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보의·군의관 응급실 파견 중단해야"
이성환 대한공중보건의사협회장
2024.09.23 05:51 댓글쓰기

"공중보건의사 파견을 전면 중단하고 지역의료 중심으로 복귀해야 합니다. "


이성환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대공협) 회장은 최근 데일리메디와 인터뷰에서 공보의·군의관 응급실 파견으로 빚어진 문제점을 가감없이 지적했다.


의과대학 증원 정책으로 촉발된 의료대란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응급실 인력 부족에 대응하기 위해 현재까지 8차레에 걸쳐 공보의와 군의관을 파견했다.


하지만 파견된 인력은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아닌 경우가 많고, 신분상 의료소송 부담까지 더해지면서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올 2월 취임한 이성환 대한공보의사협의회장은 현재 부안군보건소에서 공보의로 근무 중이다. 부안군의 경우 9명의 공보의 중 2명이 지속적으로 의료현장에 파견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는 "파견 초반에는 업무 범위가 정해지지 않았으며 업무에 대한 책임도 정해지지 않아 큰 혼란이 있었다"면서 "특히 강압적인 정부 태도에 분노하는 공보의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이어 "대공협은 공보의 보호를 위해 선제적으로 모든 파견 의료기관에 면책 동의서를 만들게 됐고, 언론에 파견 공보의 현실을 알려 정부가 면책과 관련 조치를 취할 수 있게 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응급실에서 공보의 역할은 분명한 한계가 있는 상황이라 여전히 많은 공보의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이성환 회장은 "공보의는 응급실 파견이 아닌 지역의료 중점으로 복귀가 필요하다"며 "이에 파견 공보의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개선을 촉구했지만 반영이 더딘 감이 있다"고 지적했다.


"역할 한계 분명해서 어려움 겪는 상황, 지역의료 복귀"

"파견된 공보의 대부분 인턴·일반의"


이 회장은 공보의가 보통 인턴과 일반의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파견 응급실 현장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그는 "의사는 수련 과정마다 할 수 있는 역할이 다르다. 갓 면허를 취득한 의사, 인턴을 마친 의사, 레지던트를 마친 의사 등 모두 각자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공보의는 의료취약지 주민들을 헌신적으로 돌보고 있었다"며 "이러한 의사들을 무작정 '머릿수를 채운다'는 느낌으로 파견을 진행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고 덧붙였다.


특히 "일반의와 인턴의도 어엿한 의사로서 역할을 할 수 없다는 게 아니다. 다만, 단기 파견 형태의 응급실은 절대 아니다. 불충분한 교육과 4주 기간의 파견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공보의 파견 후 현장에서는 많은 한계가 드러났다.


이성환 회장은 "업무와 책임 범위가 확실하지 않다 보니 한계가 많았다. 가뜩이나 업무가 늘어난 전문의들이 파견인력까지 챙기면서 진료하는 것은 부담을 증가시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여전히 파견 공보의와 군의관이 일하기에는 부적절한 상황이며, 일반의나 인턴의가 할 수 있는 1차 의료 현장으로 돌려보내는 게 타당하다"고 덧붙였다.


"재정적 지원으로는 소송 등 심리적 부담 완화 힘들어"

"부적절한 파견 후 책임 면제?…의사·환자 모두에 문제"


정부의 파견 공보의에 대한 대책으로 재정적 지원을 내놨다.


이 회장은 "재정적 지원으로 한정된 대책은 결국 개인이 감당해야 하는 소송이나 심리적 부담을 완화시킬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불가항력적 사고 또는 상태 악화에 대해 숙의하고, 이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적절하지 않은 인력을 보내놓고 책임을 면제해주겠다고 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때문에 공보의 투입 전면 중단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공보의 투입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며 "공보의를 투입한다는 것은 반대로 지역의료에 구멍을 내는 것을 의미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파견자 설문에 따르면 당사자들의 효능감이 높지 않았다. 또 이들이 지역으로 돌아가 지역의료에 헌신하겠다는 뜻을 보인 만큼 투입이 전면적으로 중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남은 임기 동안 이번 공보의 파견 문제뿐만 아니라 공보의 처우 개선을 위해 힘쓰겠다는 방침이다.


그는 "공보의는 복무기간이 길고, 처우와 봉급 개선 속도도 느리다. 특히 요즘은 언제든 정부의 도구로 사용될 수 있다는 생각에 우울감과 분노를 많이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군복무 단축과 관련된 설문조사와 연구, 급격하게 악화하는 공보의에 대한 선호도 감소 추세, 그리고 여전한 공보의, 군의관의 필요성에 대해 정책적인 창을 만들어내고 싶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각지에서 어려운 상황에 놓인 공보의 선생님들의 민원에 적극 대응하고, 작은 한 걸음이나마 처우 개선을 위해 전진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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