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전공의 인턴 수련 제도를 두고 1년이라는 시간만 채우는 방식에서 벗어나 실질적인 진료 역량을 키우는 방향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현행 ‘시간 중심(Time-based)’ 수련을 벗어나 ‘역량 중심(Competency-based)’으로 수련 과정을 개편해 독립적으로 환자를 진료하고 처치하는 능력을 배양해야 한다는 의미다.
박연철 연세원주의대 교수는 12일 서울성모병원 옴니버스파크에서 열린 대한의학회 학술대회에서 ‘역량 기반 인턴 수련교과과정’을 발표하고 실질적인 진료 역량 중심의 인턴 수련체계 개편을 주장했다.
박 교수는 “수련의 핵심 기준이 무엇을 가르쳤는지가 아니라 무엇을 할 수 있게 됐는지에 맞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인턴 수련 목표가 독립적으로 환자를 진료하고 처치할 수 있는 역량 함양으로 설정돼 있음에도, 실제 의료현장은 여전히 정해진 기간만 채우는 수동적인 구조에 머물러 있다.
그가 강조한 역량은 단순한 암기 지식을 넘어 지식과 술기, 태도가 통합돼 실제 진료 현장에서 관찰과 평가가 가능한 능력을 뜻한다.
즉, 모든 전공의에게 동일한 시간을 부여하고 결과를 평가하는 전통적 방식과 달리 역량 기반 의학교육은 도달해야 할 성과를 먼저 설정하고 이를 중심으로 학습과 평가가 이뤄지는 구조다.
“인턴들도 스스로 역량 부족 호소”
박 교수에 따르면 실제 인턴들 역시 현재 수련 환경에 한계를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 교수가 인용한 2021년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인턴들은 단순 업무 위주 노동환경에 불만을 가질 뿐만 아니라 스스로 일차의료 역량 부족과 미래 전문성에 대한 우려를 동시에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1952년 미국식 제도가 도입된 이후 70년 이상 제자리에 머물며 본래 교육적인 목표를 충분히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의학회 차원에서도 임상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국가 표준 수련체계 구축 필요성이 논의되고 있다.
기존에 진료과 중심으로 나뉘어 있던 것을 ‘위임 가능한 전문 활동(EPA)’ 기반 핵심 역량 위주로 재편하자는 구상이다.
제안된 5대 핵심 EPA 영역은 ▲환자 상태 파악 및 병력 청취 ▲기본 검사 결과 해석 ▲의료진 간 효과적 의사 소통 ▲응급상황 인지 및 초기 대응 ▲기본 술기 수행과 환자 안전관리 등이다.
아울러 실제 진료 상황에서 이를 직접 평가하는 진료현장 평가(WBA) 도입안도 함께 제시됐다.
박 교수는 “올해 대한의학회 전공의수련교육위원회를 주축으로 주요 학회들과 함께 세부 역량 개발과 교육과정 설계를 논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장기적으로는 국가 차원의 표준화된 인턴 수련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끝으로 그는 “향후 인턴 수련이 국민 눈높이에 맞는 진료 역량을 갖춘 의사를 배출하는 진정한 교육의 장으로 변모해야 하며, 역량 중심 체계가 그 혁신의 첫걸음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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