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사르탄 성분 고혈압약에 이어 아테놀올 성분에서도 발암 가능 물질이 검출되면서 규제당국이 관련 제품 회수 및 대체약물 선정 등을 검토 중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1일 전문지 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최근 문제가 된 인도산 원료를 사용한 아테놀올 고혈압약 관련 대응 방침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번에 검출된 니트로소아테놀롤은 발암 유발 가능 물질인 니트로사민류 불순물이다. 과거 발사르탄은 물론 항궤양제 라니티딘·니자티딘 성분에서도 동일 계열 불순물이 검출된 바 있다.
현재 국내 32개 제약사가 아테놀올 성분 고혈압치료제를 생산하고 있으며, 지난해 연간 생산실적은 85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오정원 의약품관리과장은 “해당 정보를 보고받은 뒤 지난해 12월 아테놀올 불순물 관련 자료를 원료 및 완제의약품 업체에 제출하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후 시험법 개발 등을 고려해 지난달 20일까지 자체 시험검사결과 제출을 지시했다”며 “2019년 발사르탄 사태 때 만들어진 매뉴얼에 따른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외 기관 동향 주시, 불순물 저감화 조치 방안 모색"
식약처가 2019년 발표한 원료의약품 불순물 안전관리 대책에 따르면 업체는 의약품 제조 및 보관과정에서 오염될 수 있는 가능성을 평가하고, 발생 가능 의약품 보유 업체는 자체 시험검사를 실시한다.
정해진 기간에 검사 결과를 제출하면, 식약처가 검토 후 조치에 나선다. 그러나 아테놀올은 발생기전이나 원인 규명이 이뤄지지 않아 추이를 지켜보는 중이다.
강석연 의약품안전국장은 “과거 발사르탄 사태 땐 시중에 유통 중인 품목들을 서둘러 회수했다”며 “그러나 과학기술이 발전하면서 불순물 검출 의약품이 계속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하루 아침에 끝날 일이 아니고, 앞으로도 계속 생길 수 있는 문제이다보니 침착하고 신중하게 대응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강 국장은 “규제기관이 너무 빨리 광범위한 조치를 내리면 업체들이 피해를 보고 국민들도 혼란에 빠진다. 정답은 아니더라도 최선의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는 과학적 근거 확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미국 식품의약국(FDA), 유럽의약품청(EMA)에서도 아테놀올 불순물 검출 사안에 대해 인지하고 있지만, 아직 허용량 및 위해도 평가기준이나 후속조치 등을 발표하지 않았다.
오정원 과장은 “미국이나 유럽 규제기관도 우리 만큼이나 고심하고 있다”며 “이들의 동향을 살피면서 국내 업체들이 제출한 시험검사 결과 등을 토대로 결론을 내릴 예정”이라고 피력했다.
그는 “일부 제약사가 자진 회수를 한 것으로 아는데, 식약처에서 지시한 사안이 아니다”라며 “일단 업체들이 제출한 시험검사 자료와 함께 불순물 저감조치 방안도 함께 받고 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데이터가 부족해 판단이 어려운 상황에서 무리하게 회수 및 폐기조치를 하기 보단 제조공정 개선 등을 통한 불순물 저감화 조치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아테놀올 성분 고혈압약을 복용하고 있는 환자들을 위해 전문가 단체 의견을 수렴해 대체약제 선정도 추진하고 있다.
오 과장은 “4월 12일까지 의약단체들에 아테놀올 성분 고혈압치료제의 대체약제에 대한 의견을 받는다”며 “고혈압약은 선택지가 많은 편이라 선정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 같다”고 밝혔다.