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의사추계 주먹구구, 기계적 셈법 버려야”
문석균 교수 “졸속 운영” 비판…“가장 중요한 의사 1인당 실제 업무량 산출 배제”
2026.06.13 06:19 댓글쓰기

정부 의사인력 수급추계위원회가 독립성과 전문성이 훼손된 채 졸속으로 운영됐다는 비판이 연이어 제기됐다.


보건의료계 전문가들은 “단순한 숫자 산출에 매몰된 기계적 셈법을 넘어 사회적 합의 구조와 다차원적인 분석 패러다임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문석균 중앙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 부원장)는 12일 열린 대한의학회 학술대회에서 수급추계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한 경험을 바탕으로 위원회 운영 결함을 작심 비판했다.


전체 위원 15명 중 임상 현장 깊이 이해하는 의사 ‘단 1명’ 


문 교수에 따르면 전체 15명 위원 중 임상 현장을 깊이 이해하는 의사는 단 1명에 불과해 독립성과 전문성이 시작부터 심각하게 결여됐다는 것이다.


문 교수는 “14대 1의 불리한 구조 속에서 임상 현장 목소리는 철저히 배제됐다”며 “회의 절차 역시 2주 단위로 촉박하게 진행됐고, 당일 아침에야 자료를 받는 등 위원들이 안건을 충분히 검토할 시간조차 주어지지 않았다”고 힐난했다.


특히 정확한 의사인력 추계에 필수적인 의사 1인당 실제 업무량(FTE) 산출이 외면된 것에 강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실제 의사 업무량이 배제된 채 당장 구하기 쉬운 과거 진료비 기준 의료이용량 데이터를 아리마(ARIMA) 모형에 단순 대입하는 주먹구구식 방식이 적용됐기 때문이다. 


문 교수는 “인공지능(AI) 기술 도입으로 인한 업무 효율성의 30~50% 향상 전망이나 비대면 진료 확대, 진료보조인력(PA) 제도화, 요양병원 구조조정 등 향후 의료 수요를 대폭 감소시킬 핵심 정책 변수들은 전혀 반영되지 못했다”고 밝혔다. 


문 교수는 “정부가 임의로 의사 근무 일수를 5% 줄인다고 설정한 점 역시 자의적 해석”이라며 “미래 보건의료 비전을 먼저 제시한 뒤 차후 추계는 5년이 아닌 2년 이내로 주기를 단축해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의사인력 추계, 투명한 거버넌스 및 재정 지원 ‘필수’


의사인력 추계가 실질적인 정책 효력을 갖기 위해서는 투명한 거버넌스와 확고한 재정 지원이 필수적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노준수 아주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이날 학술대회에서 주요 선진국 사례 비교를 통해 한국 의료 거버넌스의 구조적 한계를 짚었다.


노준수 교수는 “네덜란드는 인력 추계 결과가 전공의 수련 정원과 연동돼 있으며, 일본과 미국 역시 추계 결과가 국가 정책 도구 및 지역 단위 재정과 밀접하게 맞물려 작동한다”고 소개했다. 


반면 “한국 인력추계위원회는 단순 심의기구 성격에 머물러 실행력을 담보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전공의 정원 등 핵심 사항을 일방적으로 결정하면서도, 수련 재정 부담은 민간 의료기관에 고스란히 전가하는 기형적인 구조를 띠고 있기 때문이다.


노 교수는 “추계 결과에 대한 사회적 신뢰는 도출된 숫자 자체가 아니라 투명한 절차에서 비롯된다”며 “숫자를 검증하는 과정과 이를 뒷받침할 구체적인 재정 지원 구조가 함께 작동해야 제대로 된 의료인력 거버넌스가 확립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의사추계, 다차원적 분석 패러다임 적용해야”


의사추계 방식을 일차원적인 머릿수 맞추기에서 벗어나 다차원적 분석 패러다임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제언도 이어졌다.


강태욱 성신여대 바이오헬스융합학부 교수는 일본 사례를 중심으로 의사 인력 추계를 위한 7대 핵심 과제를 제시하며 정교한 정책 설계의 필요성을 촉구했다. 


전국 단위의 획일적인 숫자가 아닌 시도 및 2차 의료권 등 다층적 지리 단위 분석, 의사 노동시장 분석 통합, 의사 유발 수요 효과 내재화 등이 그 핵심이다.


강태욱 교수는 “진료과별 세분화 및 18년 시차를 고려한 시간축의 정확성, 응급 시뮬레이션 도입, 그리고 핵심성과지표(KPI) 내재화 및 적응적 관리가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강 교수는 면허 등록 수와 실제 진료 인력이 엄연히 다르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일본 사례에서 75세 이상 의사 절반가량이 실질적인 진료에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된 만큼 연령과 성별 구조를 반영한 ‘실제 활동 의사 수’를 기준으로 세밀한 추계가 진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단순한 의대 정원 확대만으로는 지역 및 필수의료 문제가 결코 해소되지 않는다는 일본의 뼈아픈 교훈을 거울삼아야 한다”며 “몇 명을 양성할 것인가라는 기계적 질문에 앞서, 해당 의사가 어떤 진료과에서 어떤 경로로 일하게 할 것인지 정교한 진로 설계가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정심, 심도 있는 논의 실종…복수 추계기관 도입 필요


이날 패널 토의에 나선 김창수 연세의대 교수는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의 의사결정 과정에 심도 있는 숙의가 완전히 실종됐다고 비판했다. 


정부가 안건을 상정하면 거수기 역할만 할 뿐, 의료의 질이나 교육 수준, 수련 병원의 현실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수리하는 과정이 전무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정부가 과거 추이나 해외 사례 중 정책 결정에 필요한 부분만 취사선택해 일방적으로 결론을 내린다는 강한 의구심을 표했다. 


김 교수는 “추계위원회가 단순한 숫자 계산을 넘어 의료 질과 인증평가원 결과 등을 통합적으로 다뤄야 한다”며 “과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 주도의 추계센터 외에 민간기관도 지정해 복수 기관이 교차 검증하는 시스템을 요구했지만 이마저도 수용되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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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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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적산 06.13 13:53
    참 어이없는 일이었다. 지난번 감사원 감사 결과에서도 적나라하게 들어 났지만 여기서 말하는 15인 위원회(이 의사 한 분 빼고 14명)의 멤버들은 의료계 문제가 있을 때마다 또는 정부가 의료 정책을 결정할 때마다  지정 단골 손님 같이 정부 편에서 일방적인 주장을 수 십 년 간 해온 난신적자(亂臣賊子) 들이다. 항상 권력의 그늘에서 그들 눈치만 살피다가 게 거품을 물고 난리 치는 자들이었다. 아마 지금도 엎드려 있다가 또 어떤 난동을 준비하고 있을 것이다. 한 나라의 의료 정책이 이런 패륜아들에 의해서 결정된다는 것이 얼마나 어이없는 일인가? 이런 자들이 정부의 위원회라고 헛소리하면, 보건복지부 관료(박ㅁㅅ 같은 전형적인자)와 권력에 빌붙어 먹는 어용 학자(의료 관리를 전공한다는 자들)들이 뒤에서 적당히 부추기는 형국이 수 십 년 간 지속되어 왔다. 그 중에 잘 보여 국회의원도 하고 때로는 장관도 해 먹는 자가 나왔다.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의료 문제를 강제 행정럭을 동원해서 명령식으로 해결하겠다는 정부의 생각을 꺽어 놓아야 하고, 얄팍하게 난신적자 노릇을 하는 자들을 끝까지 추적하여 척결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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