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의 “원점 재검토” 발언으로 추진이 연기될 것으로 예상됐던 ‘자동차보험 경상환자 8주 치료 제한’ 개정이 재추진되자 한의계가 발칵 뒤집혔다.
1일 대한한의사협회(한의협)에 따르면 최근 국토교통부는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하위법령 개정안의 법제처 심사를 시작했다.
지난해 입법예고에 따르면 해당 제도는 당초 올해 1월 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었지만, 3월 1일, 4월 1일로 세 차례 시행이 연기됐다.
더구나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지난해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의계 반발과 국토위 의원들의 지적을 인식, 해당 개정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한의협은 “사회적 합의와 국정감사에서의 약속을 무시한 채 기습적으로 심사를 진행했다”며 “시행이 연기된 것은 사회적 논란과 문제점이 명확했기 때문으로, 제도 자체가 충분한 검증과 합의를 거치지 못했음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의협은 해당 하위법령 개정안 철회를 위해 지속적으로 국회, 청와대, 국토부 앞에서 반대 집회를 개최해오면서도 보다 합리적 개선안을 마련하기 위해 논의를 지속해 왔다는 입장이다.
한의협은 “협의회와 실무단 회의에 성실히 참석하며 논의를 지속했다”며 “그러나 국토부는 아직 협의회의 공식적 결론조차 도출되지 앟은 상황에서 법제처 심사를 강행했다”고 일침했다.
이어 “이는 사실상 협의 절차를 무력화하고 국회를 통한 정책 통제와 사회적 논의 절차를 형해화하는 행위로, 국민과 의료계에 대한 명백한 기만이다”고 일갈했다.
한의협은 지속적으로 해당 개정안이 심각한 구조적 문제를 지니고 있다고 지적해 왔다.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 통제 권한을 확대하고, 경상환자의 치료를 8주라는 획일적 기준으로 제한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치료 필요성에 대한 판단을 의료인이 아닌 외부 기관이 검토하도록 해, 의료적 판단을 행정적 판단으로 대체해 국민의 치료권을 심각하게 침해한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한의협 지적에 대해 국토부 측은 “보험사의 셀프 심사 구조를 공적 기구로 전환한 것으로 문제가 해소됐다”는 취지로 반박했지만, 한의협은 그렇지 않다고 봤다.
한의협은 “국민의 정당한 치료 권리를 제한하고 보험사만 배불리는 제도의 본질적 문제는 전혀 해소되지 않고 있다”며 “국토부는 더 이상 형식적 절차를 앞세워 문제가 많은 제도를 강행하려 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한의협은 향후 모든 수단을 동원해 해당 개정안을 끝까지 저지하겠단 방침이다.
공의모 “이재명 대통령 주치의가 회장인 한의협 눈치보지 말라”
한의협은 이처럼 거세게 반대하고 있지만 일부 의사 단체에서는 더 이상 관련 제도 개선을 미뤄선 안 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공정한사회를바라는의사들의모임(공의모)는 관련 개정안 시행이 무기한 연기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지난달 25일 성명문을 통해 “참담하다”고 표현했다.
공의모는 “8주 룰은 당초 장기 치료 시 진단서 제출을 의무화했던 원안에서 나아가 별도의 심사위원회 심사를 거치도록 통제를 강화한 조치다”며 “한의협은 극렬히 반대하더니 급기야 심사위원회 내 한의사 배정 비율을 확대해 심사를 한의사에게 맡겨야 한다는 억지 주장까지 펼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는 고양이에게 생선을 통째로 맡기겠다는 말과 다름없다. 한의학을 신뢰하지 않아 한방 진료를 받지 않는 국민들조차 고가의 한방 진료비를 연대 책임지며 지불해야 하는 현행 제도는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국토부는 이재명 대통령 주치의가 회장을 맡고 있는 한의협 눈치를 보지 말고 기약 없이 지연되고 있는 자동차보험 8주 룰을 더 이상 미루지 말고 시행하라”며 “한의사 심사위원을 전면 배제하고, 의과와 한방의 자동차보험 분리 제도를 조속히 도입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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