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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의 대선공약이자 국정과제였던 환자단체의 정책 참여를 법적으로 보장하고, 환자단체를 보호·육성하는 방안이 국회에서 최종 통과됐다.
3월 31일 국회는 본회의를 열고 ‘환자기본법’을 가결시켰다.
이는 앞서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이 대표발의한 ‘환자기본법’ 2건과 더불어민주당 김윤 의원,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이 각각 대표발의한 ‘환자안전법’ 일부개정안을 통합·조정한 대안이다. 지난 3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해 넘어왔다.
환자기본법의 목적은 ‘환자의 건강을 보호하고 권리를 증진하기 위해 환자 중심의 보건의료 환경 조성에 대한 기본적인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환자가 신체적·정신적·사회적으로 건강한 삶을 회복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다.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보건복지부 장관은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과 협의해 환자정책 관련 기본계획을 5년마다 수립·시행하고, 복지부 장관과 시·도지사는 매년 기본계획에 따라 연도별 시행계획을 수립·시행해야 한다.
보건복지부 장관은 환자 권리 증진, 환자안전 및 의료 질(質) 향상을 위한 정책수립에 활용하기 위해 실태조사를 5년마다 실시하고 그 결과를 공표해야 한다.
또 장관은 환자 관련 정책이 환자 건강보호와 권리증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평가하고,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환자정책 수립·시행 및 지원을 위한 환자정책연구사업을 수행토록 했다.
더불어 환자 건강보호를 비롯해 권리 증진, 환자안전 및 의료 질 향상에 관한 기본적인 정책을 심의하기 위해 복지부 장관 소속으로 ‘환자정책위원회’를 둔다.
복지부장관 및 시·도지사는 환자단체를 보호·육성하고, 환자 정책 결정 과정에 환자 또는 환자단체가 참여해 다양한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보장하도록 규정했다.
환자 권리와 의무를 구체적으로 규정한 것도 특징이다. 환자 권리는 총 12가지다.
▲자신 건강 보호와 권리 증진을 위해 양질의 적정한 보건의료서비스를 필요할 때 받을 권리 ▲적정한 보건의료서비스를 이용함에 있어 성별·나이·종교, 사회적 신분 또는 경제적 사정 등을 이유로 차별받지 않을 권리 ▲질병 상태, 치료 방법, 부작용, 진료 비용 등에 관해 충분한 설명을 듣고 자세히 물어볼 수 있는 권리 ▲자신이 제공받는 보건의료서비스에 관해 결정할 권리 등이다.
이어 ▲자신 건강 상태에 관한 기록을 열람하거나 그 기록의 사본을 요청하는 등 정보를 제공받을 권리 ▲자신의 건강에 관한 정보를 보호하고 제3자에 대한 제공 여부를 결정할 권리, 투병과 관련된 신체상·건강상의 비밀과 사생활의 비밀을 침해받지 않을 권리 ▲의료기관 또는 거주지에서 안전하게 치료받을 권리 ▲부적절한 보건의료서비스로 인한 피해에 대해 신속하고 공정한 절차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받을 권리 ▲건강 보호와 권리 증진에 필요한 교육을 받을 권리 ▲환자의 건강 및 권리에 영향을 주는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정책 등에 의견을 제안할 권리 ▲환자 스스로의 권리를 증진하기 위해 단체를 조직하고 이를 통하여 활동할 수 있는 권리 등도 포함됐다.
환자 의무로는 ▲건강 관련 정보를 보건의료인에게 정확히 알리고 보건의료인의 전문성을 존중 ▲다른 사람 명의로 진료를 받는 등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진료를 받지 않을 것 ▲폭언, 폭행, 협락 등으로 보건의료인의 의료행위를 방해하지 않을 것 ▲건강보호 또는 권리 증진과 관계없는 과도하거나 불필요한 보건의료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을 것 등을 규정했다.
아울러 매년 5월 29일을 ‘환자의 날’로 정해 국가와 지자체는 환자정책에 대한 국민 이해와 관심을 높이고 환자중심 보건의료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행사와 교육·홍보를 실시할 수 있도록 했다.
환자의 날로 정한 이날은 항암제 투약오류로 사망한 故 정종현군의 기일로,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환자의 날로 정한 바 있으며, 정종현군 사망사고를 계기로 ‘환자안전법’이 제정된 바 있다.
“상급종합병원·공급자 중심 의료개혁 벗어나 환자 권리 포괄적 규율”
환자기본법을 대표발의, 제정을 주도한 남인순 의원은 “그간 상급종합병원·공급자 중심 의료개혁에서 벗어나, 국민중심·환자중심 의료개혁을 추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왔다”며 “현행 법률에서는 환자의 제반 권리에 대해 포괄적으로 규율하는 기본법이 부재했다”고 술회했다.
이어 “메르스·코로나19 등 감염병 대유행, 보건의료인 집단행동으로 인한 장기간의 의료공백 등 보건의료 위기상황 시 환자가 피해를 입지 않고 안정적으로 투병에 전념할 수 있도록 환자의 권리를 법률에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는 국민적 목소리가 높았다”고 계기를 밝혔다.
또 “환자기본법 제정은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공약이자 국정과제로, 우리나라 보건의료 정책의 패러다임을 공급자 중심에서 환자 중심으로 전환해 환자가 보건의료 객체에서 주체로 거듭나는 소중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날 환자단체는 “환자도 보건의료 주체로 설 법적 근거를 갖게 됐고, 환자와 환자단체의 정책 참여가 제도적으로 확대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했다.
지난 2024년 7월부터 의료정상화 및 재발방지 입법을 촉구해 온 한국환자단체연합회·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한국유방암환우총연합회는 이날 환영하는 성명문을 발표했다.
단체는 “의정갈등으로 촉발된 1년 7개월간의 의료공백 사태를 겪으며 환자의 투병을 지원하고 권리를 보호할 법적·제도적 기반이 얼마나 취약한지 절감했다”며 “이번 환자기본법은 환자를 더 이상 치료 ‘객체’가 아닌 권리 ‘주체’로 인정하고, 환자가 능동적으로 투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달라는 간절한 요구에 대한 국회 응답”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환자단체는 더 이상 ‘비영리민간단체 지원법’상 비영리민간단체(시민단체)나 ‘소비자기본법’상 소비자단체처럼 타 법률에 근거한 단체의 지위를 빌리지 않고도 환자단체로서 정책 결정 과정에 참여하고 의견을 제시할 수 있게 됐다”며 “이는 환자 경험과 요구가 실제 정책에 반영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도 “이제 정부와 국회는 법률 시행에 필요한 하위 법령과 제도를 조속히 정비하고, 연구사업, 실태조사, 환자정책위원회 구성, 환자단체 참여 보장 등이 실효성 있게 추진되도록 책임 있게 뒷받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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