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환자 거부 병원들 '법정 다툼' 지속
2년전 발생 대구 뺑뺑이 사건 1심, 파티마·가톨릭 '패' 계명대동산 '승'
2026.01.17 06:57 댓글쓰기



최근 부산에서 경련 증세를 보인 고등학생이 응급실을 찾지 못한 채 구급차 안에서 숨지는 일이 발생하면서 지난 2023년 발생한 대구 10대 중증외상 환자 사망사건이 다시 부각되는 모습이다.


부산의 한 고등학교에서 남학생이 쓰러진 채 경련을 일으켰다. 당시 부산 구급대와 구급상황관리센터에서 14차례에 걸쳐 의료기관에 수용 가능 여부를 물었으나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고 후 약 1시간 20분이 지난 뒤 15번째 접촉한 병원에 심정지 상태로 수용됐으나 결국 사망, 응급실 뺑뺑이로 살릴 수 있는 소중한 목숨을 잃은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구급대 연락을 받은 병원들은 소아 진료 불가 등을 이유로 거부했고, 일부 병원은 환자 심정지 후에도 “소아 심정지 불가”라는 이유로 환자를 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보다 앞선 지난 2023년 발생한 대구 10대 중증외상 환자 ‘뺑뺑이 사건’은 의료계 큰 파장을 일으켰다. 수용 여력이 부족해 환자를 받지 못한 지역 대형 의료기관 네 곳이 무더기로 보건복지부 행정처분을 받았기 때문이다.


‘정당한 사유’ 없이 응급 환자 수용을 거부했다는 이유다. 병원들은 정부 처분이 부당하다며 차례로 소송에 나섰고, 최근 행정 소송 1심 절차가 모두 마무리됐다. 


판결문 등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2023년 3월 대구에서 당시 17세인 A양이 4층 건물에서 추락으로 추정되는 사고를 당하면서 불거졌다. 


당시 119구급대는 A양을 지역응급의료센터인 대구파티마병원으로 이송했다. 하지만 응급의학과 전공의가 중증도 분류 없이 정신건강의학과 진료가 필요하다고 판단, 다른 병원으로 이송을 권유했다.


두 번째로 찾은 경북대병원에서는 응급의학과 전공의가 환자 대면 없이 권역외상센터에 먼저 확인하길 권유했다. 이후 구급대는 대구가톨릭대병원 응급실에 연락했으나 신경외과 의료진 부재를 이유로 수용을 거부당했다.


A양은 다른 병원으로 이송되던 중 심정지가 발생했고, 이후 대구가톨릭대병원 응급의료센터로 옮겨져 처치를 받았으나 결국 숨졌다.


파티마·경북대·동산·대구가톨릭병원 ‘행정처분’


해당 사건 조사 및 전문가 회의 결과를 토대로 응급의료법에 근거, 관련된 8개 의료기관 중 이들 4개 응급의료기관에 대한 행정처분을 내렸다.


먼저 대구파티마병원, 경북대병원에 대해 응급의료법 제31조의4에 따른 중증도 분류 의무 위반, 응급의료법 제48조의2에 따른 정당한 사유 없는 수용거부 책임을 물었다.


실제 환자가 최초 내원한 지역응급의료센터인 대구파티마병원에 119 구급대원과 함께 응급실 입구 인근으로 진입, 당시 근무 중이었던 의사는 환자 중증도를 분류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이후 구급대원이 재차 응급실에 전화를 걸어 정신건강의학과 이외 응급진료에 대한 수용을 의뢰했지만 정신과적 응급환자에 대한 진료 제공이 어렵다는 사유로 수용치 않았다는 것도 문제로 제기됐다.


합동조사단 및 전문가들은 정당한 사유 없이 응급의료를 거부 또는 기피할 수 없도록 한 응급의료법 제48조의2를 위반한 것으로 지적했다.


두 번째 내원한 권역응급의료센터인 경북대병원의 경우 응급실 수용을 의뢰하자, 당시 근무 중이었던 의사는 중증외상이 의심되므로 권역외상센터에 먼저 확인하라고 권유했다.


합동조사단 및 전문가들은 환자 대면 등을 통해 주요증상, 손상 기전, 통증 정도 등을 고려한 중증도 분류를 시행하지 않은 것은 응급의료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후 2회에 걸쳐 대구 119구급상황관리센터에서 경북대병원 권역외상센터에 전화를 걸어 수용을 의뢰했다. 


하지만 가용병상이 있었고 진료 중이었던 다른 환자들 중 상당수가 경증환자로 확인됐다.


상황이 진행되는 도중 권역응급의료센터와 권역외상센터 의료진 간 소통을 통한 추가 환자 수용 능력 확인, 환자 인계 등은 없었다.


계명대동산병원, 대구가톨릭대병원은 응급의료법 제48조의2에 따른 정당한 사유 없는 수용거부에 대해 시정명령 및 이행시까지 보조금 지급 중단 처분이 실시됐다. 


이들 두곳 의료기관은 수용 능력 확인 요청에 대해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 119 구급대로부터 이송이 의뢰된 4개 의료기관 중 삼일병원(지역응급의료기관), 바로본병원(응급의료시설)은 환자를 수용, 진찰 등이 이뤄졌다. 


다만 이들 의료기관의 능력으로는 중증외상환자에게 필요한 진료를 제공할 수 없다고 판단돼 다른 의료기관으로 재이송한 것으로 법령 위반 사항은 없었다.


또한 영남대병원(권역응급의료센터)은 전화를 통해 2회의 수용 의뢰를 받고, 연속적으로 내원한 다수의 중증환자 진료 중이어서 동 환자를 수용 시 장시간 대기하게 돼 위험하다는 이유로 미수용했다.


나사렛종합병원(지역응급의료기관)은 전화를 통해 수용 의뢰를 받고 다른 중증환자 진료 중임을 이유로 수용치 않았다. 두 기관의 경우 조사를 통해 확인된 정황상 법령 위반으로 보기 어려운 것으로 평가됐다.


병원 4곳, 복지부 상대 법적 다툼…엇갈린 판결


4곳 병원에는 시정명령과 6개월 보조금 지급 중단 처분, 대구파티마병원과 경북대병원에는 중증도 분류 의무 위반까지 적용해 과징금이 부과됐다. 즉시 병원들은 법적으로 대응했다. 


병원들은 배후 진료가 불가능했기에 정당한 수용 거부라고 주장했지만 법원 판단은 엇갈렸다. 


가장 먼저 이송된 대구파티마병원과 마지막으로 이송된 대구가톨릭대병원의 시정명령 처분 취소 청구를 법원은 모두 기각했다.


재판부는 대구파티마병원에 대해 “구급대가 전달한 환자 상태와 사고 경위만을 기초로 응급 환자 여부와 진료과목을 결정한 뒤 병원 수용을 거절했다”면서 “병원 측 주장대로 직접 환자 활력징후를 측정하거나 외상 등이 있는지 주의 깊게 살펴봤다고 인정할 자료도 없다”고 판단했다.


또 “의료진이 조사 과정에서 자살 시도가 의심되는 정신과적 응급 환자로 판단해 접수를 취소했으며 정상 진료가 아니므로 중증도 분류를 시행하지 않았다. 의료진이 중증도 분류를 제대로 하지 않은 이상 법에서 규정한 정당한 응급의료 거부 사유도 될 수 없다”며 청구를 기각했다.


대구가톨릭대병원의 경우 재판부는 “기초적인 1차 진료조차 없이 만연히 구급대원이 통보한 응급환자 상태만을 기초로 응급환자 여부와 필요한 진료과목을 결정한 다음 수용을 거부했다”면서 “응급환자인지 판단하는 기초 진료조차 하지 않은 것은 ‘응급의료 거부·기피’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경북대학교병원은 일부 승소했다. 법원은 당시 외상센터 상황에서 환자를 수용하지 않은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고 판단, 시정명령 및 과징금 처분 취소 청구를 일부 인용했다.


법원은 “당시 외상센터는 모든 병상이 사용 중이었고 경증 환자라 해도 급격히 상태가 악화될 수 있어 병상 전환을 강제할 수 없다고 했다”고 병원 손을 들어줬다.


다만 “응급의료센터 의료진이 A양을 직접 확인하지 않고 구급대원 설명만 듣고 경증 환자로 판단한 점은 명백한 위법”이라고 봤다. 


재판부는 “응급의료법은 응급환자뿐만 아니라 응급의료를 요청한 자에 대해서도 응급의료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구급대원이 경증으로 판단했더라도 의료인은 직접 대면해 중증도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권역응급의료센터에서 중증도 분류가 제대로 이뤄졌다면 A양을 외상센터나 응급센터에 수용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조치가 미흡했다는 사실은 인정했다.


이에 따라 법원은 응급진료 거부 관련 시정명령 3건을 취소하고, 과징금도 1670만→1169만원으로 감액했다. 반면 중증도 분류와 관련된 시정명령 6건 및 권역응급의료센터 보조금 6개월 중단 처분은 그대로 유지했다.


계명대동산병원에 대해서도 “응급실 중증 구역 내 의료진 가동 여력이 넉넉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환자 수용을 ‘정당한 사유’로 거부했다고 봤다.


복지부 주장대로 수용 여력과 관계없이 환자를 우선 수용했다면 “환자는 선행 수술이 끝날 때까지 아무런 추가 조치를 받지 못한 채 대기하거나, 즉시 수술이 가능한 다른 병원으로 다시 이송됐을 것이므로 오히려 수술 받는 시점만 더 지체됐을 것”이라고 해석에 따른 판단이다.


응급의료 관련법 개정 속도…응급실 뺑뺑이 해결될까


현재 응급실 뺑뺑이를 해결하기 위한 ‘응급의료법 개정안(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119구조구급법 개정안(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각각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와 행정안전위원회에서 검토되고 있다. 


두 법안의 공통점은 구급대원이 응급실 수배 전화를 돌리지 않도록 응급의료법에 규정돼 있는 응급실의 ‘수용 능력 확인’ 조항을 사문화하는 것이다.


119법 개정안은 구급대원에게 이송 병원을 직접 선정할 권한을 부여했다. 현장에서 환자의 중증도를 분류한 뒤 응급처치 표준지침을 기준 삼아 적절한 병원으로 신속히 이송하자는 취지다. 


환자의 응급처치를 최우선으로 하고, 이후 전원 조치를 고려하자는 맥락도 담겼다. 행안위는 이르면 26일 법안심사소위에서 이 법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복지위에 계류 중인 응급의료법 개정안은 현장 이송은 소방청 소관인 119구급상황관리센터가, 병원 간 전원은 보건복지부 산하 중앙·권역응급의료상황센터가 맡도록 역할을 조정했다. 


이를 위해 수용 능력 확인 조항은 삭제하고, 수용 여력이 없는 병원은 상황센터에 수용 불가를 사전에 고지하도록 해 이송·전원 절차에 속도를 더했다.


응급실 뺑뺑이의 근본적인 문제는 응급실 의사 인력 부족에서 비롯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의료계는 진료역량이 부족한 병원은 상태가 위중한 환자일수록 환자 수용에 소극적인 태도를 취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정부는 의료진 민형사 책임을 덜어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보건의료노조는 배후 진료 부족과 필수의료 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부산 침례병원 공공병원화 추진을 비롯한 지역 공공병원 확충을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책임의료기관에 대한 범정부 재정 지원, 소아·중증 환자 치료 역량 확충 등으로 병원들이 못 받는다는 답을 반복할 수 없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 내용은 데일리메디 오프라인 겨울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

? 2023 10 .


. 14 .


1 20 15 , .


, .


2023 10 . .


. , 1 . 


2023 3 17 A 4 . 


119 A . , .


. .


A , .



, 8 4 .


, 314 , 482 .


119 , .


.


482 .


, .


, , .


2 119 . 


.


, .


, 482 . 


.


119 4 (), () , . 


.


() 2 , .


() . .


4,


4 6 , . . 



.


.


. .


1 .


. , .


.


A . 


. .


A .


3 , 16701169 . 6 6 .


.


, .



( ) 119 ( ) . 


.


119 . . 


, . 26 .


119, . 


, .


.


. .



, .


[ ]

1년이 경과된 기사는 회원만 보실수 있습니다.
댓글 0
답변 글쓰기
0 / 2000
메디라이프 + More
e-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