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민원 종결…대웅제약 ‘블록형 거점도매’ 탄력
정식 조사 전환없이 행정절차 마무리…AI 재고·배송 기반 유통망 재편 속도
2026.07.14 11:08 댓글쓰기

대웅제약이 추진하는 ‘블록형 거점도매’ 정책을 둘러산 유통협회와의 갈등이 새 국면을 맞았다.


한국의약품유통협회가 공정거래위원회에 제기한 민원이 정식 사건으로 전환되지 않은 채 종결되면서 대웅제약은 유통망 재편을 이어갈 수 있는 동력을 확보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한국의약품유통협회가 지난 5월 대웅제약을 상대로 제기한 공정거래법 위반 관련 민원을 지난달 26일 종결 처리했다.


공정위는 해당 민원을 정식 조사나 심사 대상으로 전환하지 않고 행정 절차를 마무리했다. 공정위는 개별 민원에 대한 구체적인 처리 사유는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통상 공정위는 신고 내용이 사건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거나 심사 개시 필요성이 낮은 경우, 법 위반 여부를 판단할 객관적인 근거가 충분하지 않은 경우 등에 민원을 종결할 수 있다. 


이번 결정으로 유통업계가 제기한 문제의식이 현 단계에서 공정위 정식 심사로 확대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정책 추진을 둘러싼 규제 부담은 상당 부분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공정위 심사 부담 덜어…디지털 유통망 재편 탄력


대웅제약은 지난해 12월 전국 유통망을 10개 권역으로 구분하는 공급체계 개편에 착수한 뒤 올해 3월부터 5개 거점 도매업체를 중심으로 제품을 공급하는 블록형 거점도매 방식을 시행했다.


다수 도매업체와 개별적으로 직거래하던 기존 구조를 권역별 핵심 유통사를 중심으로 단순화해 배송 효율과 의약품 품질관리, 공급 안정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대웅제약은 이를 단순한 거래처 축소가 아닌 품질과 배송을 책임지는 ‘책임형 파트너십’으로 규정하고 있다.


거점 도매업체는 제품 공급뿐만 아니라 온도 관리, 배송시간 준수, 실시간 재고 보고, 반품과 약국 알림 서비스 등을 담당한다. 


업체 선정 과정에서도 KGSP 준수 여부와 정보기술 및 재고관리시스템 운영 능력, 재무건전성, 콜드체인 수행 역량 등 10여개 항목을 평가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특히 대웅제약은 인공지능 기반 재고관리시스템과 의약품 배송 전용 TMS를 결합해 유통 과정의 가시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역별 주문과 재고 흐름을 분석해 수요를 예측하고, 특정 권역에 공급 물량이 과도하게 집중되거나 품절이 발생하는 상황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약국은 전용 시스템을 통해 제품의 현재 위치와 도착 예정 시간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의약품 전용 배송 차량을 활용하고 주문 후 3시간 이내 배송과 새벽 배송을 제공하는 한편, 기존에 장기간 소요되던 반품 처리 기간을 10일 이내로 단축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의약품 파손과 불확실한 배송시간, 소량 주문 대응의 어려움, 복잡한 반품 절차 등 약국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제기된 불편을 해소하겠다는 취지다.


유통협회 “중소도매 배제 우려”…대웅 “공급 방식만 전환”


그러나 유통협회는 기존 직거래 도매업체와 계약을 종료하고 일부 거점업체에 공급 물량을 집중하는 방식이 공정거래법상 부당한 거래거절이나 차별적 취급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다고 반발해 왔다.


거점도매 중심으로 유통망이 재편되면 중소 도매업체의 거래 기회가 줄어들고, 장기적으로는 특정 업체 영향력 확대와 의약품 공급 왜곡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반면 대웅제약은 거점도매가 특정 사업자에 독점적 지위를 부여하거나 일반 도매업체를 시장에서 배제하는 제도가 아니라는 입장을 유지했다.


기존 직거래 도매업체 역시 거점업체를 통해 대웅제약 제품을 공급받을 수 있어 의약품 공급 자체가 중단되는 것은 아니며, 직거래에서 간접 공급으로 거래 방식만 달라진다는 설명이다.


이번 민원 종결로 대웅제약은 유통망 개편을 둘러싼 최대 규제 변수에서 일단 벗어나게 됐다. 전국 권역별 거점망 구축과 AI 기반 재고·배송 관리체계 고도화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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