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증성 장질환 치료 목표 ‘지속성·맞춤형’ 재정립
약(藥) 옵션 확대, 재발·합병증 예방 초점…중증도별 초기 적극 개입 필요
2026.05.19 05:35 댓글쓰기




[기획 2] 염증성 장질환 치료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과거 스테로이드 등을 활용해 복통, 설사, 혈변 등 눈에 보이는 증상을 완화하는 데 치료 초점이 맞춰졌다면, 최근에는 내시경적 점막 치유와 재발·합병증 예방을 목표로 하는 전략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치료제 선택지도 넓어졌다. 5-아미노살리실산(5-ASA) 제제와 면역조절제 등 보존적 치료에 더해 생물학적 제제 등 상급 치료제 도입으로 환자별 활성도, 중증도에 따른 맞춤 접근이 가능해졌다. 


다만 치료제 발전에도 불구하고 모든 환자에게 충분한 효과를 보이는 것은 아니어서, 치료 반응을 면밀히 추적하고 필요시 전략을 조정하는 체계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염증성 장질환 치료 인식 제고 정책간담회에서 전문가들은 치료 패러다임 변화로 ▲치료 목표 기반 접근 ▲상급 치료제 도입 ▲환자 위험도에 따른 초기 적극 치료 전략을 꼽았다.


IBD 치료 목표, ‘증상 완화→질병 조절’ 환자별 맞춤치료 부각

“예후가 좋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면 빠르게 상급종합병원 치료로 전환 중요”



강상범 교수는 “과거 스테로이드 등 단순히 보이는 증상 완화에만 초점을 뒀다면 최근엔 객관적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는 치료 목표 기반 접근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환자 중증도를 평가해 적절한 약제를 선택하고 모니터링하며 조정하는 방식으로 변했다”면서 “스테로이드 사용을 최소화해 환자 예후와 삶의 질이 크게 개선됐다”고 덧붙였다.


이 자리에선 염증성 장질환 치료가 단순 증상 조절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점이 부각됐다.


예병덕 교수는 “실제 진료에서는 보존적 치료나 상급 치료 모두 특정 환자에게 치료를 시작할 때부터 일정한 치료 목표와 반응 시점을 미리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어느 시점에 증상이 호전될지, 내시경 소견이 언제 개선될지 등을 예측하고 이에 맞춰 평가 계획을 세운다”며 “치료 시작과 동시에 검사 시점과 모니터링 계획을 구체적으로 설정하고, 치료 반응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실제로 선택지가 다양해졌다고 해도 모든 환자에게 처음부터 상급 치료를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질환 중증도 및 환자 상태, 비용 등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5-ASA 제제는 여전히 궤양성 대장염 등 기본 치료제로 활용되고 있으며 일부 경증 크론병 환자에서도 초기 옵션으로 고려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 판단이다.


박수범 교수는 “5-ASA 제제는 특히 궤양성 대장염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치료제”라며 “조기 진단과 조기 치료가 장기 예후에 중요하다는 점에서 적절한 사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5-ASA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충분한 용량과 치료 순응도를 꼽았다. 용량이 부족하거나 환자가 약을 제대로 복용하지 않으면 기대한 치료 효과를 얻기 어렵기 때문이다.



박 교수는 “충분한 용량을 사용하는 것과 환자의 치료 순응도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용량이 부족하거나 복약 순응도가 떨어지면 치료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5-ASA 치료 시작 이후라고 해도 반응이 충분하지 않거나 예후가 좋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는 환자는 빠르게 상급 치료로 전환해야 한다는 견해도 더했다. 


박 교수는 “치료 패러다임이 점막 치유를 넘어 질병 자체를 조절하는 방향으로 발전하면서 환자별 맞춤 치료가 중요해지고 있다”며 “반응이 충분하지 않거나 예후가 좋지 않을 것으로 보이면 빠르게 상급 치료로 전환하는 전략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고위험 환자, 초기부터 적극치료 필요하지만 급여제한 걸림돌”

“치료지속 무엇보다 중요…증상 없어도 중단은 재발로 연결


염증성 장질환 치료에서 어떤 환자에게 초기부터 적극적인 상급 치료를 적용할 것인가가 중요해지고 있다.


문제는 일반적으로 스테로이드와 면역조절제를 일정 기간 사용한 뒤 효과가 충분하지 않을 때만 생물학적 제제 등 상급 치료 급여가 인정된다는 점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강 교수는 “보험 급여 기준은 치료에 매우 중요한 요소지만 획일적인 기준으론 한계가 있다”며 “국내는 스테로이드와 면역조절제를 일정 기간 사용 후 효과가 없을 때 상급 치료 급여가 인정되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어 “초기 적극 치료가 필요한 고위험 환자군이 분명 존재한다. 크론병에선 소장 침범이 광범위하거나 진단 시점부터 합병증이 동반된 경우 전신 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소아·청소년 환자에서 성장 지연이 있는 경우도 조기 적극 치료가 필요하다”며 “궤양성 대장염에서도 급성 중증 환자는 지체 없이 상급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최근 가이드라인은 스테로이드 사용 최소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지만 한국은 여전히 급여 기준상 스테로이드 사용이 전제되는 점도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대안으로 환자 중증도와 위험도를 기반으로 한 이원화된 치료 접근법을 제안했다.


강 교수는 “환자 중증도와 위험도를 기반으로 초기부터 상급 치료를 적용할 수 있는 패스트 트랙과 기존 단계적 치료를 적용하는 일반 트랙을 구분하는 등 보다 유연한 급여 기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의학적으로 예후가 좋은 환자와 나쁜 환자를 완벽하게 구분할 수 있는 기준은 없지만, 임상적으로 알려진 위험 인자를 바탕으로 고위험군을 어느 정도 선별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


염증성 장질환은 진단 이후 장기 관리가 핵심인 질환이다. 전문가들은 치료제를 선택하는 것 만큼중요한 과제가 치료를 지속하는 것이라는데 공감했다.



김영선 교수는 “염증성 장질환은 완치되는 질환이 아니라 평생 관리가 필요한 질환이기 때문에 지속적인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환자들이 증상이 호전되면 약 복용을 중단하거나 처방된 용량보다 적게 복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치료 비용이나 병원 방문에 대한 부담도 영향을 미친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임의 중단이 재발 위험을 높있 수 있어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크론병에서는 누공 등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고, 궤양성 대장염에서는 수술까지 필요할 수 있다.


염증성 장질환을 고혈압이나 당뇨병처럼 이해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 시각이다. 증상이 안정됐다고 약을 끊는 것이 아니라 ‘치료 유지’에 대한 인식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예병덕 교수는 “중단하면 결국 재발하는 질환이라는 점을 항상 강조하고 있다”며 “증상이 없더라도 치료를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고, 약을 중단할 경우 재발과 악화를 피하기 어렵다는 점을 환자에게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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