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아의료가 필수의료로 불리면서도 의약품·의료기기 수급과 수가 체계 등에서는 여전히 정책 후순위에 머물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최용재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장은 지난 11일 서울대어린이병원 CJ홀에서 열린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정책 심포지엄에서 소아 필수의약품과 의료기기 수급 문제를 지적하며 국가 차원의 대응체계 마련을 촉구했다.
“소아약도 뒷방, 소아 기자재도 뒷방, 야간·휴일진료 등 소아의료 수가도 뒷방 실정”
최 회장은 “소아의료는 필요할 때는 필수의료로 호명되지만 제도를 설계할 때는 가장 늦게 헤아려지는 ‘뒷방’ 자리에 놓인다”며 “그 결과 소아약도 뒷방, 소아 기자재도 뒷방, 야간·휴일진료 등 소아의료 수가도 뒷방”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최근 공급 중단 위기를 겪었던 아티반(성분명 로라제팜)과 코티소루주(성분명 히드로코르티손)를 사례로 들며 공급 위기가 반복되는 구조적 문제와 대응 체계 부재를 지적했다.
최 회장은 “식약처 공무원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가까스로 막아냈지만 언제까지 이들의 노력에만 기대야 하는지 걱정이 앞선다”며 “사람이 아니라 시스템으로 해결하는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소아 필수약 공급 중단이 반복되는 구조적 문제라고 진단하며 원가·관리비 국가 보전, 국가 비축, 공공 위탁생산 체계 구축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소아 의료기기 역시 비슷한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고 진단했다.
최 회장은 “소아 의료기기는 여론조차 형성되지 않은 채 아주 조용히 사라지고 있다”며 “성인은 대체로 한 가지 규격이면 되지만 아이들은 신생아 1kg부터 청소년 60kg까지 몸이 모두 달라 소아 필수약과 마찬가지로 사업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소아용 기관내관, 미숙아용 제대정맥 카테터, 영유아용 정맥 수액세트, 소아용 산소마스크 등을 예로 들며 “모두 소량·다품종·저마진 품목”이라며 “글로벌 공급망이 흔들리면 공급이 끊길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그는 “소아 필수의약품과 소아 의료기기에 대한 수급 대책은 함께 마련돼야 한다”며 “어느 한쪽을 소홀히 하면 위기의 절반만 해결하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수가 체계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최 회장은 “강아지 흉부 X-ray 한 컷은 3만~12만원인데 아이의 흉부 X-ray 건강보험 수가는 8000~1만5000원 수준”이라며 “낮은 약가로 약도 끊기고, 낮은 수가로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도 떠나고, 높은 사법 리스크로 응급실도 등을 돌리는 등 소아의료는 총체적 난국”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급 중단 보고 시 관계부처 대응이 자동으로 작동하는 체계를 구축하고, 소아 필수의약품과 소아 전용 의료기기를 별도로 관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최 회장은 “부처 사이 빈틈을 메우기 위해 국무조정실 직속 상설 협의체 등 통합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며 “미래세대를 위해 대한민국 모든 어른들이 진정한 어른이 돼주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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