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도 암처럼 '등급·병기' 구분…중증환자 관리
대한당뇨병학회, 췌장 기능·합병증 기반 새 당뇨 분류체계 'DGSC' 제시
2025.12.04 06:08 댓글쓰기

대한당뇨병학회가 환자 췌장 기능과 합병증 진행 상태에 따라 암(Cancer)처럼 ‘등급(Grade)’과 ‘병기(Stage)’를 나누는 새로운 당뇨 중증도 분류체계를 제시했다.

이번 분류 체계를 통해 1차 의료기관과 3차 의료기관(내분비내과) 간 진료 의뢰 기준을 명확히 하고, 현행 약제비 본인부담 차등제 등에서 ‘경증’으로 일괄 분류돼 관리 사각지대에 놓인 중증 당뇨병 환자들의 치료 환경을 개선하겠다는 방침이다.

대한당뇨병학회는 3일 ‘중증 당뇨병 관리 강화 및 분류체계 개선을 위한 전략 모색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당뇨병학회 등급-병기 분류(Diabetes Grade-Stage Classification, 이하 KDA-DGSC)’를 공식 발표했다. 

현재 당뇨병은 발생 원인에 따라 크게 1형과 2형으로 분류하지만, 환자마다 중증도 차이가 커 질병 위험도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존재했다. 

암 병기 분류(TNM) 착안, ‘KDA-DGSC’… 대사·합병증 입체 평가

조영민 법제이사(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는 학회가 새롭게 정립한 DGSC 시스템을 소개했다.

새 분류 체계는 암의 병기 분류 시스템(TNM Staging)과 유사하게 당뇨병 진행 정도를 두 가지 축으로 평가했다.

DGSC 첫 번째 평가 기준인 '대사 등급'은 인슐린 분비 부족과 저항성 정도를 수치화한 것으로 인슐린 분비 능력은 C-펩타이드 수치 및 인슐린 저항성은 하루 인슐린 사용량 등으로 평가해 4등급으로 분류했다. 

첫 번째 축은 ‘병태생리 기반 대사 등급(Metabolic Grade)’이다. 인슐린 결핍 정도와 저항성을 기준으로 1등급부터 4등급으로 나뉜다. 

기준은 ▲1등급(경도)은 생활습관 교정이나 경구약으로 조절 가능한 단계 ▲2등급(중등도)은 다제 약물 요법이 필요한 단계 ▲3등급(중증)은 인슐린 분비능이 현저히 떨어져(비공복 C-peptide 0.24-0.6 ng/mL) 인슐린 주사가 필수적인 단계 ▲4등급(매우 중증)은 인슐린이 거의 분비되지 않는(C-peptide <0.24 ng/mL) 결핍 상태로 정의된다.

두 번째 축은 ‘합병증 기반 병기(Complication Stage)’다. 심혈관(ASCVD), 심부전(HF), 신장(CKD), 망막, 신경 등 표적장기 손상 여부에 따라 1기(위험 단계)에서 4기(진행된 질병 단계)로 구분한다. 3기 이상은 협심증, 사구체여과율(GFR) 감소, 시력 이상 등 임상적으로 명확한 질병이 확인된 상태다.

평가 대상에는 심혈관질환, 심부전, 만성신장질환, 당뇨병망막병증, 신경병증이 포함되며 합병증 단계 역시 4기로 구분된다. 

1기는 합병증은 없지만 고혈압, 비만 등 위험 요인이 있는 상태며 ▲2기는 검사에서만 발견되는 초기 합병증 상태 ▲3기는 협심증, 신장 기능 저하, 시력 이상 등이 임상적으로 확인되는 단계 ▲4기는 심근경색, 말기 신부전, 실명 등 생명을 위협하는 진행 단계다.

조 법제이사는 “학회 연구진은 당뇨병 대사 등급과 합병증 단계를 바탕으로 ‘중증 당뇨병’은 3등급 이상 또는 3단계 이상으로 정의한다”고 말했다. 인슐린 기능이 심하게 저하됐거나 장기 손상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를 중증으로 판단한다는 뜻이다.

비전문가 진료 시 합병증 검사 ‘구멍’…안저검사 시행률 2.2% 불과

내분비내과 전문의와 타 진료과의 당뇨병 관리 질(Quality) 격차를 보여주는 실제 임상 데이터도 공개돼 눈길을 끌었다.

이용호 총무이사(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가 강릉아산병원 등 3개 대학병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내분비내과에서 진료받는 당뇨병 환자 안저검사 시행률은 45.4%인 반면, 타과에서 약제 처방만 받는 환자의 시행률은 2.2%에 불과했다.

당화혈색소(HbA1c) 검사 역시 내분비내과 환자는 0.5%만이 검사 기록이 없었던 반면, 타과 환자는 40.9%가 관찰 기간 내 한 번도 검사를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총무이사는 “타과에서 당뇨병을 관리 중인 환자군에서 미세혈관 합병증 선별 검사 시행률이 매우 낮게 나타났다”며 “이는 중증 환자가 전문적인 관리 체계 내로 들어오지 못하고 방치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학회는 1차 의료기관 등에서 중증 당뇨병을 쉽게 선별할 수 있는 간소화된 기준도 함께 제시했다. ▲당화혈색소 9% 이상 반복 ▲심각한 저혈당 발생 이력 ▲다회 인슐린 요법 필요 ▲사구체여과율 60 미만 등이 확인될 경우 즉시 전문가 의뢰 등이다. 

학회는 이번 DGSC 분류 체계가 단순한 학술적 제안에 그치지 않고, 실제 의료전달체계 개선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차봉수 이사장은 “새로운 분류 체계는 환자 위험도에 따른 맞춤형 치료 전략 수립과 의료 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며 “향후 이를 바탕으로 중증 당뇨병 환자 심층 진찰료 신설 등 실질적인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대한당뇨병학회는 이번 분류 체계를 2025년 발간될 ‘당뇨병 진료지침’에 반영하고 대규모 임상 데이터를 통한 검증 연구를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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