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병원협회가 제43대 회장선거를 앞두고 후보자 자격 논란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대학병원계 순번 회장을 놓고 협력병원 후보자 자격을 둘러싼 해묵은 논쟁이 핵심이다. 이러한 직역 간 이해관계 충돌은 국내 주요 전문직 단체들이 공통적으로 겪어온 성장통과 궤를 같이한다.
변호사와 약사 등 타 직역 단체들 역시 오랜기간 유지해 온 관행적 권력 배분 시스템이 정체성 논란과 맞물려 균열을 보인 사례가 적잖다.
앞서 사립대병원협회 관계자는 “비대학병원계 후보가 이번 선거에 출마하는 것 자체가 신사협정을 깨는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가장 유사한 전례는 대한변호사협회의 지역별 순번제 갈등에서 찾아볼 수 있다. 과거 변협은 서울지방변호사회와 지방변호사회가 번갈아 회장을 맡는 관례를 통해 조직 내 지역 안배를 꾀해 왔다.
하지만 이는 지난 2013년 직선제 도입과 함께 사실상 와해됐다. 회원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서울 지역 변호사들이 민주적 정당성을 내세우며 지역 순번제의 비효율성을 지적하고 나선 탓이다.
이는 현재 대학병원들이 순번의 정통성을 강조하며 협력병원을 배제하려는 논리와 유사하며 실질적 영향력을 앞세워 출마를 강행하려는 협력병원 입장이 충돌하는 상황과 매우 닮아있다.
대한약사회 역시 특정 대학 출신들이 선거를 독식하거나 동문회 간 순번을 정해 후보를 단일화하던 학벌 기반 교대설로 오랜 기간 부침을 겪었다.
서울대와 중앙대, 성균관대 등 주요 대학 동문회가 번갈아 수장을 맡던 관행은 비주류 대학 출신 회원들의 비대화와 정체성 확보 요구에 직면하며 매 선거마다 파열음을 냈다.
특히 기능적으로는 같은 약사임에도 출신 대학교를 따졌던 약사회의 갈등 양상은 수련과 교육이라는 기능은 같으나 어느 법인 소속인가를 따지는 병협의 협력병원 논란과 본질적으로 닮아 있다.
체육계나 다른 이익단체들의 선거에서도 자격 순수성을 둘러싼 분쟁은 단골 소재다.
과거 엘리트 체육과 생활 체육 단체가 통합된 이후 조직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서로의 원류를 따지며 피선거권을 제한하려 했던 사례들이 대표적이다.
이는 병원협회 내에서 대학병원계라는 지위를 학교법인 부속병원이라는 좁은 의미로 해석할 것인지, 아니면 수련 기능이라는 실질적 지위로 넓게 해석할 것인지에 대한 논쟁과 맥락을 같이 한다.
전문직 단체들의 이러한 사례들은 공통적으로 조직이 거대해지고 구성원의 이해관계가 다변화될 때 명문화되지 않은 관례가 얼마나 취약한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문제는 이러한 전문직 단체들의 갈등이 결국 사법부 판단으로 이어질 경우 법원은 예외 없이 성문화된 규정을 최우선 원칙으로 삼는다는 점이다.
과거 대한치과의사협회나 대한의사협회에서 발생한 선거 관련 소송 판결문을 살펴보면 법원은 단체 내부의 관행이나 구두 합의보다는 정관에 명시된 피선거권을 훨씬 엄격하게 보호하고 있다.
법원은 선거권과 피선거권은 회원 기본적 권리므로 이를 제한하려면 법령이나 정관에 명확한 근거가 있어야 하며 그 해석 역시 엄격해야 한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실제로 현재 병원협회 정관상 회원 자격은 병원의 경영자로 포괄적으로 규정돼 있을 뿐 부속병원과 협력병원을 구분해 피선거권을 차등 부여하는 조항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사립대병원계 주장에 따라 후보 자격을 박탈할 경우 낙선 후보 측의 선거 무효 소송이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등 법적 분쟁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정관에 명확한 근거 없이 관행만을 앞세워 특정 회원의 출마를 봉쇄하는 행위는 사법부 입장에서 합리적 근거 없는 차별로 간주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더욱 위험한 시나리오는 선거 이후 불복 절차다. 과거 변협이나 약사회에서 보듯 근소한 차로 승패가 갈릴 경우 자격 논란이 있는 후보 득표를 무효로 처리해 달라는 소송이 뒤따를 수 있다.
이때 사법부가 관례 보다는 규정이 우선이라는 원칙에 따라 협력병원장 출마를 정당한 것으로 판단한다면, 조직 분열 책임과 함께 법적·도덕적 타격을 동시에 입을 가능성도 있다.
결국 병협의 이번 진통은 타 직역 단체들이 경험한 조직 개편 과정의 일환이며, 15년 넘게 유지된 신사협정 유효기간을 점검하고 규정을 명문화해야 할 시점에 도달했음을 시사한다.
??????????
43 .
. .
.
.
. .
2013 . .
.
.
, .
.
.
.
, .
.
.
.
.
.
.
.
. .
, .
, 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