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사당국이 3년 전 대구에서 발생한 응급실 표류사고 책임을 물으며 관련 병원 의사 2명을 검찰에 송치하자 전공의 단체가 깊은 유감을 표했다.
송치된 2명 중 1명은 당시 수련 중인 전공의였기 때문이다.
대한전공의협의회(회장 한성존, 이하 대전협)는 19일 성명을 통해 “세상을 떠난 환자분께 깊은 애도를 표하며 유가족께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면서도 “이번 검찰 송치는 대한민국 미래 의료의 희망의 불씨마저 꺼뜨리는 결정이다”고 밝혔다.
대전협은 응급실 미수용의 본질은 개별 의료진의 태만이나 악의가 아닌, 배후 진료 역량의 고갈과 왜곡된 의료전달체계가 누적된 ‘시스템의 실패’라고 봤다.
특히 아직 피교육자 신분인 전공의에게 형사책임을 지우는 것은 그날 현장을 지킨 젊은 의사에게 부당한 일이며, 일선 전공의가 구조적 문제 책임을 홀로 지는 사회에서는 국민 생명을 지키는 의사가 자라날 수 없다는 주장이다.
대전협은 “전공의는 병원의 인력과 시설을 운용할 최종 권한을 갖고 있지 않음에도 최일선에서 환자를 맞이한다는 이유만으로 법적 처벌의 부담을 떠안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생명을 살리겠다는 사명감 하나로 젊은 날을 버텨 온 전공의들에게 과도한 법적 부담마저 전가한다면 젊은 의사들은 끝내 응급실과 중환자실을 떠나고 말 것이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전협은 의료 시스템이 바로 서기 위해 ‘처벌’이 아닌 ‘보호’ 방식이 위주가 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지난 4월 국회를 통과한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의료분쟁조정법)’의 시행령·세부 기준 마련을 위해 국회·정부가 유관단체 의견을 수렴 중이다.
이에 대해 대전협은 의료분쟁조정법 시행 논의 과정에서 “의료진이 안심하고 최선의 진료에 임할 수 있는 확고한 법적 안전망이 마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전협은 ▲전공의에 대한 과도한 법적 책임 중단 ▲응급의료 인프라 확충 및 전공의 법적 보호의 국가 책임화 ▲의료분쟁조정법 내 실효성 있는 의료사고 안전망 강화 등을 요구했다.
대전협은 “근본적 문제 해결을 위해 배후 진료 역량을 강화하고 전공의가 안전한 환경에서 환자 생명에 집중할 수 있도록 그 법적 보호를 국가가 책임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필수·응급의료 과정에서 발생한 의료사고에 대해서는 의료진의 형사 책임을 면제하도록 의료분쟁조정법 등 하위법령에 실효성 있게 명문화해 달라”고 강조했다.
또한 “의료사고심의위원회 산하에 전문가 중심 판단체계기구를 구축해 현장 의료진이 안심하고 진료할 수 있는 실질적 안전망을 마련해 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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