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의료계를 관통한 가장 큰 변화는 장기간 이어졌던 의정갈등이 봉합 국면에 들어섰다는 점이다. 2024년 의료현장을 멈춰 세웠던 극한 대립은 새 정부 출범 이후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고, 의료계와 정부 모두 대립이 아닌 정상화를 위해 노력 중이다. 전공의 복귀와 수련 정상화 논의가 제도권 안으로 돌아왔고, 그 과정에서 의료전달체계 개편, 국립대병원 거버넌스 논쟁, PA 제도화, 지역의사제 법제화 등 그간 갈등에 가려져 있던 구조적 과제들이 전면에 등장했다. 동시에 AI의 진료현장 진입, 약가체계 개편, 제약·바이오 기술수출 확대처럼 의료산업과 정책 환경 변화도 본격화됐다. 물론 갈등이 끝났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2025년 의료계는 대립 이후의 질서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 제도화된 정책들이 현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를 시험받은 한 해였다. 격변의 시기를 지나 ‘정상화 이후’를 맞은 의료계의 주요 이슈를 10대 뉴스로 정리했다.
이재명 정권 출범, ‘탈모·비만’ 급여화 추진
2025년 의료정책 지형에서 주목받은 변화 중 하나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탈모와 비만 치료가 건강보험 정책 의제로 본격 부상했다는 점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2월 16일 보건복지부 업무보고 자리에서 탈모와 비만 치료의 건강보험 적용을 검토하라고 지시했고, 그간 미용이나 자기관리 영역으로 받아들여지며 비급여에 머물던 항목이 처음으로 정책 테이블에 올랐다. 다만 즉각 급여화로 이어지기 보다 재정 부담과 형평성, 의학적 필요도 기준을 둘러싼 논의가 먼저 진행되고 있다. 복지부 측에서도 약제 급여화는 사전 급여적정성 심사와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취지의 설명이 뒤따랐다. 비만 영역에서는 GLP-1 계열 약제가 당뇨 적응증을 중심으로 급여 절차를 밟는 흐름이 이어지며, 급여권 진입 자체가 올해 주요 쟁점으로 부상했다. 결국 급여화 여부를 넘어 탈모·비만을 질환 관리의 범주로 어디까지 볼 수 있을지, 그 비용을 어떤 기준으로 부담할지가 주요 논의 지점으로 떠오르는 흐름이다.
상급종합병원·종합병원 구조전환 시동
2025년 의료전달체계 논의 중심에는 정부가 추진한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지원사업’이 있었다. 이 사업은 상급종합병원이 진료량 확대 경쟁에서 벗어나 중증·응급·희귀질환 중심으로 기능을 재편하도록 유도하는 정책으로, 일반병상 감축과 중증 환자 비율 확대, 진료협력병원과의 의뢰·회송 강화가 핵심이다. 윤석열 정부 시절 시범사업으로 시작돼 전 상급종합병원이 참여했던 구조전환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사실상 본사업 단계로 진행되며 병상 구성과 중증 진료 지표가 주요 운영 기준으로 반영되고 있다. 정부는 중증환자 진료에 집중하는 상급종합병원 역할을 명확히 하는 한편, 종합병원과 지역의료기관이 회복기·일반진료를 담당하는 전달체계를 함께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구조전환 사업은 병상 수나 진료량보다 기능과 역할을 중심으로 병원을 평가·지원하는 첫 시도라는 점에서 2025년 의료정책의 방향 전환을 상징하는 사업으로 받아들여졌다.
‘처단’ 당하지 않고 복귀한 전공의들
2024년 말 비상계엄 포고령에 전공의에 대한 ‘처단’ 문구가 담기며 갈등이 극단으로 치달았던 것과 달리 새 정부 출범 이후에는 의료계와 정부 간 대립 구도가 일단락되며 의료현장이 정상화 단계로 이동했다. 이 같은 변화는 전공의 수련 현장에서 가장 먼저 수치로 확인됐다. 의정갈등이 정리된 이후 진행된 2025년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서는 대형 수련병원을 중심으로 복귀가 이뤄졌고, 정부는 전체 전공의 규모가 예년의 70%대 중반 수준까지 회복된 것으로 파악했다. 다만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충원율 격차, 대형병원 쏠림 현상은 여전히 남아 있어 갈등 종료가 곧바로 지역·필수의료 정상화로 이어지지는 않았다는 점도 함께 드러났다. 그럼에도 의료계 안팎에서는 2025년을 기점으로 전공의 문제가 정상적인 모집과 수련 체계 안에서 관리되는 국면으로 전환됐다는 점에 의미를 두는 분위기다.
인공지능(AI) 광풍, 진료현장 패러다임 변화
2025년 의료계에서 인공지능(AI)은 실험적 도입 단계를 지나 실제 진료와 병원 운영에 적용되는 국면으로 넘어갔다. 가장 상징적인 사례는 서울대병원과 네이버가 공동으로 추진한 의료 특화 대형언어모델(LLM) 개발이다. 서울대병원은 방대한 임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국내 의료 환경에 맞는 AI 모델 구축 구상을 공개하며, 진료 기록 요약과 의료 문서 정리 등 진료현장 활용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는 병원이 외부 솔루션 도입을 넘어 AI 개발의 주체로 나섰다는 점에서 주목 받았다. 현장 적용도 구체화됐다. 대형병원들은 영상 판독 보조, 중증환자 예후 예측, 진료기록 정리 등 특정 업무에 AI를 접목하는 시도를 이어갔고, 의료진을 대상으로 한 AI 교육과 내부 검증체계 구축도 병행했다. 이 과정에서 AI를 ‘의사를 대체하는 기술’이 아니라 진료 부담을 줄이고 판단을 보조하는 도구로 한정해 적용하려는 흐름이 분명해졌다. 다만 책임 소재, 의료사고 발생 시 법적 판단, 데이터 활용 범위를 둘러싼 기준은 여전히 정리 과제로 남았다.
국립대병원, 교육부→복지부 이관 확정적
국립대병원의 소관 부처를 교육부에서 보건복지부로 이관하는 문제는 2025년 내내 의료계에서 가장 첨예하게 다뤄진 이슈였다. 정부는 공공의료와 지역의료 책임 강화를 명분으로 국립대병원을 보건복지부 체계로 이관하는 구상을 제시하며 관련 논의를 본격화했다. 이후 국회에서는 12월 국립대병원설치법 일부개정안이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하면서, 서울대병원을 제외한 9개 지역 국립대병원을 우선 복지부로 이관하는 방안이 제도화 단계에 들어섰다. 서울대병원은 별도 설치법이 적용되는 구조적 특성으로 인해 이번 개정안 적용 대상에서는 제외됐으며, 단계적 이관 필요성이 함께 거론됐다. 이관 추진 과정에서는 국립대병원 교수 사회를 중심으로 반발이 이어졌다. 교수단체와 병원 내부에서는 소관 부처 변경으로 병원 자율성이 축소되고 교육·연구 기능이 행정 논리에 종속되면서, 대학병원으로서의 정체성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법안은 자율성 고려 조항을 명시한 채 법제화 단계에 들어섰으며, 향후 본회의를 통과할 경우 공포 후 6개월 유예기간을 거쳐 9개 지역 국립대병원부터 순차적으로 복지부 이관이 이뤄질 예정이다.
2025년 의료계를 관통한 가장 큰 변화는 장기간 이어졌던 의정갈등이 봉합 국면에 들어섰다는 점이다. 2024년 의료현장을 멈춰 세웠던 극한 대립은 새 정부 출 , . , , , PA , . AI , , . . 2025 , . 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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