향후 국내 국방 분야 바이오 기업들의 진입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번 신약 허가는 단순한 상업적 성과를 넘어, 국내 백신 자급화와 더불어 안보 차원의 전략적 무기화라는 점에서 정부, 보건 당국, 국방부는 물론 시장의 관심도 더욱 커지고 있다.


정부는 2023년 ‘제3차 제약바이오산업 육성·지원 종합계획’을 통해 ‘국산 백신 자급화’를 추진하며, 생물테러 대응 백신 및 고위험 병원체 대응 기술을 전략 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GC녹십자의 배리트락스주는 향후 질병관리청, 행정안전부, 국방부 등 주요 부처의 백신 비축 사업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정윤석 질병청 고위험병원체분석과장은 “국가 보안이나 기능 유지를 위한 목적으로 사용될 예정이며, 질병청 실험자, 소방, 경찰, 지자체 대응요원 등 초동 대응 인력에게 우선 접종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며 “구체적인 계획은 추후 논의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허은철 GC녹십자 대표는 “탄저 백신의 국산화는 백신 주권 확보, 국가 공중보건 안보 증진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라며 “창립 이래 백신과 혈장분획제제 등 필수의약품의 국산화에 앞장서 왔고, 향후에도 기초의약품 공급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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