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규칙 식사 장기화, 우울증 위험 1.5배 증가”
서울성모병원 태혜진·채정호 교수팀, 한국 성인 2만1568명 데이터 분석
2026.06.11 09:34 댓글쓰기

성인의 불규칙한 식사 습관이 신체 건강뿐 아니라 우울증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대규모 연구결과가 공개됐다. 핵심은 ‘무엇을 먹느냐’와 ‘어떻게 먹느냐’, 즉 식사 패턴 규칙성과 다양성이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평생건강증진센터 태혜진 교수와 정신건강의학과 채정호 교수 연구팀은 최근 2만 명이 넘는 한국 성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연구를 국제학술지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질병관리청이 운영하는 국민건강영양조사의 2014년부터 2022년까지 데이터를 활용해 한국 성인 2만1568명을 분석했다. 


우울 증상을 환자건강설문지로 평가하고 다변량 로지스틱 회귀분석 등 통계적 기법을 적용해 불규칙한 식사 빈도와 우울증 연관성을 검증했다.  


분석 결과, 주요 식사가 불규칙한 성인은 규칙적인 성인에 비해 우울 증상을 경험할 위험이 약 1.5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관성은 소득, 교육, 흡연, 음주, 운동, 기저질환 등 다양한 교란 변수를 보정한 이후에도 일관되게 유지됐다. 


전체 참여자 중 5.2%가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우울 증상을 보였으며, 이들 집단에서 불규칙 식사 빈도와 아침 결식 비율이 모두 유의하게 높았다. 


하위집단 분석에서는 남성, 흡연자, 야식 습관이 있는 성인에서 불규칙 식사가 우울에 미치는 영향이 더 두드러지는 경향이 관찰됐다.  


특히 불규칙 식사의 부정적 영향을 완화하는 요인들도 과학적으로 규명됐다. 다양한 식품군을 골고루 섭취할수록 불규칙 식사가 우울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식사 다양성이 낮은 집단에서는 불규칙 식사의 영향이 가장 강하게 나타났다.  무엇보다 아침 식사는 정신건강의 완충막 역할을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침을 자주 거르는 사람에게서 불규칙 식사와 우울 증상 연관성이 더 높았다. 아침을 거르지 않는 경우에도 불규칙 식사 위험은 유의하게 존재했지만 그 강도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연구팀은 아침 식사가 하루 대사 리듬과 행복호르몬 세로토닌 및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분비를 안정화해 정서 조절 능력을 지지하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태혜진 교수는 “우울증 예방에 있어 무엇을 먹느냐는 물론 얼마나 규칙적으로 먹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을 대표성 있는 대규모 데이터로 입증한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규칙적인 식사, 아침 결식 예방, 다양한 식품군 섭취라는 세 가지 원칙은 약물 치료 없이도 일상에서 즉시 실천할 수 있는 우울증 예방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교신저자인 채정호 교수도 “우울 증상은 감정 문제만 아니라 수면, 활동, 식사처럼 일상의 리듬 전반과 맞물려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식사습관 교정이라는 작은 요소가 정신건강 관리의 보조 축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정신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 어펙티브 디스오더스(Journal of Affective Disorders)’ 2026년 6월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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