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암 치료 발전했지만 생존 좌우 '조기발견'
홍서영 대한간암학회 기획위원 "감시검사가 제일 가장 강력한 생존 전략"
2026.02.03 14:22 댓글쓰기



간암 치료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환자 생존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여전히 조기 발견이라는 점이 다시 한번 강조됐다.


홍서영 대한간암학회 기획위원은 2일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제10회 ‘간암의 날’ 기념식 주제발표에서 “간암에서는 무엇으로 치료하느냐보다 언제 발견하느냐가 훨씬 더 중요하다”며 간암 감시검사의 필요성을 짚었다.


간암은 정상 간에서 갑자기 발생하기보다는 대부분 만성 B형·C형 간염이나 간경변증 등 기저 간질환을 배경으로 발생한다.


특히 조기 간암 단계에서는 증상이 거의 없어 환자 스스로 병을 인지하기 어렵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반대로 증상이 나타나는 시점에는 이미 병이 상당히 진행돼 치료 선택지가 제한되는 경우가 많다.


홍 기획위원은 “증상이 없는 시기에 조기 간암 상태에서 발견하기 위해 감시검사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출발점이 다르면 결과는 극명하게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간암은 2024년 기준 국내 암 사망 원인 2위를 차지할 만큼 예후가 좋지 않은 암으로 분류되지만 병기별 생존율을 보면 양상은 크게 달라진다.


초기 단계에서는 장기 생존을 기대할 수 있는 반면 병기가 올라갈수록 생존율은 급격히 낮아진다.


홍 기획위원은 “전체적으로는 사망률이 높은 암이지만, 결국 간암 예후를 결정하는 것은 병기”라고 말했다.


간암 양상 변화… 지방간·고령 환자 증가가 새로운 변수


간암 발생 원인과 환자 구성도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간암 대부분이 B형 간염에 의해 발생했지만 최근에는 예방접종 확대와 항바이러스제 보급으로 그 비중이 점차 감소하고 있다. 대신 알코올성 간질환과 지방간(MASLD) 관련 간암이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홍 기획위원은 “지방간은 비만과 당뇨 증가와 맞물려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늘고 있다”며 “이는 단순한 원인 변화가 아니라 감시검사 대상과 전략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고령 간암 환자 증가도 뚜렷하다. 간암 평균 진단 연령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으며 2028년에는 80세 이상 환자가 약 20%를 차지할 것으로 추정된다.


고령 환자는 동반 질환이 많고 간 예비능력과 전신 상태가 저하돼 있어 조기에 발견하지 못할 경우 치료 기회를 잃기 쉽다.


이에 비해 치료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면역항암제 도입 이후 진행성 간암 환자의 생존 기간은 유의미하게 연장됐고, 방사선색전술과 양성자·중입자 치료, 국소 치료 기술도 성과를 내고 있다. 실제로 국내 간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지난 20년간 약 2배로 향상됐다.


다만 홍 기획위원은 “치료가 아무리 발전해도 모든 환자가 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며 “발견 시점이 늦으면 혁신적인 치료도 적용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간암에서는 치료 방법 못지않게 발견 시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간암 고위험군, 6개월마다 감시 검사가 답(答)


간암은 발생 위험이 높은 집단이 비교적 명확한 암이다. 이에 따라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무작위 검진이 아니라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한 정밀한 추적 감시가 이뤄지고 있다.


재 표준 감시검사는 만성 B형·C형 간염 환자와 간경변증 환자를 대상으로 6개월마다 복부 초음파와 혈청 알파태아단백(AFP) 검사를 시행하는 방식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분석한 대규모 연구에 따르면, 간암 감시검사를 받은 환자군은 간 관련 사망률과 전체 사망률이 약 45% 감소했고, 근치적 치료를 받을 가능성은 5배 이상 높았다.


홍 기획위원은 “이는 감시검사가 단순한 조기 진단을 넘어 생존 자체를 바꿀 수 있는 개입임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실의 수검률은 여전히 아쉽다는 평가다. 2024년 기준 간암 감시검사 수검률은 70%대 초반 수준으로 나타났지만 이는 이미 검사를 받아야 하는 고위험군만을 대상으로 한 수치다. 고위험군 4명 중 1명은 여전히 검진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홍 기획위원은 “본인이 감시검사 대상인지 모르는 경우가 많고, 증상이 없다는 이유로 검사를 미루는 경우도 적지 않다”며 “시간과 비용 부담, 암 진단 두려움도 중요한 장벽”이라고 말했다.


그는 “간암 감시검사는 한두 번으로 끝나는 검사가 아니라 지속성이 핵심”이라며 “우편·전화뿐 아니라 모바일 알림 등 다양한 방식으로 안내를 강화하고, 고위험군 교육과 홍보를 병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6개월마다 한 번의 검사가 생명을 구할 수 있다”며 감시검사 참여 확대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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