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바이오사이언스 코로나19 치료제 또 '제동'
중앙약사심의委 "다음 단계 진입 과학적 근거 없어 2/3상 통합 임상계획 반려"
2025.04.22 05:44 댓글쓰기



현대바이오사이언스가 5년째 개발 중인 코로나19 치료제 '제프티'가 또 다시 임상 추진에 제동이 걸렸다.


회사 측은 그간 제프티 효능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 왔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긴급사용승인 사전 검토를 불허한 데 이어 최근에는 2/3상 통합 임상시험 계획서까지 반려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식약처 중앙약사심의위원회는 현대바이오사이언스가 제출한 2/3상 통합임상 계획서에 대해 만장일치로 "타당하지 않으며 단독 2상 임상시험부터 다시 수행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현대바이오사이언스의 제프티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긴급사용승인 대상 약물로 지정돼 2상에 해당하는 300mg 및 450mg 용량 탐색 임상을 진행했는데, 두 군 모두 통계적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했다.


중앙약심은 "신청사가 제시한 디자인은 2/3상이나 실제 설계는 2, 3상이 연결돼 있지 않고 분리됐다"며 "설사 2/3상 디자인으로 신속히 접근하려 해도 현재는 코로나19의 긴급 상황이 아니며, 신청 약제 자체가 긴급하게 사용할 만큼 근거가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특히 기존 2상의 중간 용량을 제안한 것에 대해 "임상시험 다음 단계로 진입하려면 적어도 적정 용량이 사전에 탐색돼야 하는데 그런 과학적 근거가 없다"며 "현재 신청 설계는 적절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제프티에 포함된 첨가제에 대해서도 부작용 우려가 제기됐다. 중앙약심위는 "고용량군에서 특정 부작용 발생 비율이 높아졌으나 약물에 의한 것인지 질환 때문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상태"라고 꼬집었다.


중앙약심위는 또한 "2상을 별도로 수행하고 효과가 있다면 3상을 다시 신청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의견을 모았다. 


현대바이오사이언스 "식약처 판단 존중하지만 제프티 개발 지속"


현대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기간 식약처와 협의해 제프티 긴급사용승인을 위한 임상을 수행했다. 당시 2상에 해당하는 용량 탐색은 시뮬레이션으로 대체토록 권고받았으며 300mg 및 450mg 용량군으로 구성된 임상 계획을 제출했다. 이를 승인 받아 11개 기관 참여와 자료 및 안전성 감시 위원회 전원일치 적합 판정을 받고 임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 결과, 300mg 용량군에서 대조군 대비 유의한 치료 효과를 확인해 임상 결과를 보고한 바 있으며 팬데믹 완화 이후 이를 근거로 작년에 300mg 단독 용량의 3상 추가 임상시험 계획서를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팬데믹 종료로 긴급상황이 해제된 현 시점에서, 규제기관은 기존 2/3상 통합임상 결과를 긴급사용 목적 임상으로만 간주하고, 일반적인 단계별 임상 절차(2상→3상)의 재진행을 요구함과 동시에, 당사가 제출한 임상 계획서를 반려했다"고 전했다.


현대바이오사이언스는 "규제기관 판단을 존중한다"면서 "현행 규제기준, 과학적 근거, 글로벌 전략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후, 주어진 60일 이의신청 기간 내 전략적 대응 방안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현대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1월에도 제프티 긴급사용승인 사전검토를 두고 식약처와 입장 차이를 보인 바 있다.


당시 식약처는 "제프티 임상시험은 긴급사용승인을 위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외국산 치료제와 달리 사전검토를 할 수 없다"고 했지만, 현대바이오는 "긴급사용승인을 위한 통합 임상시험"이라고 주장했다.


회사는 또한 "질병청은 자신들의 '전문성 부족'을 이유로 긴급사용승인을 위한 사전 검토를 할 수 없다고 한다. 식약처는 질병청 요청이 없으니 사전검토가 불가능하다고 한다"면서 "그러나 2021년, 2022년 식약처는 질병청의 긴급사용승인 요청이 있기 전에 외국산 치료제 2건에 대해 사전 검토를 진행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동일한 임상을 추진했음에도 국산 코로나19 치료제는 사전 검토가 안 되고 외국산 코로나19 치료제는 사전 검토가 가능한 것은 차별"이라고 맞섰다.


이처럼 현대바이오는 식약처와 지속적인 갈등을 겪고 있지만 제프티 개발은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코로나19뿐만 아니라 엠폭스, 뎅기열, 조류독감 등 다양한 바이러스 질환에 대한 치료제로 확장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회사 측은 "이번 통합임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미국 국립보건원(NIH)을 포함한 북미권 협력기관들과 다양한 적응증으로 개발을 진행 중이다. 아울러 베트남 중앙윤리위원회(IRB) 승인을 바탕으로 뎅기열 및 유사 바이러스 치료제에 대한 글로벌 2/3상 통합임상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댓글 0
답변 글쓰기
0 / 2000
메디라이프 + More
e-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