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국내 첫 신장이식 8000례 달성
5년생존율 94.1% 기록…혈액형 부적합 이식 1315건 실시
2026.06.01 12:25 댓글쓰기



서울아산병원이 신장이식 8000례를 기록하며 국내 최초의 이정표를 세웠다. 단순한 수술 건수를 넘어 혈액형 부적합 이식과 면역학적 고위험군 이식 분야에서 축적한 경험을 바탕으로 장기 생존율에서도 세계적 수준의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장기이식센터 신장이식팀은 지난달 20일 만성 신부전 환자 신 모 씨(남, 58세)에게 아내가 공여한 신장을 이식하며 신장이식 8000례 기록을 세웠다고 1일 밝혔다.


서울아산병원은 1990년 뇌사자 신장이식을 시작으로 살아있는 사람의 신장을 이식하는 생체 신장이식 6312건, 뇌사자 신장이식 1688건을 실시했다. 최근 5년간 국내 신장이식 5건 중 1건을 담당하고 있으며, 주요 의료기관들과 비교했을 때 연간 2배 이상의 신장이식을 시행하고 있다.


수술 증례만큼 주목할 만한 점은 높은 생존율이다. 이식한 신장이 잘 기능해 투석이나 재이식이 필요하지 않은 비율인 ‘이식신 생존율’은 1년 98.5%, 5년 95%, 10년 88.5%로 세계적 수준이다. 특히 15년 생존율은 80.1%에 달해 장기적인 안전성을 입증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은 유독 고위험군 환자 비율이 높다. 기증자와 수혜자의 혈액형이 부적합한 경우나 기증자와 수혜자 간 조직적합성을 파악하기 위해 시행하는 교차반응 검사 결과가 양성인 경우 이식된 장기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거부반응이 발생할 수 있다.


서울아산병원은 기증자 신장에서 문제가 되는 항체를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탈감작 기술을 바탕으로 2009년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에 처음 성공한 후 지금까지 국내 최다인 1315건을 실시했다.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은 최근 서울아산병원 전체 생체 신장이식의 약 20.3%를 차지할 만큼 보편화됐다. 혈액형 부적합 이식신 5년 생존율은 94.1%로, 혈액형 적합 이식(93.5%)과 비등한 성적을 보인다. 이번 8000번째 신장이식 수술 환자도 혈액형 부적합 사례였다.


교차반응 양성 등 면역학적 고위험군 환자 5년 이식신 생존율 역시 93%로 표준 위험군(93.9%)과 큰 차이가 없어 우수한 치료 결과를 입증했다.


서울아산병원은 로봇 신장이식을 적극 도입하며 환자 삶의 질(質) 향상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지금까지 아시아 최다인 200례 이상 로봇 신장이식을 실시했으며, 개복수술과 비슷한 치료 성적을 입증하고 있다.


신장이식은 정교한 미세문합 기술이 필요한 고난도 수술이다. 로봇을 이용하면 최대 10배의 시야를 확보할 수 있고 로봇 기구의 자유로운 관절 운동을 통해 정밀한 수술이 가능하다. 


개복 신장이식에서는 약 20cm 절개창이 필요하다면 로봇 신장이식에서는 신장이 들어갈 수 있는 6cm가량 절개창과 배꼽 주변 1cm 안팎의 구멍 3개만 있으면 된다. 절개창이 작아 수술 부위 감염이나 탈장 위험이 적고 회복도 빠른 편이다.


8000번째 신장이식 수술을 집도한 김영훈 신·췌장이식외과 교수는 “국내 처음으로 신장이식 8000례를 달성할 수 있던 배경에는 서울아산병원만의 체계적인 다학제 시스템이 있다. 수술 전 평가부터 수술, 수술 후 관리, 장기 추적관찰에 이르기까지 신·췌장이식외과와 신장내과, 감염내과, 진단검사의학과, 수술실, 중환자실, 병동, 장기이식센터 등 모든 의료진이 긴밀히 협진하며 환자의 장기적인 예후 향상을 위해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식 환자들의 높은 장기 생존율은 면역학적 고위험 환자나 고령 환자에게도 신장이식을 안전하게 시행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라며 “병원 신장이식팀은 앞으로도 만성신부전 환자들이 장기 생존과 높은 삶의 질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인구 고령화에 따라 신장이식 수혜자 연령도 최근 크게 변화했다. 1990년대 36세였던 수혜자 연령(중앙값)은 2020~2025년 사이 52세로 높아졌다. 현재 50대 환자가 전체의 31.9%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60대 이상 고령 수혜자 비율도 과거에 비해 비약적으로 높아졌다. 이는 서울아산병원이 고령 환자 이식 활성화를 견인한 결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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