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에서 발생한 고등학생 응급실 이송 지연 사망 사건(이른바 ‘응급실 뺑뺑이’)이 열악한 소아 응급의료 인프라와 더불어 구급대와 병원 간 소통 오류가 드러난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 측의 ‘수용 가능’ 주장과 구급대의 ‘회신 불이행’ 주장이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어, 재발 방지를 위한 연락 체계의 전면적 점검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수용 가능” vs “회신 없었다”…엇갈린 14분
3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윤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보건복지부와 소방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사고 당일인 지난해 10월 20일 오전 6시 44분경 부산 동래구에서 쓰러진 고3 학생 A군을 이송하기 위한 구급대의 병원 수배가 시작됐다.
해운대백병원과 동아대병원에서 진료 불가 답변을 받은 구급대가 세 번째로 연락한 곳은 양산부산대병원이었다. 오전 6시 50분경 병원 측은 환자 상태를 전달받은 뒤 “확인해 주겠다”며 통화를 마쳤다.
쟁점은 그 이후다. 병원 측은 오전 7월 4분경 “수용 가능하다”고 다시 연락을 취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구급대 측은 어떠한 회신도 받지 못했다고 반박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14분이라는 골든타임이 흘러갔고, A군은 오전 7시 25분경 심정지에 이르렀다. 결국 A군은 오전 7시 30분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을 거뒀다.
현재 구급대원들은 소방청에 개인 및 업무용 휴대전화 통화 내역을 제출하며 결백을 주장하고 있어, 양측 간 소통의 실체적 진실을 두고 공방이 거세질 전망이다.
환자 정보 공유 미비에 환자 나이 듣자마자 “안된다” 불가 입장 피력
사건 당시 응급의료 현장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할 ‘응급의료 종합상황판’도 제 기능을 하지 못했다.
당시 양산부산대병원은 상황판에 소아청소년과 진료 제한 표시를 하지 않았음에도, 일선 구급대원을 지원해야 할 소방 구급상황센터는 이송 가능 여부를 재확인하는 과정에서 해당 병원을 연락 대상에서 제외한 것으로 밝혀졌다.
자료에 따르면 구급대가 11개 병원에 14차례 연락을 취하는 동안, 환자의 세부 정보를 모두 전달받은 병원은 단 3곳에 불과했다.
환자의 정확한 상태 정보가 병원에 전달되지 않는 문제도 다시금 확인된 셈이다.
특히 대부분 병원은 환자 나이가 ‘소아·청소년’이라는 점을 인지하자마자 수용을 거절했다. 의식 유무, 체온, 맥박, 혈압 등 환자 생사를 가늠할 ‘활력징후’도 제대로 공유 되지 못했다.
또한, 응급실 상황판에는 기존 진료 환자를 수용할 수 있다는 ‘추적 환자’ 표시가 있었으나, 실제 연락 과정에서 이를 확인한 병원은 11곳 중 단 1곳뿐이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의료계 내부에서도 소아 응급의료체계 붕괴를 막기 위한 인력 확충과 더불어 구급 현장과 실시간 소통 인프라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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