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째 감사 지옥"…표적·강압 감사 비판
건보공단 노조, 9일 감사원 규탄 기자회견…"이미 처분 끝난 사안"
2026.02.09 12:06 댓글쓰기

국민건강보험공단의 1443억원 규모 총인건비 초과 집행 건을 두고 감사원 특별조사국이 고강도 감사를 5개월째 이어가자 노조가 "명백한 표적·강압 감사"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기획재정부와 보건복지부의 처분이 이미 내려진 사안임에도 감사원이 별도의 특별조사국까지 투입해 장기간 '먼지털기식' 감사를 벌이고 있다는 주장이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와 국민건강보험노동조합은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감사원 앞에서 '감사원 특별조사국의 표적 강압 감사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기재부 감액·복지부 징계 수용"


노조에 따르면 이번 사태의 발단이 된 총인건비 초과 집행 건은 지난 2024년 12월 기재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 의결로 이미 '정리'된 사안이다. 


당시 공운위는 건보공단의 '인정승진' 해석 오류로 인한 과다 집행분을 인정하되, 고의성이 없었다는 점 등을 참작해 총 1443억원을 최대 12년에 걸쳐 분할 차감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앞서 감사원 사회복지감사국 위임에 따라 복지부가 진행한 특정감사에서도 기관 차원의 고의성은 확인되지 않았으며, 관련 부서장 등 8명에 대한 징계 처분으로 마무리된 바 있다. 


황병래 노조위원장은 "공운위 결정에 따라 2024년부터 인건비 초과집행액을 반환하고 있으며, 조기 상환을 위해 2024~2025년 누계 399억원을 이미 이행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럼에도 감사원 특별조사국은 2025년 10월부터 현재까지 상주하며 '공단 죽이기' 식 감사를 반복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감사관, 원하는 답 나올 때까지 압박…직원들 정신과 치료"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감사원 특별조사국의 조사방식이 도를 넘었다는 증언도 쏟아졌다. 


노조 측은 이번 감사가 '공공감사에 관한 법률' 상 중복감사 금지 원칙을 위반했을 뿐만 아니라, 심각한 인권 침해를 야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 관계자는 "특별조사국은 감사 결과 통보 전 조사 과정에서부터 자신들이 목표로 한 원인과 처리 방안을 강요하고 있다"고 힐난했다.


이어 "장기간 이어진 고강도 압박 조사로 인해 일부 직원들은 신경쇠약과 우울증을 호소하며 약물을 복용하거나 입원하는 사례까지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감사원이 노사관계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특별조사국이 지난 2025년 임금협상 기간 중 부서장급 간부들을 소집해 노조 협상 전략과 경영상 자구 노력을 강압했다는 주장이다. 


노조는 "이는 사실상 노조가 수용할 수 없는 임금안을 제시하도록 종용한 것으로, 이 때문에 지난 연말 20여 년 만에 전국적인 파업 사태까지 빚어졌다"고 비판했다. 


타 공공기관 불똥…"새정부 국정운영 발목"


감사원의 칼끝이 건보공단을 넘어 의료계 전반과 타 공공기관으로 확대되는 조짐도 포착됐다. 


엄길용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은 "기재부, 조세재정연구원, 원주 소재 타 공공기관 등으로 감사를 확대하고 있다"며 "이는 결국 새 정부의 국정 운영에도 부담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건보공단은 이번 장기 감사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지역사회 돌봄 등 핵심 국정과제 수행에 차질을 빚고, 올해 공공기관 정규직 채용 목표 달성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노조는 이날 회견문을 통해 ▲건보공단에 대한 중복 감사 즉각 중단 ▲추가 제재 없는 감사 종결 ▲처벌 위주에서 제도 개선 중심의 정책 감사 전환 등을 감사원에 공식 요구했다.


한편, 건보공단 노조는 감사원이 감사를 중단하지 않을 경우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투쟁 수위를 높여가겠다고 예고해 파장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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