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학년도 1학기에만 현역병 입영을 위해 군 휴학을 신청한 의대생이 2074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의정갈등 이전 인원보다 무려 5배 많은 수준이다.
1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서명옥 의원(국민의힘)은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공개하며 "군의관·공중보건의사(공보의) 인력 수급에 심각한 차질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서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에는 1749명의 의대생이 군 휴학을 했으며, 의정갈등 이전인 2023년에는 418명이었다.
서 의원은 의대생이 군의관·공보의가 아닌 현역병 입영을 결정하는 가장 큰 이유로 정부에 대한 불신을 꼽았다.
그는 "기간, 처우 등 복무요건 문제도 있지만 정부 정책의 허술함, 의정갈등이 크다"며 "최근 정부가 사직전공의의 군 입영 문제를 대응하는 걸 지켜본 의대생이 현역병 입영을 선택한다는 지적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전공의 집단사직으로 올해 3000여명의 사직 전공의가 군 입영 대상이 되자, 정부는 이들을 입영대기자로 분류하고 순차적으로 3년에 걸쳐 입영시킨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기준과 방식을 제시하지 않았고, 의료계는 "정부가 자의적인 판단으로 개인 자유를 제한한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한 상황이다.
서 의원은 "정부의 군 의료자원 관련 정책이 허술한 규정과 땜질식 처방으로 지속돼 왔다"며 "안일한 대처가 의대생 현역병 입영 문화로 이어졌다"고 비판했다.
작년 1월~올 2월, 현역 입영 1882명···대공협 "올해 3000명 넘길 것"
같은 날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대공협, 회장 이성환)도 비슷한 수치의 자료를 발표했다.
대공협이 이달 6일 병무청으로부터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알아낸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의대생 현역 및 사회복무요원 입영자 수가 1882명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1월 1일~12월 31일, 올해 1월 1일~2월 28일까지 추계된 결과다.
현역 입영 대상자는 1602명(지난해 1363명, 올해 1~2월 239명)이고, 사회복무요원 입영 대상자는 280명(지난해 174명, 올해 1~2월 106명)이다.
이는 대공협이 불과 네 달 전 밝힌 1333명 대비 41.2% 증가한 수치다.
이성환 대공협 회장은 서명옥 의원실이 공개한 교육부 의대생 군휴학자 수와 실제 현역 입영자 차이가 거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1년 간 군휴학자가 1749명인 데 반해 올해 1학기 동안 군휴학자가 2074명이다"며 "올해 통틀어 입대자 수가 지난해 보다 2배 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어 "입영에 소요되는 시간으로 인해 수 차이는 있으나 결과적으로 올해 3000명 이상의 미필 의대생이 현역으로 입대하는 건 기정사실"이라고 덧붙였다.
37개월 군복무 단축의 필요성을 일관되게 주장해 왔지만, 문제가 터지고 나서야 이를 '시도'하겠다는 보건복지부 방침이 와닿지 않는다는 게 이성환 회장 입장이다.
그는 "단기적 처우 개선이라도 서둘러 달라는 말이 반영되지 않은 지침에 많은 공보의들이 절망했다"면서 "징벌적 복무기간이 변하지 않은 상태에서 대공협은 의대생에게 공보의·군의관 지원을 결코 추천 않겠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