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투자유치는 최종적으로 성사되지 못했으며 이후 휴온스는 연구개발 자금 확보와 사업화 가속화를 이유로 휴온스랩 흡수합병을 추진했다.
일각에서는 투자유치 실패와 추가 자금 부담 등을 고려하면 합병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외부 투자 대안을 충분히 검토했는지에 대한 지적도 제기된다.
15일 데일리메디 취재를 종합하면 발리언트이노베이션스는 지난 4월 ‘카이 발리언트 SC 플랫폼 1호 신기술사업투자조합’을 통해 휴온스랩 투자 유치를 추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발리언트가 작성한 투자설명서(IM)에 따르면 투자 대상은 휴온스랩 상환전환우선주(RCPS) 81만7617주(지분율 9.19%)이며 투자금액은 약 227억원 규모다. 휴온스랩 기업가치는 약 2500억원 수준으로 평가됐다.
조합 규모는 270억원으로 설정됐으며 투자자 모집을 통해 휴온스랩 지분을 인수하는 구조가 제시됐다. 투자 예정 시점은 올해 상반기로 기재됐다.
또 글로벌 제약사들과의 기술이전(License-Out) 논의가 구체화 단계에 진입했다고 평가했으며 투자금 회수 방안으로 구주 매각과 IPO 이후 장내 매각 등을 제시했다. 다만 해당 투자유치는 최종 투자자 모집이 실패하면서 성사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CBC 투자 협의도 검토됐지만 무산
휴온스랩 투자유치 과정에서는 싱가포르계 헬스케어 전문 투자사 CBC그룹 관련 논의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복수의 시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CBC그룹은 과거 국내 전통 제약사 투자 기회를 검토했으나 이후 유망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제약·바이오 기업 중심으로 투자 전략을 변경했고, 이 과정에서 휴온스랩 역시 검토 대상에 포함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휴온스랩에 대한 CBC 투자 규모는 200억~500억원 수준이 거론됐으며 RCPS(상환전환우선주), 풋옵션(Put Option), 기존 전환사채(CB) 조기상환 연계 방안 등 다양한 투자 구조도 함께 논의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CBC와의 협의는 투자 규모와 사업 방향 등을 둘러싼 이견으로 최종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휴온스 내부에서는 외부 FI 유치에 따른 경영 간섭 가능성과 지분 희석 이슈 등을 우려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휴온스 관계자는 이에 대해 “기사에서 언급된 투자 유치 및 협의 관련 내용은 회사가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내용”이라고 밝혔다.
투자유치 대신 합병 선택
복수의 투자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휴온스랩은 투자유치 과정에서 국내외 투자자들과 접촉하며 다양한 자금조달 방안을 검토했지만 실제 투자 유치에는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서는 당시 휴온스랩이 SC 플랫폼 사업화를 위해 추가 연구개발(R&D) 및 생산 투자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휴온스는 “휴온스랩의 지속적인 자금 조달 필요성과 투자 한계가 합병 추진 핵심 배경이었다”고 설명했다.
휴온스 관계자는 “휴온스글로벌이 휴온스랩을 계속해서 직접 지원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실제로 지난해에는 휴온스글로벌에서 출자하는 방식이 아닌 휴온스랩이 우선주를 발행해 외부에서 투자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휴온스글로벌 유상증자 후 재투자하는 방법은 결국 휴온스글로벌 주주들에게 손을 벌리게 되는 것이고 다시 이를 휴온스랩에 투자하는 과정에서 행정적 비효율과 중복 비용 등이 발생한다”며 “향후 지속적인 연구개발 자금이 필요한 휴온스랩을 계속 지원하는 데에는 명백한 한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정부의 모자회사 중복상장 금지 기조에 따라 IPO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외부 투자자를 통한 추가 자금 조달 역시 쉽지 않았다”며 “휴온스글로벌 역시 14개 자회사를 관리하는 순수지주사로서 휴온스랩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에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휴온스와의 합병이 가장 현실적이고 효율적인 선택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