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질환관리제 실효성 부족, 본인부담금 인하”
서울시의사회 “고령환자들 부담 증가” 지적…“외과계 참여 가능 모델 필요”
2026.04.14 05:17 댓글쓰기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제가 시범사업을 거쳐 본사업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본인부담금 문제가 진료 현장의 가장 큰 걸림돌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서울시의사회(회장 황규석)는 13일 “통합돌봄에 포함된 만성질환관리영역이 실효를 거둘 수 있는 방법은 ‘본인부담금 인하’ 뿐입니다”라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의사회에 따르면 65세 이상 환자에게 적용되는 ‘노인외래정액제’와의 충돌이 가장 심각한 문제로 꼽힌다.

 

기존에는 기본 진찰과 약(藥) 처방만으로 총 진료비가 일정 금액 이하에 머물 경우 1500~2000원 수준의 본인부담금만 부담하던 고령 환자들이 많았다.


하지만 만성질환관리제 참여로 포괄평가 및 관리계획 수립, 교육·상담 등이 추가되면 총 진료비가 정액제 기준을 초과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본인부담금이 몇 배로 급증하는 ‘절벽 현상’이 발생, 고혈압·당뇨 등 만성질환 유병률이 높은 고령층 참여를 가로막는 주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청구 방식 역시 현장 혼선을 키우고 있다. 그동안 노인외래정액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의료계에서는 지속적으로 ‘분리 청구’를 요구해 왔다.

 

의료계는 기본 진찰료(투약 포함)와 만성질환 관리 수가(교육 및 관리)를 분리해 청구해야 고령 환자들이 진료비 부담을 완화하고 혜택을 유지하면서 질환 관리교육을 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정부와 건강보험공단은 행정 편의성과 선례 부족을 이유로 하나의 명세서로 묶는 ‘통합 청구’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서울시의사회는 “제도 취지와 달리 청구 구조가 경직돼 있어 현장 참여율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환자 상담 추가 비용, 갈등 및 오해 유발”


또한 환자 설득 부담이 일차의료기관에 전가되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서울시의사회는 “국내 의료 환경에서는 주사나 처방과 같은 물리적 치료와 달리 의사 설명과 교육 상담에 비용을 지불하는 것에 대한 인식이 낮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본인부담율을 20% 수준으로 낮추는 등 유인책을 썼음에도 불구하고 의사가 진료실에서 직접 추가 비용 필요성을 설명해야 하는 구조는 불필요한 오해와 갈등을 유발하고, 의사-환자 간 오랫동안 쌓아온 신뢰 관계를 훼손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만관제 사업 구조가 내과 중심으로 설계되면서 외과계 의원들이 제도에서 사실상 소외되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떠올랐다.


고혈압·당뇨 등 내과적 만성질환 위주로 수가와 평가 체계가 구성돼 있다 보니 외과·정형외과·신경외과 등 외과계 1차 의료기관은 참여 여지가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이로 인해 동일한 일차의료기관임에도 불구하고 정책적인 지원과 수가 보상에서 형평성 문제가 발생하고 있으며, 일차의료 전체의 균형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울시의사회는 “만관제가 특정 진료과 중심으로 운영될 경우 일차의료 생태계 전반의 왜곡을 초래할 수 있다”며 “외과계도 참여 가능한 만성질환 관리 모델을 개발하고 제도적 포용성을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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